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가 지식인의 상징이 사회비평을 얼마나 잘하느냐인 것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그 비평을 보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안들에 대한 불만을 비평이라는 이름으로써 내려간 경우가 많이 있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펜을 들어서 칼질을 하는 것이다. 때로는 불만이 아니라 편협한 시기와 질투인 경우도 많이 있다. 자신이 실력을 쌓아 따라잡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그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으로 빠른 길을 선택한 것이다. 탑을 쌓기보다 옆에 탑의 돌을 무너트려 자신의 탑만을 독보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사결정 과정도, 협의와 협력이라는 단어도 우리는 모두 잊은 것 같다. 의사결정 과정에도 토의가 사라지고 토론만이 전부인 듯하다. 그 토론이 더 나가 감정적 싸움이 가득한 세상이다. 상대방을 이겨야만 내가 승리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치도, 경제도, 심지어 교회들까지도 상대방을 이기려고 경쟁하는 사회가 되었다. 그러나 사회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쟁도 필요하지만, 협력도 필요한 것이다. 현대판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는 거북이가 자는 토끼를 깨워서 같이 간다. 이것이 서로가 성장하는 길이다.

논쟁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가 지식인의 상징이 사회비평을 얼마나 잘하느냐인 것으로 바뀌었다.(본문 중)
올바른 비판은 집단이 성장하는데 양분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비판을 통하여 문제를 파악하고 고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비판은 사회의 빛이고 소금이다. 또 경쟁이 활발한 사회는 점점 더 실용적이고 능률적으로 성장한다. 회사 등 성과를 요구하는 조직에서 토론은 일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토론을 권장해왔다. 교육 현장에서 청소년이 참여하는 토론대회는 마치 운동경기를 하듯이 상대방 주장의 오류를 찾아내고 자신의 의견이 옳은 근거만을 들이댄다. 이렇게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야 승리하는 환경에서 성장하고, 취업도 엄청난 경쟁을 거쳐야 하니 다들 자신을 드러내는 것만이 능사인 듯이 군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삶은 결국 자신을 지치게 하고 언젠가 자신도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살아가게 한다.

교회의 성장도 다르지 않았다. 교회들끼리의 경쟁은 심화하고, 전도할 때는 성경 말씀이 중심이 아닌 교회의 규모나 목회자들을 자랑해왔던 것이 현실이다. 그런 식으로 눈에 보이는 것들로 교회를 상징하다 보니 한계에 다다랐고, 일부 교회의 내부 문제나 몇몇 부도덕한 교역자 문제는 전체 교회의 문제인 것처럼 확대되어 비교인들의 손가락질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가 되었다. 사회가 분열되어 피를 흘리고 있다. 이 분열 속에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어쩌면 더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교회의 주인이 예수님이기는 한 걸까? 사회를 봉합시키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 아닐까? 상대의 의견을 수용하면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도태될까 봐 두려운 걸까? 아니면 모두 집단최면이라도 걸린 것일까?

교회 안에서도 서로의 목소리를 조율할 토의의 장이 필요하다. 수많은 교단으로 분리된 교회가 통합할 수 있는 장이 열려야 하고, 그 장을 통해서 한국교회의 나갈 길을 찾아야 한다. 사회는 분열로 상처투성이가 되어있다. 이제는 상처를 싸매고 치료해 줄 집단이 필요하다. 그 일을 감당하는 것이 이 시대 교회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 안에서 먼저 화해와 협력의 시작이 필요하다. 교단을 떠나서 서로의 아픔의 소리를 들어주고 위로해야 하는 시간이다.

노은영 작가
▲노은영 작가
한국의 기독교는 역사적으로 나라의 위기가 생길 때마다 밤샘 기도와 새벽기도, 연합기도회들을 통하여 나라를 위한 기도를 해왔고, 또 그 기도가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왔다고 자부한다. 현대의 기독교인들도 우리의 선배들처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요나의 외침에 반응한 니느웨의 백성들처럼 회개의 기도가 필요한 시기이다. 철저한 회개의 기도 후에 교회 안에서 시작된 위로의 메시지가 사회로 흘러나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노은영 작가(사회복지학 석사, 청소년 코칭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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