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내전 최전선 다르푸르, 민간인 800여 명에 긴급 식량 및 거처 지원
현지 교회, 기독교인·무슬림 차별 없는 구호로 지역 사회에 선한 영향력

난민수용소에서 열악한 생활을 이어가던 피난민들에게 구호품이 전달됐다.
▲난민수용소에서 열악한 생활을 이어가던 피난민들에게 구호품이 전달됐다. ⓒGCR
수단 내전의 최전선인 다르푸르주 엘파세르(El Fasher)가 작년 10월 무장세력에게 함락된 이후 대규모 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현지 교회를 중심으로 한 민간 구호 활동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박해받는 교회를 돕는 미국의 기독교 구호단체인 GCR(Global Christian Relief)은 최근 “교회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아무것도 없이 피난길에 오른 150가구, 843명의 민간인에게 긴급 구호품이 전달됐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다르푸르에서 민병대 통제하에 있지 않았던 마지막 주요 도시인 엘파셰르는 18개월간의 포위 공격 끝에 신속지원군(RSF)에 함락됐다. RSF는 과거 현지에서 ‘말을 탄 악마’라는 뜻의 잔자위드라고 불렸던 무장단체다. 이들의 폭력을 피해 수백만 명이 피난민이 되었지만, 피난민들 역시 식량, 의약품, 주거지 부족으로 영양실조 등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번에 구호를 받은 150가구는 집과 소지품, 가재도구, 심지어 가족을 잃고 수일간 맨몸으로 걸어서 안전한 곳으로 피신해야 했다. 극한의 인도적 위기 속에 현지 지역 교회와 국제 후원자들이 신속하게 연대하여 긴급 구호에 나섰다. 먼저 기장, 쌀, 식용유, 소금, 설탕 등으로 구성된 150개의 식량 꾸러미를 전달해 당장의 허기를 달래고 꾸준히 식사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맨땅에서 밤을 보내야 하는 가족들을 위해 방수포 150개와 매트리스, 추운 밤 기온 저하로부터 몸을 보호해 줄 담요 150장 등을 전달했다. 이로써 이들은 피난 이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식사를 준비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구호품을 전달받은 가정들
▲구호품을 전달받은 가정들 ⓒGCR
구호품을 전달받은 한 피난민 여성은 “당신의 손길이 우리에게 닿았다.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구해주었다”며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구호 활동은 폭력과 분열이 만연한 내전 상황에서 종교적 차이를 뛰어넘어 전개돼 현지 사회의 관심을 모았다. 수단의 지역 교회들이 극도로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기독교인과 무슬림을 구별하지 않고 구호품을 배포한 것이다.

현지의 한 목회자는 “이번 구호를 통해 기독교인뿐 아니라 지역 사회 전체가 축복을 받았다”며 “이로 인해 무슬림 주민들 사이에서 교회에 대한 새로운 존경심이 생겨났고, 그 결과 수백 명의 무슬림이 이슬람을 떠나 기독교로 개종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GCR은 현지 신자들이 기독교인과 무슬림 이웃 모두를 돌볼 수 있도록 교육해 왔다. GCR은 “폭력과 분열이 만연한 세상 속에서도 교회의 ​​헌신적인 봉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르푸르 지역의 인도적 위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폭력을 피해 민간인들은 계속 도망치고 있으며, 식량 부족 사태도 악화하고 있다. 현지 교회들은 고아와 과부, 부상자, 피난민 가족들을 돌보고 있지만 자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GCR은 국제사회를 향해 긴급한 연대와 지원을 호소했다. GCR은 “큰 개인적 위험을 무릅쓰고 봉사하는 지하 신앙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폭력을 피해 계속 도망치는 피난민 가족들, 특히 어머니와 아이들을 위해, 다르푸르에 평화와 정의가 임하도록, 지역 신자들의 담대한 증거를 통해 더 많은 생명이 구원받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