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공공안전에 위험 주는 조직으로 분류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활용해 감시할 수도 있어
교회에 공식적 압력·간섭 정당화시킬 가능성도

동성애 등에 전통적 입장으로 기독교도 사찰 대상
한번 공공안전 위태롭게 하는 곳으로 분류되면
교회가 대중에게 공정하게 평가받는 것 불가능해

정부 개입 커질 것에 한국교회 미리 준비해야
계좌 동결·건물 압류 등 공적 자원을 끊을 수도
예수님 시대 교회로부터 가장 잘 배울 수 있어

한국 순교자의 소리
▲왼쪽부터 한국 VOM 대표 현숙 폴리 목사, CEO 에릭 폴리 목사 ⓒ이지희 기자
"현재 한국교회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잘 이겨내고 있다. 그러나 그다음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정부 감시가 증가할 것이고, 교회 활동과 지도자들에 대한 단속이 그것이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VOM) CEO 에릭 폴리 목사는 31일 "교회에 대한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공공안전이라는 명목하에 진행되는 이때, 한국교회는 날로 커지는 정부의 간섭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폴리 목사는 한국 정부가 코로나 방역을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천지 교인을 추적하고, 신상 명세를 파악한 것을 사례로 들며 "이단 종파를 다루는 데 유익했던 빅데이터 방법을 정부가 발견한 이상, 이 유익한 방법을 정부가 다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정부가 이 방법을 교회에까지 확장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자신들이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역 활동이나 신념을 지지하는 교회를 '공공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리는 조직'으로 분류하여 감시하고, 공식적인 압력과 간섭을 정당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지난 2015년 8월 23일 순교자의 소리 CEO 에릭 폴리 목사(맨 왼쪽)가 사무실 앞을 지키고 있는 마포경찰서 소속 경찰들에게 풍선 사역에 대한 의도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폴리 목사는 이미 주기적으로 한국 VOM이 위와 같은 방식으로 어려움에 봉착해 왔다고 밝혔다. "한국 VOM은 거의 20년 동안 북한 사람들이 발견되는 곳 어디에서나 그들을 양육하고 전도해 왔다. 풍선으로 북한에 성경을 보내고, 인편으로 성경을 북한 내부로 보내는 사역도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폴리 목사는 "한국 정부가 북한을 압박하고 싶을 때는 풍선을 많이 띄우라고 우리에게 권고한다. 그러나 북한을 달래고 싶을 때는 우리가 하는 사역이 공공의 안전에 위험하다고 경고하면서 중단하라고 명령한다"며 "무엇이 안전한지 아닌지에 관한 결정은 정부가 원하는 정치적 방향에 따라 항상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독재국가, 전체주의 국가에서만 정부가 종교기관을 감시, 통제하고 직접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특히 9.11 사건 이후 민주국가들은 시민을 대상으로 빅데이터와 사찰 기술을 더 많이 사용해 왔다"며 "민주 국가에서도 교회가 점점 사찰 대상이 되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sex) 혁명이나 전도, 선교, 공공 장소에서의 기도와 관계된 쟁점들에 관한 기독교의 전통적 입장 때문"이라며 "이런 현상이 유럽에서 시작되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교회는 정부 개입이 커지는 것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폴리 목사는 "교회가 일단 공공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곳으로 분류되면, 대중에게 공정하게 평가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지난 2018년 6월 4일 연천군에서 북한을 향해 풍선을 날리려던 한국 VOM이 경찰의 저지를 받고 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에릭 폴리 목사는 기독교에 적대적인 국가에서 활동하는 교회들과 동역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하교회 시리즈' 책 세 권으로 정리해 2017년 출판했다. 제1권 '지하교회를 준비하라'(Preparing for the Underground Church)와 제2권 '지하교회를 심으라'(Planting the Underground Church), 제3권 '지하교회로 살라'(Living in the Underground Church)다. 이 책에서 말하는 '지하교회'의 의미는 흔히 말하는 은밀하게 숨어 활동하는 교회가 아니라, 어떤 환경과 상황에서도 진정한 교회로 사는 법을 배우는 신실한 교회를 말한다.

지하교회 시리즈 제1권에서는 동성애 등 한국교회에 반감을 일으키게 하는 사회적 상황을 다루고, 제2권에서는 기독교에 적대적인 나라의 지하교회들에서 한국교회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을 다룬다. 제3권은 교회 생활에서 가정교회가 중심이 되어 회복하는 법을 가르친다. 특히 제2권은 정부의 감시와 통제가 심한 국가의 지하교회들에서 한국교회와 교회 개척자들이 배우고 본받아야 할 최선의 원리 12가지를 상세히 풀어 권고하고 있다.

폴리 목사는 "은행 계좌 동결, 건물 압류, 교회에 대한 이웃의 항의, 법적 지위 상실을 비롯하여 정부가 교회에 공급하던 공적 자원을 끊을지라도, 교회는 이런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하여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우리는 예수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던 교회들로부터 가장 잘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한국 VOM https://vom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