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s_ed.jpg1. 선교지가 된 유럽

유럽이 심각한 선교지로 변하고 있다. 유럽이 선교지가 된 첫 번째 이유는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이주자가 급증하여 유럽이 다인종, 다언어, 다문화, 다종교화 된 대륙이 되었기 때문이다. 20세기의 식민지 지배 종식과 함께 식민지로부터 이주자들이 유럽의 여러 나라로 몰려들었고, 이들의 가족들이 계속 이주해 오고 있다. 또한 노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로 수많은 이주 근로자들과 유학생들이 모여들고 있다.

오늘날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이주자가 전체 인구의 10퍼센트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중에는 복음의 자유로운 전파가 금지된 나라에서 온 타종교인들도 많다. 이들에게 보다 자유롭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유럽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전략과 노력이 필요하다.

유럽이 심각한 선교지로 변하고 있는 보다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기독교 대륙이라고 자처하던 유럽에서 수십 년 간 교회가 급격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현재 세계에서 기독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유일한 대륙이다. 유럽의 개신교 출석교인은 평균 3퍼센트 정도이고, 복음주의자는 1퍼센트도 안 되는 나라가 유럽 47개국 중19개국이나 된다. 프랑스만 보더라도 60년 전에는 전체 인구의 96퍼센트가 천주교 미사에 참석했다. 그러나 지금은 6퍼센트만이 미사에 참석하며 개신교는 2퍼센트정도이고 복음주의자는 0.6퍼센트에 불과하다.

2010년 말에 출판된 7판에 따르면 유럽의 복음주의자 비율은 세계 최저이다. 북미 26.8%, 아프리카 17.7%, 남미 16.7%, 아시아 3.5%에 못미치는 2.5%에 불과하다. 그래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전속목사이며 브리스톨의 트리니티신학대학 학장인 조지 코부르 목사는 유럽을 “검은 대륙”이라고 부른다. 피부색이 검어서가 아니라 유럽 사람들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너무도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유럽 재복음화의 필요성과 전략’은 쇠퇴되어 가는 유럽교회의 현실에서 그 추세를 반전시켜 유럽교회를 성장시키며, 그 복음화의 열기로 유럽에 이주해 있는 수많은 타종교인들에게 복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현대선교운동이 시작된 이래 선교는 북에서 남으로, 서에서 동으로, 서구에서 세계로 (From the West to the Rest) 일방적으로 흘러왔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제2/3세계에서 교회가 성장하고 선교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이제는 선교의 방향이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from everywhere to everywhere), 즉 다방향적으로 흐르고 있다. 더구나 이제 영국과 유럽은 선교사를 보내는 선교국이 아니라 선교사를 받아야 되는 선교지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눈부신 교회 성장과 선교 성장을 이루어 온 한국교회가 유럽 재복음화를 위해 복음의 빚을 갚기 위해 감당해야 할 역할이 있을 것이다.

2. 유럽의 기독교 현황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은 종교개혁은 물론이고 경건주의와 대각성운동, 현대신학 연구의 발원지였다. 특히 윌리엄 캐리 이후 현대선교운동의 모체가 되어 다른 대륙으로 복음을 전하는 선교 전진기지의 역할을 수행해 온 대륙이다. 그러나 선교학자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이 말한 대로 기독교는 지금 서구세계에 더 이상 아무런 매력을 주지 못하는 종교로 인식되고 있다. 오랫동안 세속화되어 온 유럽에서 교회는 생존을 염려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어떤 사람들은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몰락할 것이라고도 한다. 유럽교회가 거의 2천년 동안 기독교의 중심이었던 만큼 이러한 추세는 세계교회의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 조사, 보고된 <유럽의 영적 추세(the European Spiritual Estimate)>에 의하면 유럽 인구의 72.2퍼센트가 문화적으로 기독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사람은 4.2퍼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교회는 대부분 국교國敎이기에 신앙의 순수한 면보다는 사회적, 문화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계 1, 2차 대전 이후 찾아온 유럽사회의 급속한 세속화와 신학의 좌경화로 인하여 교인들이 수적으로 급격히 감소하였고, 교인의 노령화와 차세대 부재 현상으로 유럽 전역에서 많은 교회가 문을 닫고 있다. 한 독일 대학의 조사에 의하면 3만5000개 독일교회 중 3분의 1이 문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여기에 성직자수도 줄어 들고 있다. 스위스에는 사제가 없는 성당이 절반에 달한다. 성직자와 목회 지원자의 감소로 목회 지도력의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제 필자가 사역하고 있는 영국의 기독교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영국은 유럽의 대표적인 개신교 국가이므로 영국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유럽 기독교의 진단하고 한국교회의 역할을 모색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2.1. 영국 교인과 교회 수의 감소

1998년 12월 14일 짐바브웨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에서 당시 조지 캐리 캔터버리 대주교는 “우리 (영국)교회가 피 흘리며 죽어가고 있다(The Church is bleeding to death)”며 기도와 도움을 요청했다. 이 애절한 한마디가 오늘의 영국 기독교의 현실을 대변한다고 보아야 한다. 세계선교를 주도하던 영국의 국교인 성공회 최고 지도자로서 이런 발언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 발언을 한 지 십 년이 지났는데도 상황은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2000년 고난주일에 영국의 <디 인디펜던트> 신문에 소개된 ‘(영국)교회, 40년 내 사라진다(The Church will be Dead in 40 Years)’는 충격적인 연구보고가 현실화 될까 봐 걱정이다.

2001년 영국 인구조사에 의하면 72퍼센트가 기독교인이라고 하면서 동시에 66퍼센트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대답하였다. 그 후의 조사에서는 1979년과 2005년 사이 영국교인의 절반이 교회 출석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과 2005년 사이에만도 50만 명이 교회를 떠났다. <데일리 텔레그라프> 신문의 조나단 피터 기자에 의하면 ‘매주 1천명의 새 교인이 생기지만 동시에 2천5백 명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매일 215명씩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지난 1980년부터 1998년 사이에 150만 명의 기독교인이 사망하고, 또 150만 명은 교회를 떠나 교세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국교인 성공회의 경우 1960년과 1985년 사이에 교세가 절반으로 줄었고, 그 후 1990년과 2001년 사이에도 18퍼센트나 줄었다.  1989년부터 1998년의 10년 사이에는 런던과 인근 두 지역을 제외한 잉글랜드 전역에서 일제히 10퍼센트 이상 교세가 감소되었다.

2008년 5월 8일 <더 타임즈> 신문은 급격한 기독교인의 감소 때문에 교회를 재정적으로 지탱하기 어려워서 교회가 문을 닫는 일은 계속 될 것이며, 한 세대가 지나면 교회보다 모스크에서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자선단체인 티어펀드(Tear Fund)가 2006년에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영국 성인 중 일년에 한 번도 교회에 가지 않는 사람이 59퍼센트, 일년에 한 번 가는 사람이 26퍼센트, 한 달에 한 번 가는 사람은 15퍼센트, 매주 가는 사람은 10퍼센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교회들이 자체적으로 집계한 출석인원을 보면 1979년 12퍼센트에서 1989년 10퍼센트, 1999년 7.5퍼센트, 2006년 6.3퍼센트로서, 거의 십 년마다 2퍼센트정도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라면 2009년에는 출석인원을 5퍼센트정도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거의 매주 출석하는 사람은 2퍼센트 미만으로 보는 영국인 교수도 있다. 그 결과 1980년에서 2009년까지 30년 동안 9천 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도 매주 평균 4개 교회가 문을 닫고 있어 매년 220개의 영국 교회들이 폐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닫은 교회들은 팔려서 술집, 디스코장, 식당, 주택, 공장, 사무실, 창고, 심지어 모스크로 변했다. 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오래된 건물의 외양을 그대로 두어야 하기에 다른 용도로 쓰이는 옛 예배당의 모습이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현대선교의 아버지 윌리엄 캐리가 목회했던 교회 중 하나가 힌두교 종파인 제인교 사원이 되었고, 1910년 역사적인 세계최초의 에딘버러 선교대회가 열렸던 교회는 공연장과 에딘버러 페스티벌 매표소로 바뀌었다.

물론 새롭게 개척되는 교회도 있고, 성장하는 교단도 있다. 1989년과 2005년 사이 오순절교단은 22퍼센트의 성장을 이뤘다. 같은 기간에 천주교가 49퍼센트, 감리교가 44퍼센트, 성공회가 31퍼센트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이다. 영국 침례교회도 지난 8년동안 1만5천명이 늘어났다. 후레시 익스프레션(Fresh Expression: FE) 같은 카페교회도 성장하고 있다. 영국 출석교인의 12퍼센트를 차지하는 소수민족 교회들도 이민과 전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복음주의연맹 크리시 칸디아의 말대로 이런 근소한 성장으로 기뻐하기는 아직 이르며, 전체적으로 여전히 감소하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2.2. 영국 성직자의 감소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영국에서도 교회 수, 교인 수와 함께 감소하고 있는 것이 성직자 수다. 1975년 15,911명이던 성공회 성직자는 1992년 13,920명으로 줄었고, 그 후 2001년까지 17퍼센트가 더 감소하다가 2009년에는 8천4백 명에 이르게 되었다. 2009년 11월 <더 타임즈>가 입수한 성공회 내부 문건은 향후 5년 안에 10퍼센트, 2013년까지는 약 25퍼센트의 성직자가 줄어 7,700명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00년 이래 22.5퍼센트의 성직자가 감소했다는 말이다. 거기다가 향후 5년 간 20퍼센트가 은퇴하게 된다. 이런 추세가 50년 간 계속된다면 사례 받는 전임 사역자가 한 명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재정 상황이다. 성공회는 2002년 한 해에만 헌금수입의 70퍼센트를 은퇴한 성직자 연금으로 지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목회자를 줄여가지 않을 수 없고, 신임 목회자를 양성한다는 것도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2.3. 영국교회 차세대의 부재

교인수의 감소와 함께 심각한 것은 고령화 현상이다. 영국교인의 29퍼센트가 65세 이상이다. 특히 감리교와 개혁주의 교회에서는 고령화 비율이 38퍼센트로 훨씬 더 높다. 교인 감소의 29퍼센트는 20~29세 연령층에서 나타난다. 2006년 영국 콘월의 십대 4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22퍼센트는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대답했고 49퍼센트는 믿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다음 해 대영도서관이 의뢰한 모리 여론조사에서도 십대들의 절반이 무신론자인 것으로 나왔다. 뿐만 아니라 유아세례까지 줄어들고 있다. 지난 15년 간 유아세례를 받는 아이들은 17퍼센트로 줄었고, 대도시에서는 1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1930년대의 70퍼센트, 1980년대의 30퍼센트에 비하면 급격한 감소추세다.

1989년에는 15세 미만 아이들 중 14퍼센트가 교회에 출석했으나 1998년에는 8퍼센트로 감소했다. 15세 미만의 연령층에서 교회출석 감소의 속도가 가장 빠르다. 잉글랜드에서는 매주 1천 명의 어린이가 교회를 떠나고 있다. 1980년대 교회를 떠난 사람의 67퍼센트는 20세 미만이었고, 1990년대에서는 55퍼센트를 차지했다. 40퍼센트의 영국교회에 주일학교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다음세대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으니 장래가 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각 교회마다 아이들을 전도하여 신앙을 심어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3. 이슬람의 유럽 진출

유럽 재복음화의 절실한 과제는 유럽교회의 감소뿐 아니라 타종교의 성장이라는 또 다른 현상에 근거한다. 유럽의 영적 현황을 다루면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이슬람의 유럽 진출이다. 세계적 권위를 가진 퓨 포럼(Pew Forum)이 2009년 10월에 발표한 <세계 무슬림 인구 지도(Mapping the Global Muslim Population)>에 따르면 현재 무슬림 인구는 15억7천만 명으로서 전세계 68억 인구의 23퍼센트를 차지한다. BBC도 이 발표를 인용 보도하며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는데, 그 이유는 이 조사연구가 지난 세기 동안 무슬림이 무려 500퍼센트나 성장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눈 여겨보아야 할 것은 기독교가 급속히 쇠퇴되고 있는 유럽에서 무슬림 인구가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0년 동안 유럽의 무슬림 인구 성장은 무려 300퍼센트에 달한다.

퓨 포럼의 연구에 의하면 현재 유럽에는 3천8백만의 무슬림이 있는데 이는 유럽 인구의 5퍼센트에 달하는 것이다. 물론 이 중 43퍼센트에 해당하는 1천6백50만은 러시아에 살고 있지만 최근 서유럽에서 이슬람은 이민과 출산, 포교로 계속 성장 추세에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무슬림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퍼센트에 육박하고 있고, 네델란드 6퍼센트, 오스트리아 5퍼센트, 독일 4.9퍼센트, 스위스 4.3퍼센트, 벨기에 4퍼센트, 영국 3퍼센트로 모두 성장 추세에 있다. 이슬람의 성장은 특히 유럽의 대도시에서 두드러진다. 무슬림 인구는 마르세이유와 로테르담에서 25퍼센트, 말모에서 20퍼센트, 브루셀과 버밍엄에서 15퍼센트, 런던, 파리, 코펜하겐에서 10퍼센트를 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20년 후에는 무슬림이 프랑스 인구의 약 25~30퍼센트를 차지하게 되고 39년 후에 프랑스가 이슬람 국가가 된다는 보고가 있다. 프랑스에서 20세 미만 인구의 30퍼센트가 무슬림이고, 이들의 높은 출산율로 무슬림이 계속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4백만의 무슬림이 살고 있는 독일의 경우도 40년 후인 2050년에 무슬림이 국민의 다수가 되고 70년 후에 그 나라 역시 이슬람 국가가 된다는 예상도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신생아의 절반이 무슬림이고, 4대 도시에서 남자 신생아에게 가장 많이 지어주는 이름이 ‘무하마드’인 현실을 감안하여 15년 내에 무슬림이 네덜란드 인구의 50퍼센트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에서도 가장 흔하고 인기있는 아기 이름이 모하메드 (무하마드)라는 CNN 자체조사발표가 있었다.

그러면 무슬림들이 유럽 이슬람화의 거점으로 삼은 영국은 어떠한가? 2009년 1월 30일 보도된 <더 타임즈>의 기사를 보면 참으로 충격적이다.
 
‘영국의 무슬림 인구는 지난 4년 만에 50만이 증가하여 현재 240만으로 성장했다. 영국 통계청이 발표한 이 조사에 따르면 무슬림 인구는 여타 사회(종교) 그룹보다 10배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같은 기간에 영국의 기독 인구는 2백만 이상이 감소했다.… 또한 이 보고서는 기독교인의 제일 높은 연령층이 70대 이상인 반면 무슬림은 4세 미만이라고 밝혔다. 영국 무슬림협의회의 무하마드 압둘 바리 총무는 현재 1,600개의 모스크가 있지만 무슬림 인구의 증가와 발맞추어 모스크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무슬림이 앞으로 영국을 지휘하게 될 것(Muslims would command in the future)이라는 전망이 다른 사회(종교) 그룹에 위협으로 인식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2011년 1월4일 영국 유명 일간지들에 지난 10년간 무슬림으로 개종한 영국 백인이 두배로 급증하여 이미 10만명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대서특필 되었다. 2010년 한해만도 런던에서 1400명, 영국전체에서는 5200명 영국인이 이슬람으로 개종한 것으로 통계가 나왔다. 이민과 고출산으로 영국내의 무슬림 인구는 이미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적극적 포교로 이제는 영국인들까지도 많이 개종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슬림들은 ‘이슬람이 세계를 압도할 것(Islam will dominate the world!)’이라고 공공연하게 선포한다. 그 일환으로 사명을 가지고 정치에도 깊숙이 참여한다. 2010년 5월 영국 총선에서 무슬림 국회의원은 8명이 당선되어 2005년 총선 때 보다 두 배로 늘어났다. 보수당으로 첫 무슬림 국회의원 2명이 당선되었는가 하면, 무슬림 여성인 사이다 와르시 (Sayeeda Warsi)가 보수당 당수가 되는 놀라운 일이 생겼다. 무슬림 지방의원은 200명이 넘는다. 2005년 총선에서 110명, 2010년 총선에서는 90명의 무슬림이 대거 출마했지만 대부분 낙선했다. 이들은 인구비례로 본다면 20명의 무슬림 국회의원은 있어야 된다고 주장하며 당선 가능지역에 무슬림을 공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파키스탄 출신의 샤히드 말릭(Shahid Malik) 전 국회의원은 2007년 7월 노동당 정부의 국제개발 차관으로 발탁되어 무슬림으로서는 처음 영국 내각에 입각하는 역사를 이룬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법무차관과 내무차관을 겸직했고 지금은 지역사회개발 차관을 지내고 있다. 입각한 지 2년 만에 이 요직들을 거쳤다. 그는 최근에 앞으로 30년 내에 영국은 완전히 이슬람화될 것이며 (the total Islamification of Britain), 무슬림이 국회의원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무슬림 수상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구체적 수치를 들어가며 역설하기도 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불과 4년 사이에 무슬림은 50만이 늘어나고 기독교인은 200만이 줄었는데,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모스크는 계속 지어지는데, 교회는 계속 문을 닫아가고 있는 현실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반전시킬 전략은 무엇인가? 현재 영국 인구의 3퍼센트밖에 안 되는 무슬림들이 앞으로 자신들이 영국을 지휘해 갈 것이라고 공언하며 그 비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기독교인들이 영국을 위해 가진 비전은 무엇인가?

4. 포기할 수 없는 유럽

현 추세가 절망적으로 보인다 할지라도 유럽을 그냥 포기할 수는 없다. 반드시 유럽 재복음화를 이루어야 하는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유럽에서 기독교가 소수종교로 전락한다면 그 추세는 북미와 아시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도 그렇다. 한국의 큰 교회당도 50~100년이 지나면 관광지로 변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배경에는 유럽교회의 쇠퇴가 있다. 한국이 유럽처럼 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교세 감소 상황을 일종의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선교학자 앤드류 월즈 교수는 이슬람은 이슬람화한 지역을 빼앗긴 적이 거의 없지만, 기독교는 한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발전하다가 복음이 전해진 다른 지역이 중심지가 되고 원래의 중심지였던 곳은 쇠퇴하는 역사를 되풀이 해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고 보면 기독교는 예루살렘에서 소아시아로, 로마로, 유럽으로, 북미로, 아시아로 그 중심지를 옮겨왔다. 그러나 기독교는 유행을 타는 종교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적용되는 영원불변의 진리를 갖고 있지 않는가.

둘째, 유럽교회가 다시 복음의 능력을 회복한다면 유럽에 있는 많은 이주민들에게 자유롭게 복음을 전할 수 있다. 그들은 복음 전파가 제한된 국가에서 이민 온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면 타종교에 잠식당하고 말 것이다. 무슬림들은 유럽을 이슬람화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많은 유럽교회들은 자신들의 생존에 급급한 나머지 유럽에 이주해 있는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할 전략과 기회를 거의 만들지 못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주자 복음화와 유럽인 재복음화를 동시에 이루어가야 한다.

셋째, 유럽교회가 다시 복음의 영성을 회복한다면 유럽교회는 다시 한 번 세계 복음화를 위해서 크게 쓰임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에는 뿌리 깊은 신앙 전통이 많다. 더 나아가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유럽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영향력은 아직도 엄청나다. 식민지 통치를 받았던 나라들과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유럽 국가가 많으므로 유럽이 재복음화된다면 언어, 문화, 외교, 경제, 정치력을 통해 세계선교에 또다시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유럽을 포기할 수 없다.

5.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유럽 재복음화 전략

영국의 한 조사 보고서는 ‘지금까지 (영국)교회 지도자들이 시도한 그 어떤 것도 1950년대부터 시작된 교회 감소 추세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했다’고 했다. 영국에서 1년을 보내며 영국교회의 현실을 본 한 한국 목사는 존 스토트 목사에게 심히 실망했다고 필자에게 말한 적이 있다. 이유는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기독교 최고 지도자인 존 스토트 목사가 어떻게 당신 나라의 교회가 이렇게 되도록 내버려 둘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존 스토트 목사가 영국교회 부흥을 위해 얼마나 애를 쓰겠는가? 하지만 그의 노력은 영국 사회와 교회의 문화적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 때문에 탄력을 못 받았을 수 있다. 그러기에 영국교회의 문화의 약점을 뛰어넘는 새로운 교회 모델을 시도하여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필요가 있다.” 유럽의 교회가 자생 능력을 상실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직 회복의 희망은 있다. 더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유럽 외부로부터 새로운 영적 지원과 개입이 필요하다.

이제 유럽을 재복음화 할 전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특히 영국 재복음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중점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5.1. 유럽 상황의 홍보와 유럽을 위한 기도 운동

무엇보다도 ‘유럽이 이제 선교지’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아직도 유럽이 기독교 대륙이라고 생각하는 전세계 성도들에게 유럽의 영적 현실을 알리며 계몽해야 한다. 유럽이 선교지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될 때 유럽을 위해 기도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헌신자가 생겨나고, 교회는 유럽으로 선교사를 파송하게 될 것이 때문이다. 따라서 ‘유럽을 알자’ 같은 세미나를 한국은 물론 해외 한인교회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개 교회나 연합단체 차원에 유럽선교 기도회를 정기적으로 갖는 것도 시도해야 한다.

한국 선교사가 유럽에서 사역하자면 삼중고三重苦가 따른다. 첫째, 유럽을 선교지로 생각하지 않는 한국교회의 인식부족이다. 둘째, 자존심과 냉소주의로 가득 찬 유럽인들의 사고방식이다. 유색인종을 비하하고, 자기들이 시도하여 부흥이 안 되는 것으로 ‘검증’된 기독교를 전하는 것을 우습게 보는 사회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셋째, 많은 선교비에 대한 부담이다.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생활 수준이 높고 생활비가 비싸다. 한국에서 유럽으로 선교비를 가지고 가려면 여간 큰 부담이 아니다. 어느 정도 자비량할 전략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선교의 방향은 피부색이 더 흰 곳에서 더 검은 곳으로, 더 부유한 나라에서 더 가난한 나라로 흘러왔다. 유럽선교는 이런 전통의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려는 것이다. 우리보다 복음을 빨리 받아들이고 오랫동안 우리를 돕던 나라들이기 때문에 동양에서 온 가난하고 키 작은 선교사들의 가르침을 받는데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전도 대상자들은 극히 세속화된 사람들이다. 이렇듯 유럽선교는 제2/3세계 보다 더 힘들다. 이러한 난관을 기도와 영성, 삶의 모본과 헌신으로 극복해 가야 한다.

21세기 선교는 경제지수보다 영적지수를 따라야 한다. 즉 선교가 경제적으로 더 잘 사는 곳에서 못사는 곳으로 흘러가는 것보다, 영적으로 더 충만한 곳에서 그렇지 못한 곳으로 흘러가야 한다. 미전도지역 선교는 중요하다. 하지만 미전도지역만 선교지라고 강조하다가 경제적 풍요 속에서 영적으로 황폐해가는 유럽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방만 보고 달리다가 후방이 다 뚫려서야 되겠는가?

5.2. 교회개척학교를 통한 개척운동

피터 와그너가 말한 것처럼 교회개척은 하늘 아래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도방법이다. 영국의 경우 1975년부터 1998년까지 약 3,700개의 교회를 개척하여 매년 평균 160개의 교회를 세웠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는 교회개척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교회개척은 유럽교회 성장을 위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많은 고목이 쓰러져 갈 때 산을 다시 푸르게 하는 방법은 작은 나무를 많이 심고 잘 가꾸는 것이다.

영국의 모든 개신교 교단은 1990년대를 ‘집중 전도의 십 년’(The Decade of Evangelism)으로 정하고 교회개척을 중점 전략으로 삼았다. 그 결과 첫 5년 만에 1,500개 교회가 개척되었다. 이중 350개 교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본 결과 64개 개척교회는 매년 75퍼센트의 성장을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성장하는 기존교회들은 6퍼센트의 성장만 가져왔다. 특히 개척된 교회들은 불신자 전도로 68퍼센트, 수평이동으로 25퍼센트가 성장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집중 전도를 위해 세웠던 전략들이 대부분 효율적이지 못했고, 전반적인 결과도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더구나 이 기간에 전국적으로 교회 수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시도는 영국에서 기독교 감소추세를 바꾸는데 교회개척이 적절한 전략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힘을 모아 전도하여 교회를 개척하면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보여준 것이다. 창의적이고 토착화된 다양한 교회 개척 전략이야말로 영국과 유럽 재복음화를 위한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교회들이 교회개척에 집중하도록 기도하고 격려해야 한다. 동시에 국내와 해외 한인교회들도 유럽에 교회개척 선교사들을 적극 파송해야 한다. 필자는 1997년부터 런던 외곽에 이스트버리 (영국인)교회를 개척하여 둘로스 선교선 단장으로 부임할 때까지 6년 반 동안 목회를 한 적이 있다. 일곱 명의 영국 성도와 시작하였지만 1년 후 65명이 출석하는 ‘부흥’을 이루었다. 그 후에는 성장 속도가 좀 감소했지만 꾸준한 성장을 이루었다. 첫째 비결은 주님의 은혜요, 둘째 비결은 전도팀을 운영하며 정규적이고 지속적인 전도활동을 쉬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는 교회개척을 보다 본격화해야 할 때가 왔다. 교회를 몇 개 개척하는 것보다 ‘교회개척학교’를 세워 집중적으로 준비된 교회 개척자들을 많이 길러내고 개척을 지원하는 것이 전략적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신학훈련을 마친 스무 명의 영국 청년들을 일년 동안 합숙훈련시킨다. 교회개척에 대한 동기유발, 자신감 부여는 물론 전도, 설교, 상담, 제자훈련 등을 가르치고 실습하게 한다. 더 나아가 이들을 열 명씩 두 팀으로 전도대를 구성하여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는 현장 전도에 전념하게 한다. 각 팀은 한 지역을 정하여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 8개월 동안 반복 방문하며 사역하게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결신자와 관심자가 생기고 이들을 양육하다가 일년이 지나면 두 개의 교회가 문을 연다. 훈련생 중 두 명이 한 교회씩 목회를 담당한다.

그러면 훈련생들은 교회개척에 대해 배웠을 뿐 아니라 직접 교회개척에 동참하며 개척해 보았기 때문에 훈련과정을 마친 후 자신감을 가지고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각자의 연고지를 따라 흩어져 교회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여 일년에 15~20개 교회를 개척해 간다면, 또 교회개척학교의 규모도 조금씩 늘려 간다면 영국교회에 격려와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영국같이 열악한 환경에서는 교회개척학교 과정을 마친 후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첫째는 과정 수료 후부터 개척을 시작하기 전까지 3개월 정도를 건전한 국내외의 한인교회와 해외 중국교회, 영국교회에서 인턴십을 갖게 한다. 건강하게 성장하는 교회의 영성과 목회자의 헌신, 실제적인 목회프로그램을 배우고 경험하게 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목회의 새로운 모델과 열정을 경험하게 한다. 그 사이에 영국 인턴 사역자들과 인턴십 교회가 서로 가까워져 인턴십 교회가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비전트립 팀을 보내주어 전도활동을 지원하게 한다. 물질적 지원은 재량에 맡기지만 할 수만 있다면 3년간 재정지원을 하되 첫 해에는 목회자 생활비의 2/3, 다음 해는 1/2, 3년 째에는 1/3을 지원하는 식이다. 몇 교회가 힘을 합쳐 지원해도 좋다. 개척된 교회는 3년 후 재정 독립을 목표로 한다. 그 후에는 지원받은 빚을 갚아야 한다. 지원해 준 인턴십 교회에 갚는 것이 아니라, 다른 훈련생이 개척하는 교회를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는 후속 훈련생들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선배 훈련생들이 개척한 교회에 찾아가 주변을 전도하며 사역지원을 해 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역하는 한국교회들이 단기선교팀을 1~2주씩 보내 전도인력을 공급하며 특별 전도 행사를 갖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척된 각 교회가 처음부터 전도대를 운용하며 정규적이고도 지속적인 전도활동을 꾸준히 펼치는 것이다.

알파코스를 처음 시작한 런던의 홀리 트리니티 브롬톤(Holy Trinity Brompton) 교회는 1985년부터 교회개척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교인 10~100명을 내보내 개척하는 ‘분가개척’ 방식이다. 2년 전 영국 남부의 브라이턴에 개척을 시작하면서 런던의 여러 가정들이 매 주일마다 100km 떨어진 브라이턴으로 이동해 예배를 드리게 했다. 이제는 그곳으로 직장과 집을 옮긴 교인들도 많다. 이 교회는 지금까지 15개 정도의 교회를 개척하여 좋은 본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분가시킬 형편이 못 되는 많은 중소형 교회에게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없다. 어느 교회나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전도하여 개척’하는 것이다. 5~10명의 전도대가 한 지역에서 교회개척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전도하여 결신자와 관심자를 찾아내 양육하며 교회를 개척하는 전략이다.

5.3. 무목(無牧) 영국교회에 한인 목회자 공급

영국은 많은 교회가 문을 닫았음에도 불구하고 성직자의 수가 남아있는 교회에 비해 모자란다. 한 교회당 한 명의 목사가 배정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도시의 큰 교회에 2~4명의 목사가 임직하고 있어 시골에는 담임목사를 모시지 못한 교회가 많다. 그래서 한 목사가 3~5개 교회를 돌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7-8교회를 돌보는 경우도 있다. 담임목사가 없는 교회들은 대부분 격주로 예배를 드린다. 그러다 보니 교회가 문을 닫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고,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교인 감소, 교회 감소, 성직자 감소, 신학생 감소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푸는 방안으로 목회자가 없는 영국교회에 한인 목회자를 공급하는 전략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유럽 목회자의 약점은 안일함이라고 본다. 반면 한인 목회자의 장점은 열정과 헌신이다. 웨일즈에서 영국인 장로교회를 담임했던 한국 목사는 영국교인들이 한인 목회자의 열정과 부지런함을 가장 높이 평가한다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말했다. 이것은 한인 목회자들이 영국 목회자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장점이다.

이미 영국과 프랑스와 독일에서 현지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담임)목회하는 한국 목사가 20여 명에 이르고 있다. 비전과 열정과 실력을 겸비한 한인 목회자들이 한국교회의 보수적 신앙과 강한 영성으로 영국교회에 새로운 사역 모델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유럽의 문화와 의식구조, 언어에 대해 미리 훈련 받을 필요가 있다. 여러 면에서 실력을 갖춘 한인 목회자들이 겸손한 자세로 영국교회를 섬기게 된다면 영국교회의 목회자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새롭게 개척을 시도하라는 것이 아니다. 목회자가 절대 부족한 영국교회에서 한인 목회자는 우선 부사역자로 부임하여 섬길 수 있다. 이 기간에 문화와 언어를 익히며 열심히 관계를 형성하고 영국목사와 교인들의 신임을 얻을 수 있다. 담임목사가 휴가나 병가로 목회를 잠시 비우는 사이에 설교하고 심방하며 사역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찾아올 것이다. 이때에 영국교인들이 한인 목회자의 영어설교가 혹 서툴다 하더라도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성도들을 향한 사랑을 느끼고 감동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신뢰가 쌓이면 어느 날 영국교인들이 영국인 목사에게 “목사님이 못 오시는 주일에는 한인 목사님을 보내주세요. 매주 예배를 드리고 싶습니다”고 부탁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인 목사가 그 지역에서 계속 심방하고 전도하면서 교회는 조금씩 성장하게 되고, 문 닫는 수순을 밟아가던 교회가 소생할 것이다. 많은 한인 사역자가 이처럼 영국교회를 다시 일으키는 사역을 통해 영국 재복음화에 중요한 일익을 감당할 수 있길 기대한다.

한인 목회자가 영국교회에서 부사역자로 일하며 세례, 성찬, 결혼, 장례 등 성례를 행하고 주택을 제공받으며 어느 정도 사례도 받으려면 해당 영국교단으로부터 한국에서 받은 성직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교단과 신앙노선이 같은 영국교단이 동반자 협약을 맺어 교단적 차원에서 협력 목회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렇게 동역의 손을 잡고 한인 목회자들이 복음의 빚을 갚는 심정으로 겸손히 영국교회와 목회자를 섬기면 영국교회에 새로운 사역 모델로 자리잡으며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역을 보다 성공적으로 하려면 영어 설교, 팀워크, 비전, 행정력에서 탁월한 인재를 영국에 파송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언어에 익숙하고 다문화에 적응된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의 청년들과 이민 2세들이 앞으로 유럽선교를 활발하게 이끌고 갈 큰 자원인 것은 말 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전세계에 형성된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가 유럽 선교의 비전과 사명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

5.4. 유럽선교 네트워크 및 파트너십 구축

유럽선교에 관심을 가진 국내외 한인교회들과 선교기관들이 교파를 초월하여 서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비전과 전략을 나누며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선교사 훈련 과정 등을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처럼 교회와 선교단체 간의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 진다면 한국교회의 선교적 잠재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유럽선교의 열매도 극대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 기존 교회, 교단, 기관들과의 동역 체제를 구축해가야 한다. 유럽에는 유럽교회의 감소 추세를 바꾸어 보려고 시도하는 기관과 교단들이 있다. 이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한국교회가 동역할 수 있는 부분을 감당하면 좋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대로 한국의 교단과 유럽의 교단이 서로를 인정하며 협력하는 동반자 협약을 맺는 것도 바람직하다.

6. 한국교회, 유럽교회의 부름에 응답해야

‘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마게도니아인의 간절한 부름에 응답해 사도 바울은 선교 향로를 유럽으로 바꾸었다(행16:9). 이제 유럽에서 다시 아시아를 향하여 ‘와서 우리를 도우라’고 부르고 있다. 한국교회는 유럽이 간절히 우리를 부르는 ‘新 마게도니아 환상’을 보고, 그 부름에 응답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한국교회는 특히 영국교회에 큰 복음의 빚을 졌다. 개신교 최초 선교사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목 베임을 받고 순교한 로버트 토마스 선교사가 영국사람이요, 성경을 우리 말로 제일 처음 번역한 존 로스 선교사가 영국사람이다.

한국은 선교대국으로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고 적어도 향후 20~30년은 계속 주도적으로 세계선교의 역할을 감당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유럽선교도 우리가 참여해야 할 선교의 영역임이 분명하다고 본다.

한국교회는 겸손함과 함께 자신감도 가져야 한다. 지난 20년 사이에 한국의 위상이 엄청나게 달라졌다. 한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베푸는 나라가 되었다. 경제 원조뿐만 아니라 복음으로도 남을 도울 수 있는 위치, 아니 도와야 하는 위치에 와 있다는 시대적 사명을 철저히 인식해야 한다. 그리하여 전도, 기도, 헌신을 포함한 교회개척과 부흥의 노하우와 인적, 재정적 자원을 동원하여 이 사명을 다해야 하겠다.

유럽에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자 없는 교회에 목회자를 공급하는 사역을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시리라 확신한다. 지난 30-40년 동안 영국과 유럽에서 수만 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이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언어를 포함하여 부족한 면이 많다 할지라도 누구든지 “주님, 실추되어 가는 예수님의 이름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하여 교회의 문을 하나라도 더 열고자 합니다”, “닫히려는 교회에서 어찌하든 계속 모여 예배를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기도하며 간절한 열망과 헌신의 모습을 보인다면 주님은 그 사람들을 반드시 도우실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당신의 몸 된 교회를 유럽에서 다시 일으켜 세우실 것이다.

유럽의 교회가 다시 살아난 후 유럽에 이주해 온 수많은 타종교 이주민들에게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소생한 유럽교회가 다시금 정치, 경제, 외교적 영향력으로 세계를 복음으로 섬기면서 과거의 영광과 역할을 회복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그날이 있기 위하여 먼저 우리는 ‘다시 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유럽교회의 간절한 부름에 응답하며 유럽 재복음화 비전을 조금씩 실천해 나가야 한다.

“네게서 날 자들이 오래 황폐된 곳들을 다시 세울 것이며
... 너를 일컬어 무너진 데를 보수하는 자라 할 것이며
길을 수축하여 거할 곳이 되게 하는 자라 하리라”(사58:12)

최종상 Daniel Chae 선교사(철학박사, 로마서 전공)는 런던 근교에서 영국인 교회인 이스트버리교회를 개척해 담임목사(1997~2004)를 지냈으며 런던신학대학 객원교수를 역임, 현 동 대학 연구교수(1995~현재)로 재직 중이다. 오엠(OM)선교회 선교사로 로고스호 (1979~1984), 둘로스호 (1987~1988)에 승선하여 세계 90여 개 국에서 순회사역을 하고, 이후 둘로스 선교선 단장(2004~2009)으로 활약했다. 저서로 ‘Paul as Apostle to the Gentiles’(Paternoster Biblical Monographs, 1997)와 그 번역본 ‘이방인의 사도가 쓴 로마서’(아가페, 2003), 신앙간증을 담은 ‘기도로 움직이는 배 둘로스’(홍성사, 2007), 유럽 재복음화의 필요성과 전략을 담은 ‘”다시 건너와 우리를 도우라”’ (크리스천서적, 2010) 등이 있다. 최종상 선교사는 위 글에서 유럽 재복음화 전략으로 제시한 네가지 사역을 런던에서 준비하고 있다. 그는 "동일한 비전으로 대화와 동역을 바라는 분들, 또 이 글을 읽고 비평과 소감을 나누실 분들은  danieljschae@hanmail.net로 연락 주십시오. 또 이 글을 관심있을 분들께 널리 전달해 주셔도 좋습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