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전야
쇼핑몰 여기저기에서는
가짜 산타들이
지갑을 열기 위해 방울 종을 흔든다
‘메리 크리스마스’ 전광판이 반짝이는
모텔과 여관의 붉은 입으로는
비틀거리는 젊은 남녀들이 들어간다
구세군이 종을 흔드는 지하철역 모퉁이에서는
엎드린 노숙자의 빨갛게 언 손이
지나가는 이들의 눈총에 바들바들 떤다
주점에서는 취객들이
예수를 안주 삼아 입에 올리고
웃음과 조롱의 반주에 맞춰
젓가락 장단을 친다
뒷골목 나이트클럽에서는
조명과 음악에 취한 남녀들이
술잔 앞에 자신을 제물로 내던진다
하늘에서는 예수의 눈물이 함박눈으로 쏟아지며
신분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어머니의 손길처럼 다가와 만인을 어루만진다
교회에서는 따뜻한 캐럴이 울려 퍼지며
사랑과 평화의 빛으로 온 땅을 감싸 안는다
Christmas Eve
Here and there in shopping malls,
Fake Santas
Ring their handbells to coax open wallets.
Under neon signs flashing “Merry Christmas”
Into the red-lit entrances of motels and inns,
Staggering young men and women enter.
At the subway where the Salvation Army rings its bells,
The red, frostbitten hands of a crouched homeless person
Tremble under the glances of passersby.
In taverns, drunkards
Take Jesus as their appetizer,
And click their chopsticks in rhythm,
Raising His name with laughter and mockery.
In the back-alley nightclub,
Men and women, intoxicated by lights and music,
Offer themselves up as sacrifices to their drinks.
From the sky, Jesus’ tears pour down as heavy snow,
Gently caressing everyone like a mother’s hands
Regardless of their status or age.
In the churches, warm carols ring out,
Embracing the earth with the light of love and peace.
김완수 시인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영문학 박사, 시인 겸 수필가, 사단법인 기독교문학가협회 세계화추진위원장, 세계평화문학상, 황금찬 시문학상, 세계시의 기둥상, 타고르 기념 문학상 등 다수. 시집 <감사꽃>, <미친 사랑의 포로>, <대자연의 가르침> 등 다수, 국내 발간 저서 31권, 해외 발간 저서 17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