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양무리교회, 이주민교회를 위한 ‘One Day Live Cafe’ 열어
이주민 선교 위해 이주민교회와 지역 교회의 연합 모델 제시

안산양무리교회 이주민교회를 위한 하루 찻집
▲성탄을 앞두고 안산양무리교회에서 이주민교회를 위한 ‘One Day Live Cafe’(하루 찻집)가 열렸다. 평촌반석교회 공연팀이 바리아름 오카리나 연주를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지난 14일 경기 안산시 고잔동의 한 상가 빌딩 4층에 위치한 40평 남짓한 성전은 이주민교회와 지역 교회 사역자 및 성도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안산양무리교회(김희창 담임목사)의 예배당 강단 위에서는 찬양, 율동, 악기 공연팀 46곳의 공연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10분 단위로 쉼 없이 이어졌고, 강단 아래에서는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은 참석자들이 다과를 들며 공연팀에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안산양무리교회 이주민교회를 위한 하루 찻집
▲성탄을 앞두고 안산양무리교회에서 이주민교회를 위한 ‘One Day Live Cafe’(하루 찻집)가 열렸다. ⓒ이지희 기자
매년 12월 둘째 주 토요일, 성탄절을 축하하는 ‘원데이 라이브카페’(One Day Live Cafe, 하루 찻집)가 올해도 인천, 부천, 시흥, 안산, 안양, 수원, 화성,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이주민교회 20여 곳과 지역 교회 20여 곳이 참여한 가운데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안산양무리교회 이주민교회를 위한 하루 찻집
▲세광교회 혼성 중창단이 찬양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2012년부터 코로나 기간인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올해로 11번째를 맞이한 이주민교회를 위한 ‘하루 찻집’은 처음부터 ‘초청, 환대, 섞임, 누림’이라는 4가지 콘셉트로 진행돼 왔다. 이주민교회와 교파를 초월한 크고 작은 지역 교회를 초청해 환대하고, 온종일 섞이면서 함께 성탄절을 축하하고 누리는 행사로 기획됐다. 안산양무리교회는 교인이 스무 명 남짓한 작은교회로, 음식 준비와 서빙, 진행, 선물, 정리는 뜻을 같이하는 여러 교회가 일손을 돕고 있다. 하루 찻집으로 모은 후원금은 이주민교회와 이주민공동체를 이끄는 사역자들을 지원하는 일에 사용하고 있다.

안산양무리교회 이주민교회를 위한 하루 찻집
▲양문교회 말레이시아 선교팀이 찬양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2011년 안산양무리교회를 개척하여 이듬해부터 성탄절을 앞두고 하루 찻집을 연 김희창 목사는 이날 “나라가 혼란스럽고 경기도 힘들 때, 예수님 성탄의 의미를 밝히고 어려움을 겪는 이주민교회와 국내 이주민 선교사들을 섬기고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자리”라고 행사 취지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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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몽골교회 몽골 합창단이 찬양하고 있다. ⓒ안산양무리교회
이어 “예수님이 오신 이때,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우리의 마음이 가난해지고, 가진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도 더 커진다”라며 “크고 좋은 장소가 아니라 여건이 부족하기 때문에 오히려 참석하신 분들이 더욱 연합하고 서로 돕는 일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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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동행하는교회 공연팀이 중국어 찬양과 율동을 선보였다. ⓒ안산양무리교회
올해 하루 찻집 모금액은 목표했던 2,000만 원보다 더 많은 2,300여만 원으로 집계됐다. 김희창 목사는 “한 이주민교회에 50만 원씩 27개 교회에 지원하고, 유학생과 무슬림 대상 사역자 등 개인적으로 격려해야 할 분들을 위해서도 형편에 따라 30만 원, 20만 원, 10만 원씩 후원해 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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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랑교회 파키스탄 공연팀이 찬양하고 있다. ⓒ안산양무리교회
하루 찻집은 이주민교회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부딪히면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친구가 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라, 파트너로 만나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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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스리랑카교회 공연팀이 찬양하고 있다. ⓒ안산양무리교회
2007년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온 SJIM 안산필리핀교회 기디연 씨(27)는 “두 번째 서빙 봉사인데,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행복하다”라며 “하나님의 기름 부음을 받은 다른 이주민 사역자들을 섬기는 일 자체가 좋은 기회이자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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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46개 공연팀의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안산양무리교회
안산 원곡동교회 김에스더 씨(25)는 “부모님이 원곡동교회를 개척하셔서 중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목회하시고 저는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고 있다”며 “하루 찻집에 두 번 참여했고, 이번에 봉사자로 제의를 받아 참여했는데, 행사를 섬길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2022년부터 매년 하루 찻집에 참여한 오륜교회 고정한 집사는 “보통 이런 일은 큰 교회가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안산양무리교회는 20여 명밖에 안 되는 작은교회”라며 “교회 운영도 쉽지 않을 텐데, 이주민 선교사나 이주민교회를 돕는 목적으로 매년 큰 행사를 열어 왔다. 다른 교회들도 보고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큰 교회도 이주민 선교에 물질 등으로 도와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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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안드레 선교사(GBT), 김희창 목사, 비쏠라이트 사무총장 이범재 장로(분당만나교회)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아랍 난민을 섬기는 공예도 선교사는 “난민들과 그룹으로 하루 찻집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첫 번째”라며 “각국에서 온 분들이 언어는 다르지만 함께 찬양함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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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양무리교회 이주민교회를 위한 하루 찻집 ⓒ안산양무리교회
안산양무리교회 설립 때부터 함께한 진병관 안수집사는 “외국인이라고 색다르게 보고 다를 것으로 생각하는데, 대화를 나누고 보니 우리와 똑같은 사람인 것을 느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더욱 섬기려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작은교회이지만 주님 일을 하면서 혼자서 하지 않고, 여러 교단과 교회에서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라며 “이 행사를 할 때마다 기적이라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하루 찻집에 참여한 김영휘 목사(서울남교회 은퇴목사, KWMA 운영이사)는 “이주민 선교에서 전형적이고 전통적이지 않은 하나의 귀한 사례”라며 “안산양무리교회처럼 발상의 전환을 통해 안목을 갖춘 교회들이 늘고, 이들 교회가 이주민 선교에 적극 동원되어 지역마다 하나님 나라 세워가는 아름다운 일들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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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찻집은 김현남 사모(왼쪽)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영휘 목사가 행사에 참여해 축사를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한편, 양무리교회는 하루 찻집 행사 외에도 많은 후원 물품을 이주민교회에 흘려보내는 ‘축복의 통로’ 역할도 하고 있다. 이번 연말연시에도 쌀, 소고기, 의류, 생활용품, 의약품 등을 지원받아 이주민교회와 이주민 대상 사역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