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기독교 연구원(CSCA) 18차 세미나
▲광교산울교회 중앙계단 앞에서 CSCA 18차 세미나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CSCA
아시아 기독교 연구원(CSCA)이 현장 선교사와 국내 목회자, 신학자들이 함께하는 CSCA 18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다문화 시대의 선교적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지난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경기도 수원 광교산울교회(이문식 목사)에서 진행된 세미나에는 총 38명이 참석해 다문화 선교 전략과 사례, 미래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세미나 발제에 참여하지 않은 목회자들이 개회 예배와 아침 예배 설교로 섬겼으며, 다른 참석자들이 사회와 기도 순서를 맡았다. 발제는 40분간 진행됐으며, 질의응답 시간을 20분간 가지며 궁금증을 풀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시아 기독교 연구원(CSCA) 18차 세미나
▲CSCA 3대 원장 김영진 선교사가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CSCA
양덕훈 선교사(GMS 태국)는 ‘세계화 후기 시대의 다문화 환경을 통한 세계 선교’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경제, 문명과 문화, 지식과 정보, 종교라는 4분야의 세계화 과정에서 빚어진 다문화 현상을 집중 조명하며, 기독교 선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했다. 이 발제에서 양 선교사는 “청빈, 평등, 지혜, 영성을 갖춘 사역자들과 더불어 약자로 치부되는 다문화 이웃들이 선교 주역으로 당당히 헌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경호 선교사(GMS 라오스)는 ‘라오스 이주민 근로자를 위한 TWO Way 선교전략’을 발표하면서 라오스와 한국 양쪽을 오가며 예배 공동체를 개척하는 새 모델을 소개했다. 사업 전문인이기도 한 허 선교사는 ‘외국인 근로자 의향 파악-출국 전 신뢰 형성-한국 근로 경력 6개월 이전의 만남-한국어 의사소통과 신앙교육 강화-한국 내 근로계약 연장 의사 파악-라오스 귀국 후의 비전과 삶의 계획 수립 협력-귀국 후의 삶과 만족감 향상’ 등으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최규정 선교사(GMS, SIM)는 ‘한국교회의 이주민 선교의 현황과 과제’라는 발제를 통해 관련 통계를 상세히 소개하고 “비정주 이주민에서 정주 이주민으로의 선교 방향 전환, 성육신적 사역 전환, 이주민 교회와 선교지 한인 선교사와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주민 사역자의 리더십을 강조하며 “이주민 교회의 주체는 이주민 자신이어야 한다”고 지적하여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 기독교 연구원(CSCA) 18차 세미나
▲숙소에 머물며 간소한 아침 식사로 교제하는 참석자들 ⓒCSCA
장훈태 교수(백석대 은퇴 교수)는 ‘다문화 시대의 선교적 도전과 기회’라는 이번 세미나 주제로 발제했다. 장 교수는 다문화에 관한 성경적 기초, 성경 속 다문화 인물들의 삶, 다문화 사역자로서의 예수와 바울을 언급한 후, “다문화 시대의 선교적 도전은 노동력, 문화적 다양성, 종교 갈등, 인구 감소가 있으며, 그에 따른 선교적 기회로는 다문화 교회의 요건, 정체성 유지, 다문화 구성원 간의 조화, 다문화 선교의 구체적 실천 방안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건상 교수(전 GMS 아프리카 선교사, 풀러신학원 교수, 현 총신대 교수)는 ‘성경적 선교의 이해와 실천’이라는 발제를 통해 “선교의 트라이앵글, 곧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선교’, ‘하나님 자신의 선교적 본질을 구현하는 교회의 선교’의 관점이 중요하다”고 역설한 다음, “선교적 차원이라는 교회 활동을 넘어, 신앙과 불신앙의 경계를 넘어서는 의도적 행동으로서의 선교, 성령의 권능을 받아 복음을 들고 온갖 경계를 넘는 ‘선교의 교회’가 행할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이영 집사(사랑의 교회 안수집사)는 ‘성도로부터 시작된 사랑의교회 이주민 사역’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다. 권 집사는 “이주민 선교를 위한 기도 모임으로 2015년 시작된 이 사역은 교회 선교부 안에 커뮤니티로 등록해, 이주민들의 긴급한 요청 중 하나인 한국어 교육 사역을 추진했다”며 “지금은 서울과 경기도 14개 이주민 센터나 다른 교회에도 한국어 교사를 파견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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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예배에 이승혁 IDMN 대표가 설교하고 있다. IDMN은 2024년부터 CSCA를 협력하고 있다. ⓒCSCA
장인식 선교사(FMB 태국 선교사)는 ‘이주민 선교(다문화 선교)의 효율성 증가를 위한 국가별 사역 네트워킹 구축 전략에 따른 제언’을 발제하며 이주민 선교의 춘추전국시대를 이루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점들과 그 대안들을 제시했다. 장 선교사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종족별, 종교별, 사회그룹별 사역 전략이 필요하고, 이러한 전략 구축 과정의 성공과 실패 요인들을 살펴봐야 한다”며 “나라별로 모범적 사역 샘플을 표집해 분석하고 네트워킹과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국 교수(연세대)는 ‘한국의 재정착 난민 제도와 당사자의 경험’이라는 발제를 통해 한국 정부가 취한 인도주의적 배려와 정책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이 재정착 제도는 한국이 일본보다 앞서 시행하고 있는 매우 선진적인 제도”라며 “때로는 난민들에게 선물과도 같은 이 제도가 그들에게 마음의 부담(빚)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우리의 필요가 아닌, 그들의 필요와 당사자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 다문화 사역자들에게도 곱씹어봐야 할 하나의 쟁점을 제시했다.

세미나 후에는 전체 참석자들이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과 함께 자문위원인 문상철 박사, 이상국 교수, 장훈태 교수와 선교사 대표로 태국 침례교 교수인 장인식 선교사가 패널로 나서 이번 세미나에 관한 총평과 향후 CSCA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았다.

아시아 기독교 연구원(CSCA) 18차 세미나
▲세미나 총평을 하는 자문위원들. 왼쪽부터 이상국 교수, 장훈태 교수, 문상철 박사, 장인식 선교사. ⓒCSCA
자문위원들은 “이번 세미나가 유익하고 좋았다”, “연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이구동성으로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실천가능한 내용을 다뤘으면 좋겠다”, “쉽게 찾을 수 있는 통계 자료보다는 선교사들만이 발굴할 수 있는 1차 자료들을 토대로 연구를 진행하면 좋겠다”(문상철), “주제에 맞춰 부주제를 특정하고 발제자를 한정해 좀 더 심도 있는 발제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민족, 국민이라는 통상적 개념과 틀을 넘어 다문화, 이주민들을 사역 대상이 아닌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여겨야 할 것”이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GMS 본부에서 2017년부터 3년간 사역하고, 라오스 현장에서 14년간 섬긴 CSCA 3대 원장 김영진 선교사는 “이 연구모임의 특징은 순전히 선교사들의 자발적 참여와 재정 분담으로 운영한다는 점”이라며 “대부분 예산은 운영위원들의 연회비와 세미나 참석자들의 참가비로 충당하되, 숙소와 회의실 임대를 위해 부족한 재정은 이 모임의 산파 역할을 했던 KGAM 선교부(대표 송진호)의 지원으로 해결한다”고 밝혔다.

아시아 기독교 연구원(CSCA) 18차 세미나
▲아이디미션 네트워크에서 제작해준 CSCA 세미나 현수막
김 원장은 “올해 세미나는 특별히 광교산울교회가 세미나실과 숙소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재정적 부담을 크게 덜어주었다”며 “또한, 다문화 이주민 사역에 남다른 열정으로 섬기는 아이디미션 네트워크(IDMN, 이승혁, 박미은 공동대표)가 책자 준비, 현수막 제작, 간식 준비, 헌금 등으로 CSCA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종종 자문위원들과 운영위원들도 식사나 음료수를 번갈아 대접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진 원장은 “현장의 쟁점들과 고민을 발제 소논문으로 정리해 자료로 남기는 선교사들과 신학 교수들, 그리고 국내에서 다문화 선교를 수행하는 다양한 사역자들이 하나가 되어 이러한 세미나를 꾸준히 진행하는 모습 속에서 한국 선교의 밝은 내일을 기대해 본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아시아 기독교 연구원(CSCA, Centre for the Study of Christianity in Asia)은 앤드류 월즈(Andrew F. Walls) 박사의 ‘비서구 세계 기독교 연구원(CSCNEW, Centre for the Study of Christianity in the Non-Western World, 후에 CSWC로 개명)’의 역할에 착안해 서구 선교사들이 힘들어하는 불교와 힌두교 연구에 한인 선교사들이 이바지하면 좋겠다는 강대흥 선교사의 제안으로 2002년 6월 태국 수도 방콕에서 현장 선교사 11명과 교수 1명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불교, 힌두교뿐 아니라 선교 현장의 중요한 쟁점들을 골고루 다루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년 1회씩 태국과 아시아 각국을 번갈아 방문하며 세미나를 진행해 왔다. 초대 원장이었던 강대흥 선교사(현 KWMA 사무총장), 2대 원장 양덕훈 선교사(GMS, KGAM 태국)를 거쳐 현재 김영진 선교사(GMS 라오스)가 3대 원장으로 섬기고 있다. 고문으로 문상철 교수(그레이스 선교신학원), 이문장 목사(새음교회), 이상국 교수(연세대), 장훈태 교수(백석대 은퇴), 조흥국 교수(부산대 은퇴), 최형근 교수(서울신대), 운영위원으로 김경중(말레이시아), 김영진(라오스), 맹갑균(미얀마), 양덕훈, 오영철, 음광민(이상 태국), 장완익(캄보디아), 최재영(스리랑카) 등 현장 선교사들이 연구원을 이끌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