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에서 PNN은 양날의 검과 같은 역할을 한다.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에서 PNN은 양날의 검과 같은 역할을 한다. ⓒflickr
PNN(뉴런주위망)과 주요 신경정신질환

(1) 조현병(Schizophrenia)

PNN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분야 중 하나이다.

∙ 관련 기전: 조현병 환자의 사후 뇌 조직 검사 결과, 전두엽 피질과 해마 부위에서 파발부민(PV) 인터뉴런을 감싸는 PNN의 밀도가 현저히 낮은 것이 발견되었다.

∙ 영향: PNN이 부족하면 PV 뉴런이 산화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전기적 발신 활동이 불규칙해진다. 이는 감마파(Gamma oscillation) 동기화를 방해하여, 인지기능 저하와 환각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2) 알츠하이머병 및 인지장애(AD)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에서 PNN은 양날의 검과 같은 역할을 한다.

∙ 보호 효과: 초기 단계에서 PNN은 신경세포 주위를 감싸 독성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Aβ)의 응집으로부터 뉴런을 물리적으로 보호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 문제점: 하지만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특정 효소들이 PNN을 과도하게 분해하게 되며, 이는 시냅스 손실과 기억력 감퇴로 이어진다. 반면, 일부 연구에서는 PNN을 인위적으로 분해했을 때 뇌의 가소성이 회복되어 일시적으로 기억력이 향상되는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여 현재 활발히 연구 중인 분야이다.

(3) 우울증 및 스트레스(Depression과 Stress)

만성스트레스는 PNN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킨다.

∙ 가소성 저하: 만성스트레스는 뇌의 특정 부위(편도체 등)에서 PNN을 과도하게 강화시킨다. PNN이 너무 단단해지면 뇌가 새로운 긍정적 경험을 학습하거나 기존의 공포 기억을 지우는(소거) 능력이 떨어지게 되어, 우울감이나 불안이 고착화될 수 있다.

∙ 치료 기전: 항우울제(예 SSRI)가 PNN의 농도를 조절하여 뇌를 다시 가소성이 높은 상태로 되돌림으로써 치료 효과를 낸다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편도체 내의 PNN은 억제성 뉴런을 감싸 과도한 불안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편도체 내의 PNN은 억제성 뉴런을 감싸 과도한 불안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pexels
전두엽과 해마에서의 PNN의 역할

전두엽과 해마는 인지기능과 감정조절의 핵심 센터이며, 이 영역에서 PNN(신경세포 주위 망상구조)은 각기 고유하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상담학적 관점에서 이는 ‘의사결정의 고착과 기억의 저장’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1) 전두엽(Prefrontal cortex)에서의 PNN의 역할

전두엽, 특히 내측전두엽(mPFC)의 PNN은 고등인지 기능과 감정 억제 회로의 안정성을 담당한다.

∙ 인지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 조절: 전두엽의 PNN은 성숙할수록 인지적 유연성을 감소시킨다. PNN이 견고해지면 한번 형성된 사고방식이나 전략을 바꾸기 어려워지는데, 이는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돕지만 때로는 ‘인지적 경직성’의 원인이 된다.

∙ 공포소거(Fear Extinction)의 유지: 전두엽은 편도체의 공포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전두엽의 PNN은 ‘공포소거’ 기억(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학습)을 저장하고 보호하여, 과거의 트라우마가 재발하지 않도록 억제 회로를 고정한다.

∙ 사회적 행동 및 억제 통제: 파발부민(PV) 중간 뉴런을 감싸는 PNN은 전두엽의 흥분/억제 균형(E/I Balance)을 맞추어 충동을 조절하고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유지하게 한다. PNN은 이처럼 단순한 구조물을 넘어 ‘정신건강의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다.

(2) 해마에서의 PNN의 역할

해마는 학습과 기억의 중추이며, 이곳의 PNN은 기억의 형성보다는 기억의 고착화와 안정성에 기여한다.

∙ 장기기억의 안정화: 해마의 CA1, CA3 영역에 분포하는 PNN은 시냅스 가소성을 적절히 제한하여, 새롭게 형성된 기억이 다른 자극에 의해 쉽게 지워지거나 변형되지 않도록 보호한다.

∙ 신경발생 조절: 해마의 치상회(Dentate Gyrus)는 성인기에도 새로운 신경세포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이곳의 PNN은 새로운 세포가 기존 회로에 안정적으로 통합되는 과정을 조절하는 미세환경을 제공한다.

(3) 편도체에서의 PNN의 역할

정서와 공포의 센터인 편도체는 감정, 특히 공포와 불안을 처리한다. 이곳의 PNN은 한번 각인된 공포가 쉽게 사라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 공포 기억의 파수꾼: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성인이 되어서도 강렬한 이유는 편도체의 PNN이 해당 공포 회로를 물리적으로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적인 상담만으로는 변화가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 치유적 시사점: EMDR(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이나 노출 치료와 같은 강렬한 개입은 편도체 내의 PNN을 일시적으로 약화시킨다. 이 가소성의 창이 열렸을 때, 공포 반응을 억제하는 새로운 신호를 입력해야 한다.

∙ 억제성 뉴런(PV)의 보호: 편도체 내의 PNN은 억제성 뉴런을 감싸 과도한 불안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뇌치유상담은 PNN을 무조건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병리적 회로의 PNN은 튼튼하게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전두엽과 해마의 PNN 연구 결과는 ‘왜 나쁜 습관이나 기억이 잘 변하지 않는가’에 대한 생물학적 답변을 제공한다. <계속>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손매남 박사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