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능력과 예수님 사랑으로 말씀이 말씀 되게 해야
‘소리내어 성경 읽기’로 목회자들에 행함의 믿음 교육
올해부터 국내 외국인 유학생 대상으로 신학교육도 계획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지난 1월 설문조사에서는 한국교회 신뢰도가 전년도 32%보다 11%나 급감한 21%로 나타났다. 또 비슷한 시기 한 대형교단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목회자 600명은 교회 주요 개혁 대상으로 ‘목회자’(32.9%)라고 대답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 교단이 작년 11월 평신도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개신교 신뢰도 회복을 위해 우선 개혁해야 할 1순위가 ‘교회 지도자들의 삶’(29.9%)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 개혁, 그중에서도 목회자 개혁의 필요성이 안팎으로 요청되는 시대에 많은 목회자를 배출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목회 현장에서 요구되는 자질과 실력, 인품을 갖춘 목회자를 양성하고 재교육하는 일일 것이다. 한 사람의 목회자라도 제대로 양육하겠다는 비전으로 2018년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총회신학을 설립한 이태재 학장을 지난 9일 말씀세움교회 건물 3층 신학교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ㅡ신학교를 시작한 동기가 무엇입니까.
“2002년 봉천동에서 지하 100평을 월세로 얻어 교회를 개척했는데, 2017년 하나님께서 은혜로 이곳에 보내주셨습니다. 총 7개 층 가운데 3층 한 층을 세 주려고 하는데, 계속 세가 안 나갔습니다. 그런데 주변 분들이 신학교를 하라고 하는 겁니다. 또 하루는 사모가 새벽예배 끝나고 내려오는데 3층 앞에 ‘너희가 쓰라’고 하신 것을 봤다고 해요. 제가 언젠가 신학교를 하려는 마음은 있었지만 그동안 내색을 안 하고 있었는데, 하나님의 뜻인가보다 생각하고 2018년 신학교를 시작했습니다.
건물을 얻게 된 것도 사연이 있습니다. 원래 있던 교회가 이전하고 3년간 비어있던 이 건물을 사모가 알게 됐는데, 재정이 없어 기도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네팔 단기선교 출국을 하루 이틀 앞두고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앞서 진행하려던 계약이 다 안 됐다면서 계약금을 조금이라도 내고 당일 계약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계약하고 12일간 네팔 사역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그사이 다른 교회가 충분한 재정을 들고 와서 관심을 보였다고 해요. 저는 집을 팔고 대출을 받아 이곳에 들어왔지요.”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고, 성령과 능력과 큰 확신이 나타나며, 사람과 가정과 교회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역자의 양성을 목표로 합니다.
개혁총회신학의 특징은 졸업 후 실제 목회 사역을 할 수 있도록 성경 이론과 실천을 충실히 가르치는 것입니다. 흔히 신학교에서 3년 배워도 목회 실전에서는 6개월 만에 배운 지식을 다 쓴다고 합니다. 신학공부를 열심히 했는데도, 막상 교회 개척을 하려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저희 신학교는 교수가 10명 전후인데, 대부분 교회를 직접 개척하고 목회 경험이 15년 이상 되어 실전 경험이 풍부하신 분들입니다.
그리고 바른 신학, 바른 믿음, 바른 성품, 바른 설교의 사역자를 양성합니다. 책 앞부분을 가르치다 학기가 끝나는 일이 없도록 저는 교수님들에게 직접 교재나 핸드북을 만들고, 학기 내에 교재를 끝까지 가르칠 수 있도록 부탁드렸습니다. 4년제 신학교를 수석으로 마친 후 저희 신대원에 재학 중인 전도사님은 ‘이곳의 강의는 수박 겉핥기식이 아니라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주어서 좋다’고 증거해 주었어요.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소리 내어 성경읽기’로 영성과 은사를 개발하고 믿음과 사역의 성숙을 이루도록 돕는 것입니다.”
“1년 4학기제로 하려니 공부를 많이 못 할 것 같아, 1년 3학기 신학부 3년, 신대원 2년 과정으로 진행합니다. 1학기 6과목을 매주 월요일, 화요일 가르칩니다. 저희 신학교는 헬라어, 히브리어, 영어, 철학은 다루지 않고 대신 가족상담, 집단상담, 기독교상담, 목회상담 등 상담 분야를 교육합니다. 설교와 신학을 잘 알더라도 목회자 안의 상처가 설교에서 ‘독’으로 나오기도 하는데요, 성도들에게 이론적으로 가르치지만 잘 보듬어주지 못할 수 있지요. 그래서 목사님들이 상담을 배우면서 먼저 치유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교학의 경우 설교 실전 영상을 정기적으로 촬영하여 점검합니다.”
ㅡ‘소리 내어 성경 읽기’ 훈련은 왜 필요합니까.
“생명의 양식인 성경을 매일 소리 내어 읽으면 온전한 회개와 부활의 믿음이 생기고(롬 10:17) 계명을 행할 수 있어(신 30:14) 항상 기뻐하고 쉬지 않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살전 5:16~18).
성경을 눈으로 보면 이해가 되고 판단은 할 수 있으나 행함은 어려워요. 그러나 소리 내어 읽으면 하나님의 말씀이 귀로 들려지고 마음에 심겨짐으로 믿음이 더 잘 자랄 수 있습니다. 소리 내어 성경 읽기를 통해 은사를 비롯한 많은 믿음의 역사가 나타나고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목적은 ‘듣고 배우는 믿음’에서 ‘예수님의 멍에를 메고 배우는 행함의 믿음’이 되고(겔 36~26~27, 마 11:29) 예수의 마음을 품고 십자가의 도를 증거하며(갈 6:14)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나라에 넉넉히 들어가는 장성한 믿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벧후 1:4~7).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 소리 내어 성경 읽기를 하는 것은 매우 유익하고, 목사님들은 더더욱 필요합니다. 정기적으로 구정과 추석 연휴에 ‘소리 내어 성경 읽기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했지만요.”
“철저한 유교, 불교 집안이었던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CCC를 통해 예수를 믿었습니다. 캠퍼스 커플로 박효정 사모(브니엘 선교무용단 대표)를 만나 결혼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직장선교회 회장으로도 활동했습니다. 1990년 하루는 직장선교회 예배에 과거 회사에 다녔던 한 자매가 와서 ‘성경을 소리 내 읽으면 좋다’고 간증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다음 날부터 매일 소리 내어 성경을 읽기 시작했고, 그 자매를 통해 전도사님을 만나 토요일마다 저희 집에서 성경 읽는 모임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모임 참석자가 30명으로 늘어나 집이 비좁아 1990년 그해 전도사님을 모시고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저는 1994년부터 중국 선교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1998년 추석 연휴 때 중국 심양의 선교사님을 통해 심양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한 집사님의 작은 집에서 7~8명이 모여 있고, 모조지를 벽에 붙여 펜으로 써가면서 며칠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 기간 집사님 모녀가 찾아왔습니다. 집사님 딸이 귀신이 들려 시집에서 소박맞고 온 뒤 매일 잠을 거의 못 잤는데 모임에 참석하면서 몇 년 만에 편안히 잘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한 할머니도 찾아와 허리가 90도로 구부러져 있었는데 모임 중 펴졌다고 했고, 또 다른 여자 성도는 밤마다 술을 마시고 와서 때리던 남편을 피해 다른 집에서 잤었는데 오랜만에 자기 집에서 편히 잠을 잘 수 있었다며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면서 하나님이 주신 은혜에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지금까지는 아마추어로 예수를 믿었습니다. 파트타임 집사였는데 풀타임으로 주의 일 하겠습니다’라고요. 소리 내어 성경 읽기를 통해 사람이 바뀌니 직장에서도 ‘예수 믿는 자’로서 분명한 이미지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성경 읽기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첩경이고 확실한 방법이에요.”
“제대로 훈련을 시키려니 학생 모집이 어렵습니다. 교수님 사례비를 드리면 매달 적자에요. 졸업장을 주는 것이 목적이 되지 않으려니 교육 과정이 길고 많고요. 1년이나 2년 만에 빨리 학위를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오는데, 정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목회자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없어서 교육받지 못한 분들, 상황이 안 돼서 늦게 부름받은 40~50대가 정규 신학교에 가기 쉽지 않으니 이분들을 우리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한다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도 힘들지만, 양을 키우는 목자를 만드는 신학교 사역은 정말 힘들고 공을 많이 들여야 해요. 그러나 그만큼 은혜가 많고 하나님이 기뻐하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ㅡ올해부터 외국인 유학생들도 교육시킨다고 하셨습니다.
“외국인 유학생들 가운데 신학을 배우기 원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는 등록금을 받지 않고 오히려 후원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뜻 있는 분들의 관심과 후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구 선교사들이 한국에 와서 장학금을 주며 공부시킨 결과 우리나라가 130여 년 만에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처럼 그같은 마음으로 외국인 유학생 신학교육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신학부 과정(3년)에서 ‘신학과’, ‘목회학과’는 세례받은 고졸 이상자, 소명과 사명이 확실한 자를 대상으로 하며, ‘평신도학과’는 세례받은 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주간반은 월·화요일 오전 10시분~오후 4시 40분, 야간반은 월·화요일 오후 6시~9시 40분에 진행됩니다.
신대원 과정(2년)에서 ‘신학과’는 신학부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고, 주간반이 월·화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40분, ‘목회학과’는 신학부 졸업자를 대상으로 야간반이 월요일 오후 6시~9시 40분에 진행됩니다.
‘기독교무용학과’도 학부(2년)와 대학원(2년) 과정을 계획 중입니다. 기독교 무용의 이론적 이해와 다양한 장르의 춤과 안무를 익혀 교회 사역과 선교 사역에 실제적으로 쓰임 받는 무용사역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박효정 사모를 비롯한 전문 교수진들이 있으며, 무용 전용 실기홀과 강의실을 갖춰 무용 이론에 대한 기초부터 현대무용 및 한국무용 실기, 타악기, 워십 절기 무용, 선교 무용 등의 안무와 공연제작까지 교육합니다.
신학원을 졸업하면 총회에서 안수를 받아 목사, 전도사로 사역할 수 있으며, 기독교무용학과를 마치면 교단에서 고시를 통해 무용전도사, 무용사역자, 필요에 의해 무용목사 안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문의 02-875-1842, 이태재 목사 010-5338-05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