중국 당국이 1일(이하 현지시간)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새로운 행정조치를 실시하고, 성경 앱과 기독교 위챗 공공 계정을 삭제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CP에 따르면 박해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CC)는 “중국의 한 선교단체 ‘Chinese Christian Fellowship of Righteousness’(CCFR)의 프란치스코 류 신부는 자신의 트위터에 ‘가스펠 리그’(Gospel League)와 ‘라이프 쿼터리’(Life Quarterly) 등 일부 기독교 위챗 계정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누군가 해당 계정에 접속하려고 하면 “이 계정은 ‘인터넷 사용자 공공 계정 정보 서비스 관리 규정’을 위반한다는 신고를 받고 계정이 차단되어 정지됐다”는 메시지가 뜨게 된 것이다.
ICC는 “중국 앱스토어에서 성경 앱은 사라졌고, 인쇄본 성경도 온라인에서 더 이상 구매할 수 없다. 성경 앱은 VPN을 사용해야 중국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위챗 계정마저 중국 공산당을 위한 선전 채널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가톨릭아시아뉴스연합은 “이 규정들에 따라 간접적으로 천주교 주교 선출이 중국 공산당 지시에 따른 국가 공인 제도로 이뤄지며, 바티칸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에 대해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지난 2018년 9월 바티칸과 중국이 가톨릭 주교 임명에 관해 서명한 내용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작년 갱신된 2018년 중국-바티칸 협정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국가의 공인을 받은 애국천주교회를 통해 바티칸에 새 주교를 제안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교황은 이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서명 당시 바티칸은 이 협정을 통해 중국의 약 1천2백만 명의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 통합이 촉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 세계기독연대(CSW)는 “제27조에는 고위 종교 지도자가 3~5년 동안 지위를 유지하며, 그 후에는 다시 자신의 개인정보를 당국에 제출해야 하게 되어 있다. 이는 비판이나 불복종을 처벌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또 제3조에 따르면, 성직자들이 ‘공산당의 지도부를 지지한다’는 요건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게다가 제12조는 성직자들이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거나 외세에 의해 지배되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달 아시아뉴스는 중국 당국이 성도들에게 예배 장소를 제공한 남성에게 ‘불법 종교활동’ 혐의로 3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CP는 “정부의 승인을 받은 삼자교회 소유의 서점에서 시진핑 주석 및 공산주의 사상을 알리는 서적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도 단속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리는 징조”라고 주장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20년 중국 내 종교 박해는 더욱 심해졌고, 수천 명의 기독교인이 교회 폐쇄 등 인권 유린으로 피해를 입었다.
미국의 박해감시단체인 ‘차이나에이드’의 3월 보고서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공산당 관계자들이 종교에 대해 엄격한 통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자교회와 가정교회의 모든 기독교인들은 중국 국기를 게양하고 예배 때 국가를 불러야 한다.
작년 10월에는 중국 내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검열이 심해지면서, 정부의 제재를 받는 기독교 단체들조차 ‘그리스도’를 한자 대신 ‘JD’라고 표기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2018년부터 ‘사회주의 핵심 가치’의 준수를 지시한 ‘백서’에 따라 전국 온라인 서점에서 성경 판매를 금지했으며, 중국기독교협회와 중국기독교3자애국운동위원회 등 정부의 제재를 받는 2개의 공식 단체는 공식 위챗 서점에 책 제목과 서적을 모두 업데이트했다.
백서는 중국의 신앙 공동체가 “종교의 현지화 방향을 고수하고, 사회주의의 핵심 가치를 실천하며, 훌륭한 중국의 전통을 발전·확대하고, 중국의 국가 환경에 맞는 종교 사상을 적극적으로 탐구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오픈도어선교회가 매년 발표하는 박해국가순위에 따르면, 중국은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