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중국의 가정 교회 성도들은 성경이 부족하여 성경을 손으로 필사하여 돌려 보던 시대를 거쳤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이 이제는 성경 수출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미국의 연구 단체 Pew Forum의 최근 연구 조사에 의하면, 중국의 기독교인 비율은 5%로 그 규모가 6,700만 명에 이른다. 그러나 비공식 통계에 의하면, 중국의 기독교인은 8천2백만 명의 중국 공산당 당원의 수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많은 수의 중국 기독교인의 영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지난 1988년 한 NGO 단체가 설립되었는데, 아미티 재단(Amity Foundation)라고 불리는 이 단체는 중국 정부 기관인 중국 기독교 위원회(China Christian Council)와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 성서 공회 연합회(United Bible Societies)와 연계되어 있다.
세계 성서 공회 연합회가 기증한 인쇄 기계를 사용하여 아미티는 설립 첫 해 50만 권의 성경을 생산했는데, 지난해(2012년)에는 1,200만 권 이상의 성경을 만들어 내면서 아미티는 세계 최대 성경 인쇄 단체 중 하나로 성장했다. 지난 2008년 아미티는 상하이(Shanghai) 근처의 난징(Nanjing)에 최신 설비를 갖춘 시설로 옮겼다. 이 새 시설은 600명의 근로자들이 한 해 1,800만 권의 성경을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 아미티가 만들어 낸 성경은 중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스와힐리어(Swahili), 주루어(Zulu), 러시아어를 포함하여 90개 언어에 이른다. 아미티는 지난 2012년 1억 권째 성경을 제작하여 사내에 전시하고 있다.
아미티는 중국 정부의 허락을 받은 중국 내 유일한 성경 출판소이다. 이러한 독과점이라는 지위 때문에 아미티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또한 아미티는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하여 값싼 성경을 제작, 수출하여 외화를 벌여 들인다는 비판도 받는다. 실제로 2011년 아미티가 제작한 성경의 2/3 정도가 수출되었다. 늘어나고 있는 수출에 비해 아미티 성경의 중국 내 판매는 정체되어 있는데, 연간 4백 만 권 정도만이 중국 내에서 팔리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기독교 자선 단체 ‘차이나 에이드(ChinaAid)’의 설립자 푸(Bob Fu) 대표는, 아미티의 중국 내수 판매가 늘어나고 있지만 중국 기독교인의 성장세를 따라 잡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기관인 중국 기독교 위원회는 아미티가 중국 정부가 인정하는 55,000개의 ‘공식’ 교회에만 성경을 판매하도록 통제하고 있다고, 푸 대표는 설명했다. 즉 수십만에 이르는 중국의 ‘비공식’ 가정 교회들은 아미티의 성경을 구매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최근 들어 ‘비공식’ 교회와 ‘공식’ 교회의 구분이 희미해지고 있지만, 중국의 가정 교회는 여전히 정부로부터 차별을 받고 있다.
중국 교회의 성경 부족분은 여전히 외국 단체들이 메우고 있다. 미국의 선교 단체 아시아 하베스트(Asia Harvest)의 해터웨이(Paul Hattaway)는 중국에 여전히 성경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해터웨이는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에서 은밀하게 성경을 인쇄하기 시작했으며, 가정 교회 네트워크를 통해 지금까지 6백 만 권 이상의 성경을 지하 기독교인들에게 배포하였다.
중국 안휘(Anhui) 성에 거주하는 가정 교회 지도자 루(Lu)는 1990년대 중반부터 성경을 구하는 것이 수월해졌지만, 아직 성경 배포 상황이 완벽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자신이 사역하고 있는 지역의 모든 가정 교회 성도들은 다행히도 성경을 소유하고 있는데, 모두 아미티에서 제작한 성경이라고, 루는 밝혔다.
출처: The Economist,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8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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