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목사
▲2018년 왕이 목사 모습(왼쪽)과 2018년 12월 체포 이후 지난 3월 처음 공개된 왕이 목사 모습(오른쪽). 면회 장소에 앉아 있는 왕이 목사는 이전보다 수척해졌지만 당당한 모습이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중국 정부의 교회 탄압을 반대하다 '국가 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9년 형을 선고받은 이른비언약교회 왕이(Wang Yi) 목사의 근황이 담긴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 초 중국 당국은 가족들이 왕이 목사를 면회하도록 허락했고, 이후 3월 25일 왕이 목사의 최근 사진 한 장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지난 2018년 12월 체포된 이후 처음 공개된 왕이 목사의 모습은 이전에 알려진 사진보다 크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VOM)는 최근 "왕이 목사가 투옥 전보다 많이 말랐지만 영적으로는 더 예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서 가정교회인 이른비언약교회에서 목회하던 왕이 목사는 2018년 정부의 정치적 요청에 목회자들이 관여할 수 없고, 교회들도 관여시킬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 '기독교 신앙을 위한 선언서(A Declaration for the Sake of the Christian Faith)'의 초안 작성을 주도했고, 439명의 중국 목회자가 이 선언서에 서명했다. 2018년 제정된 중국의 신 종교규제법에 따를 수 없다는 공개적 선언이었다. 이 일로 선언서에 서명한 목회자들이 박해와 투옥 등의 대가를 치렀다.

청두시 공안 요원은 2018년 12월 9일 이른비언약교회를 폐쇄하고 왕이 목사와 교회 지도자들을 체포했다. 교인 100여 명이 소환되고, 몇 명은 형사 구금됐다. 2019년 12월 30일 청두시 법원은 '국가 권력 전복 선동' '불법 사업 운영' 혐의로 왕이 목사에 9년 징역형을 선고하는 동시에 3년간 정치적 권리를 박탈했다. 중국 공안은 왕이 목사의 아내 지앙 롱(Jiang Rong)과 왕이 목사의 부모까지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진을 올린 이른비언약교회의 한 교인은 "원래 이른비언약교회 교인들끼리만 공유하고 싶었는데 목사님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근황을 알려주고 싶어서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고 밝혔다.

올해 46세인 왕이 목사는 쓰촨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하고 2004년 중국 '써던 피플 위클리매거진(Southern People Weekly Magazine)'이 주관한 '영향력 있는 유명 지식인들'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5년 기독교로 회심한 후에는 지앙 롱 사모와 함께 기독교 친교모임을 주최했다. 당국은 몇 년간 왕이 목사의 활동을 제약하고, 가정교회를 해산하거나 삼자교회에 들어오라고 여러 번 경고했지만 왕이 목사는 이를 거절했다.

한국 VOM과 차이나에이드는 중국 목회자들의 '기독교 신앙을 위한 선언서'에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함께 서명할 수 있도록 작년 여름부터 온라인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4,100여 명의 서명을 받았으며, 중국 목회자 439명의 10배인 4,390명까지 서명을 모으면 서울 주재 중국대사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서명자의 개인 정보는 전달되지 않으며, 성과 서명 날짜, 서명만 제출한다. 한국 VOM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선언서에 서명하는 것은 왕이 목사를 비롯한 중국의 핍박받는 기독교인들과 연대할 뿐 아니라, 전 세계교회가 중국의 핍박받는 형제자매를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공산당 정부에 확실히 알려줄 수 있는 안전하고 강력하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선언서 서명 페이지 www.chinadeclarat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