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방송·기독언론인협회 ‘정동수 목사 이단 시비로 본 교단들의 이단 규정문제’ 포럼
▲한국교회방송 및 기독언론인협회 제1회 포럼이 진행됐다. ⓒ이지희 기자
한국교회 내 이단 규정에 대한 절차적·법리적 타당성 이슈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애홀에서는 한국교회방송과 기독교언론협회가 공동주최한 제1회 포럼이 ‘정동수 목사 이단 시비로 본 교단들의 이단 규정문제’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작년 9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이하 예장합동)가 정동수 목사(사랑침례교회)를 이단으로 규정한 사례를 바탕으로, 이단 조사와 결의 절차 전반에 걸친 법치주의 원칙 위반 가능성 등을 다뤘다.

포럼은 한국교회방송 대표 이은재 목사의 사회로 정동수 목사의 제110회 합동 총회 이단 규정에 대한 반박, 전 예장통합 이단대책위원회 조사분과위원장 유무한 목사(전 10개 교단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협의회 회장), 뉴스와 논단 대표이자 기독언론인협회 회장인 황규학 박사의 발언 등으로 진행됐다.

발표자들은 이날 신학과 논조가 다른 교단이나 인물에 대한 이단 규정이 신앙고백 청취와 공개 소명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은 채 서면 심사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 교리 판단 기준이 명문 규정보다 관행과 유추 해석에 의존해 온 경향 등을 지적했다.

한국교회방송·기독언론인협회 ‘정동수 목사 이단 시비로 본 교단들의 이단 규정문제’ 포럼
▲정동수 목사가 제110회 합동 총회 이단 규정에 대한 반박을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정동섭 목사 측은 “예장합동이 제정한 이단·사이비 규정 지침서 어디에도 성경 번역에 대한 견해 차이를 이단 규정 사유로 삼는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실제로 이 지침서는 이단을 ‘성경과 역사적 정통교회가 믿는 교리를 변질시키고 바꾼 다른 복음’으로 정의하므로, 성경 외의 다른 복음을 가르친 구체적 증거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절차적 하자에 대해서는, “지침서에 당사자의 소명 기회를 보장하고 총회의 적법한 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으나, 이러한 소명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제110회 예장합동 총회 결의 당시 재적 총대 1,638명 가운데 과반인 819명이 의사정족수로 필요했음에도 실제 결의 당시 792명만 재석했다는 공식 기록이 확인됐다. 정 목사 측은 법조계와 한국교회법연구소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의사정족수 미달 결의는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소명 기회를 원천 박탈한 채 진행된 결의의 부당성을 사법 절차를 통해 가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정동수 목사의 ‘킹제임스 성경 유일론’ 프레임에 대해 정 목사 자신은 그런 주장을 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동수 목사는 “킹제임스 성경에만 구원이 있고 다른 번역 성경은 사탄의 성경이라며 부정한 적이 없다”며 “원문에 가까운 번역본을 활용해 신앙의 본질을 지키고, 이단의 침투를 방어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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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 위원장 유무환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유무한 목사는 예장통합이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6대 이단 연구 평가 기준’, 즉 삼위일체와 그리스도의 신·인성, 구원론, 성경관, 교회론, 신비주의 및 직통계시 여부를 정동수 목사 사안에 직접 대입해 분석했다. 그 결과 “정 목사가 삼위일체론과 예수의 신성, 대속과 부활 등 정통 기독교의 핵심 교리를 명확히 인정하고 있어 직통계시나 교조성 같은 이단적 요소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유무한 목사는 성경관에 대해서도 신학적 포용성이 필요하다며, “에큐메니컬 관점에서 다른 성경 번역의 오류를 상호 수용해 온 것처럼, 정 목사가 특정 번역본을 강조하는 것 역시 복음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면 학문적 영역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십일조 논쟁에 대해서는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를 들어 “형식적 율법 준수를 넘어 마음을 다하는 신앙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생긴 해석 차이일 뿐이고, 정 목사가 실제로는 10분의 1 이상의 헌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교단이 융통성 있게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봤다.

유 목사는 “현재 예장통합 내부에서도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명백한 이단 범주보다 학문적 검토 단계로 봐야 할 것”이라며, 정 목사를 향해서는 “주요 교단 목회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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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논단 대표 황규학 박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황규학 박사는 이단 기준이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고 교단마다 기준이 다른 상황에서, 일부 이단 감별사들로 구성된 사적 종교단체의 판단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는 없는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박사는 예장합동의 작년 결의에 대해서는 “개혁신학이 추구하는 신앙고백과 합동 교단의 교리 안에 이단 정죄의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합동 교단 교리에는 다른 성경 번역을 우월하다고 여긴다는 이유로 이단이라고 규정할 조항 자체가 없다”고 분석했다.

황 박사는 또 “특정인을 이단으로 규정하려면 최소한 법리적 차원에서 소명 기회를 부여하고, 사실관계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하며, 윤리적 판단이 아닌 교리적 판단이어야 하고, 교단 헌법과 이단대책위원회 기준에 준해 판단해야 법정주의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황 박사는 미셸 푸코의 권력-지식 이론을 인용해, 이단 정죄 시스템이 가진 구조적 문제를 언급하며 “교단 권력이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대상을 과도하게 이단으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교단 권위 유지를 위한 방어적 조치와 함께, 이단 심의 과정에서 대가성 금전 요구가 오가는 등 일각의 부적절한 관행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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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회를 맡은 한국교회방송 대표 이은재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한국교회방송 대표 이은재 목사는 이날 “총회 차원의 이단 관련 결정이 내려지면 그 파급력이 매우 크다”며 “명백한 이단에 대응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애매하거나 무고한 이들까지 이단으로 몰아가는 사례는 심각한 문제로, 이단 규정이 매우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단 규정이 교회를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어야지, 특정 인물이나 세력을 공격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