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에티오피아 티그레이인민해방전선(TPLF·Tigray People‘s Liberation Front)과 에티오피아 정부군 사이에 무력충돌이 발생하면서 티그레이 지역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만 명이 난민이 되었다. 또한 티그레이 지역을 출입하는 도로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주민들은 고립됐다.
T 목사는 “많은 노인과 어린이들이 굶주려 죽어가고 있다. 우리 교회에서도 한 어린이가 죽었다”며 “전쟁 때문에 젊은 여성들이 군인들에게 강간을 당하고 많은 건물이 파괴됐다. 지금도 제가 사는 데서 불과 10km 떨어진 지역에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여긴 인터넷도, 은행도 없다. 하지만 이번 주에는 전기가 들어왔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우리가 먹을 음식도 충분하지 않지만, 굶주림을 기회로 삼아 사랑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UN과 에티오피아 구호단체들이 티그레이 지역의 여러 난민캠프 중 두 곳에 접근할 수 없게 되자, 교회는 기독교인이 도움받는 유일한 곳이 됐다. 하지만 에리트레아 군대가 혼란을 틈타 난민캠프에 있는 기독교인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고 있어 난민캠프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게 됐다.
한국 VOM은 수년 전부터 T 목사와 협력하여 에티오피아 가정교회 교인들에게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상담과 영적, 물질적 필요를 제공해 왔다. 얼마 전에는 티그레이 지역 교회에 기금을 송금하는 방법을 찾아 2월 중 T 목사 교회와 그 교회가 지원하는 에리트레아 난민을 위해 1천만 원의 기금을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전쟁터에 남아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기로 결단한 기독교인들을 돕기 위해서다.
한편, 에리트레아는 기독교인과 반정부 인사에 대한 가혹한 핍박 때문에 오래전부터 ‘아프리카의 북한’으로 불려왔다. 한국 VOM은 이번 달 ‘순교자 및 수감자 가정 지원 사역’에 들어오는 헌금을 이번 긴급 사태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T 목사에게 약속한 기금을 초과해서 헌금이 들어올 경우, 에리트레아와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에리트레아 순교자들과 수감자 가족들을 위한 매월 정기 지원금으로 사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www.vomkorea.com/don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