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기독교 신앙 때문에 매일 약 14명 살해돼
신앙 때문에 심한 박해와 차별 받는 기독교인 3억 6,500만 명
교회·기독교 학교·병원 공격은 작년의 7배, 가옥 공격은 3.7배 ↑

2024 월드와치리스트 기독교 박해지도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전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로 또다시 북한이 지목됐다. 오픈도어선교회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 기독교 박해순위인 ‘월드와치리스트(World Watch List, WWL)’에서 북한은 2002년부터 올해까지, 2022년 한 해(1위 아프가니스탄)를 제외하고 22년간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17일 서울 중랑구 선교회 회의실에서 2024년 WWL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기독교 박해순위를 발표했다. 조사 기간은 2022년 10월 1일부터 2023년 9월 30일까지 1년이다.

북한에서는 신앙을 유지하다 발각되면 공개처형, 관리소 이송, 노동교화형 후 강제 추방 등의 박해를 받으며, 성경책 등 기독교 관련 미디어, 물품을 소지해도 수용소로 보내지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한다. 또 지하교회 교인들의 가족들 역시 연좌제를 적용해 강제 추방한다.

감옥에서 기도하고 있는 북한 성도(실제 상황을 연출한 사진)
▲감옥에서 기도하고 있는 북한 성도(실제 상황을 연출한 사진) ⓒ한국오픈도어
이처럼 북한은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박해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신앙의 대를 이어온 지하 그루터기 신자, 중국에 나갔다가 복음을 듣고 돌아온 신자, 기독교 라디오 방송 등 매체를 통해 예수를 영접하는 신자, 소수이지만 기존 신자들의 전도를 통해 믿게 되는 신자 등 약 40만 명의 지하교회 성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올해 10대 박해국은 북한(1위)에 이어 소말리아(2위), 리비아(3위), 에리트레아(4위), 예멘(5위), 나이지리아(6위), 파키스탄(7위), 수단(8위), 이란(9위), 아프가니스탄(10위)으로 조사됐다.

또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 지수가 높은 10대 폭력 국가는 나이지리아(1위), 파키스탄(2위), 인도(3위), 미얀마(4위), 니제르(5위), 콩고민주공화국(6위), 카메룬(7위), 우간다(8위), 말리란(9위), 부르키나파소(10위)였고, 기독교인이 가정과 사회, 직장 등에서 신앙 때문에 경험하는 불이익과 압박이 심한 10대 압박 국가는 북한(1위), 예멘(2위), 소말리아(3위), 리비아(4위), 아프가니스탄(5위), 사우디아라비아(6위), 몰디브(7위), 에리트레아(8위), 이란(9위), 수단(10위)이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제작된 2024년 월드와치리스트 지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제작된 2024년 월드와치리스트 지도 ⓒ한국오픈도어선교회
한편,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이날 “전 세계에서 3억 6,500만 명 이상(366,554,100명)이 높은 수준의 박해와 차별을 받으며, 최근 5년간 박해받는 기독교인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기독교인 7명 중 1명이 박해 국가에 거주하고, 아시아 기독교인은 5명 중 2명, 아프리카 기독교인은 5명 중 1명, 라틴아메리카 기독교인은 16명 중 1명이 박해 국가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기간, 신앙 때문에 공격받아 죽임당하는 기독교인은 4,998명으로, 매일 약 14명이 기독교 신앙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이 중 82% 이상이 나이지리아(6위)에서 발생하는 등 신앙을 이유로 발생한 살인 건수는 다른 지역보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났다.

교회, 기독교 학교, 병원에 대한 공격은 전년에 보고된 2,110건보다 약 7배나 증가해 14,766건으로 조사됐고, 기독교인들이 구타나 위협을 당한 사건은 전년 29,411건에서 42,849건으로 역시 크게 증가했다. 가옥에 대한 공격은 4,547건에서 21,431건으로 약 3.7배 증가했고, 가옥에서 내쫓기거나 숨은 기독교인은 124,310명에서 278,716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에티오피아(32위)에서는 교회, 학교에 대한 공격 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했고, 부르키나파소(20위), 중앙아프리카공화국(28위)에서는 기독교인 소유의 사업장이 불타거나 약탈, 압수당하는 건수가 급증했다. 이처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기독교인들을 더욱 위험에 빠트리는 요인은 외부 영향으로 강화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들과 독재 정권의 공존이 지목됐다.

이 외에도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중국과 인도에서의 교회 폐쇄 및 공격 증가, 중동과 북아프리카 교회의 급속한 감소, 중남미 니카라과에서 극도로 악화한 박해 상황 등 최신 박해 동향을 전했다.

김경복 한국오픈도어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WWL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복 한국오픈도어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WWL을 설명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사무총장 김경복 목사는 갈수록 전 세계 박해 상황이 심각해지는 데 대해 “올해 박해 지수가 가장 악화된 나라인 라오스를 맡은 한 전문 분석가는 라오스의 박해가 가장 심해지면서 교회가 더 부흥하고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본 후 ‘말씀이 진리’라고 고백했다”라며 “교회가 어려움에 처한다는 것은 교회에 대한 하나님의 저주가 아니라, 교회를 회복하기 위한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어 “박해현장에서 들려오는 박해받는 성도들의 목소리를 우리의 신앙을 깨우는 경종으로 듣고,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깨어나야 한다”며 “박해받는 성도들을 위해 마음을 모아 기도하고, 기회를 내어 그들을 찾아가며,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모든 부분이 마지막 때 하나님의 백성들이 깨어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변화되는 선교 현장에서 한국교회 선교가 적응하려면, 박해 교회에 ‘선교의 운전대를 넘기자’는 발상의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며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한국교회가 박해 현장에 직접 참여할 길들을 제시하려 현장 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황자경 오픈도어선교회 간사는 WWL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식을 확산하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매년 함께 제작하는 ‘어린이 박해지도’의 활용 방법과 효과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