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제일교회 행복한 우리동네 북콘서트
▲김정택 단장이 연주 후 활짝 웃고 있다. ⓒ이지희 기자

“1990년 저는 작곡자, 지휘자, 연주자, 편곡자로 조명받고 박수받으며 지갑에 돈도 많이 들어와서 세상 말로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그해 6월 비가 많이 오던 날, 전도사님이 ‘김 선생님, 요새 어떠세요?’라고 했을 때 제 대답은 이랬어요. ‘죽지 못해서 살죠.’ 예수님을 지식적으로만 알았지 내 삶에 적용이 안 되었죠. 여름에 비 오고 아스팔트 위에 나왔다가 길 잃어버린 지렁이가 나구나, 지렁이 같은 정태가 나더라고요.”

올해 칠순의 작곡가이자 지휘자, 또 복음 전도자인 김정택 SBS 명예예술단장의 간증과 화려한 피아노 연주는 활력과 에너지, 유머가 넘쳤다. 덕분에 90분 내내 모두 웃음이 빵빵 터졌다. 서울 상봉동 은혜제일교회(국제독립교회연합회 소속, 최원호 담임목사)에서 진행된 ‘행복한 우리동네 북콘서트’(매·마·토·2)에 초청된 김 단장은 함성과 박수 등 리액션이 있어야 할 시점에 조금이라도 분위기가 가라앉을라치면 얼른 피아노로 달려가 썰렁해질 때마다 친다는 겨울동요 ‘고드름’을 연주해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은혜제일교회 행복한 우리동네 북콘서트
▲김정택 단장은 예수님을 진정으로 만나기 이전과 이후의 변화된 삶에 대해 증거했다. ⓒ이지희 기자

김정택 단장은 1970~80년대 밤무대와 방송계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던 유명 음악가였다. 8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배재중, 서울예고, 서울대 음대, 일본 무사시노대학을 졸업하며 클래식 음악을 오래 해왔지만, 장르의 경계를 넘는 크로스오버도 주저하지 않았다. 천성이 흥이 많고 낙천적인 성격도 한몫했던 것 같다. 현숙의 ‘정말로’(1981), 전영록의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1987), 인순이의 ‘밤이면 밤마다’(1992)를 비롯해 300곡이 넘는 히트곡을 내고 20만 곡을 편곡하여 부와 인기를 쌓았다. 그런 그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뒤엔 즉각 밤무대 생활을 중단하고 크리스천으로서 새 삶을 살게 되었다. 이후 SBS 합창단, 무용단, 관현악단을 총괄하는 예술단장으로 활약하게 된 김 단장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분장실, 대기실에서도 예수 복음을 증거하는 신실한 전도자의 길을 걸었다.

2년 6개월 전에는 갑자기 구강암이 찾아왔다. 지금까지 36차례나 항암 치료를 받은 김 단장은 입천장을 들어내 발음이 새고, 머리털이 빠지고 구토가 나는 등 항암 부작용으로 몸에 힘은 빠졌지만, 그럴수록 물 마시는 일과 같은 작은 일상에 더욱 감사해하고 오늘도 행복하기로 스스로 결심하여 살고 있다고 했다. 투병 중에도 은혜제일교회 북콘서트에 참여해 열정을 불태운 김 단장에게 성도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은혜제일교회 행복한 우리동네 북콘서트
▲김정택 단장이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으로 찬양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김정택 단장은 “저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교회에 다니셔서 효도하는 마음으로 저도 교회를 다녔다. 어렸을 때 가장 많이 듣고 좋아했던 노래가 ‘예수 사랑하심은’이었다”라며 “제가 암하고 안 어울리는데, 약하니까 암에 걸렸다. 그러나 예수님은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다”면서 ‘예수 사랑하심은’의 가사를 음미하며 찬양하기 시작했다. 이어 김 단장은 “세상의 사회생활에서는 돈과 권력이 없거나 좀 약하면 사실은 외면한다. 그것은 세상의 법인데, 하나님 나라의 법은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연약할수록 하나님이 더욱 귀히 여기신다”면서 “그 믿음으로, 오는 12월 말 날짜와 시간을 조절해 크리스천과 넌크리스천이 은혜제일교회에 올 수 있는 시간을 만들 테니 많은 분을 모시고 교회에 오면 좋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김 단장은 이날 공연 약속과 함께 은혜제일교회에 헌금도 전달했다.

김정택 단장은 또한 가정과 사회생활에서 행복한 사람은 ‘리액션을 잘하는 겸손한 사람’이라며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는 딸과 아들은 하나님 앞에서 반응하는 사람이다. 자연과 우주를 보며 위대한 예술가이자 창조주이신 하나님께 반응하는 마음으로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함께 부르자”고 하여 다 함께 찬양했다.

김정택 단장은 예수님을 진정으로 만나기 이전과 이후의 변화된 삶에 대해서도 증거했다. 김 단장은 “1990년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하나님이 주신 재능이 제 것인 줄 알고 세상 노래를 많이 만들었다”며 “예수님을 만나 뵙고 나서는 신나는 노래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밤노래를 안 만든다. 세상 말로 행복할 때인데, 전도사님에게 ‘죽지 못해 산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지식적으로만 알았지 제 삶에 적용이 안 됐다. 저는 ‘예수님 믿으면 천국 간대, 예수님 믿으면 죄 사함 받는대’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종교인이었다”며 “나무가 땅속에 뿌리를 깊게 내려야 줄기, 잎, 열매도 나오는데, 나무가 땅 밖에 있으면 고목(枯木)이 되는 것과도 같다”고 말했다.

은혜제일교회 행복한 우리동네 북콘서트
▲최원호 목사가 이날 받은 은혜를 나누고 있다. ⓒ이지희 기자

또 “여름 어느 날 길을 가는데 지렁이가 아스팔트 위에 나와 있었다. 땡볕에는 희망이 없어, 나뭇가지로 집어 땅에 놓아주는데 앙탈한다. 그런데 그 지렁이가 나구나 생각했다”며 “땅속에서 밖으로 나오면 말라 죽고, 새가 잡아먹고, 자동차에 깔려 죽는데, 하나님의 말씀, 성령이 없으니 말라가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정택 단장은 “저도 7학년이 넘었다. 1990년 예수님을 영접하고 거듭남이 있었으나 오래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타성에 젖는데, 음악도 마찬가지”라며 “전 그런 (타성에 젖은) 인생도, 신앙생활도 너무 싫어한다. 하나님께서 그것을 아시고 구약에 나오는 흔드는 제사 ‘요제’와 같이, 저를 사랑하셔서 다시 한번 흔들어 땟물을 다 빼게 하셨다”고 간증했다.

그러면서 “구겨지고 찢어지고 더러워도 5만 원은 5만 원이듯, 세상 속에서 너무 열심히 살다 보니 때도 묻고 찢어지고 불편해도 하나님의 자녀이다. 암이 불편할 뿐이지 불행하지 않는 이유는 전능하신 하나님이 24시간 저와 함께하시기 때문”이라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은혜제일교회를 힘껏 동역하고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혜제일교회
한편, 이날 북콘서트는 강세정 집사(강앤리한복연구소 원장)가 인도하고 도은혜 일렉바이올리니스트가 찬양 연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최원호 목사는 “저도 지금까지 살면서 오직 감사, 또 감사한 것밖에는 없다. 그리고 오직 예수 천국, 예수 구원밖에 없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최 목사는 오는 10월 28일 탤런트 하희라 권사를 초청하게 됐고, 12월 김정택 단장과 예술단의 공연 제안으로 북콘서트를 계속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은혜제일교회는 오는 8월 26일 ‘유튜브 떡상의 비밀’의 저자 전상훈 박사, 9월 23일 ‘요들 언니’ 이은경 회장, 10월 28일 탤런트 하희라 권사를 초청한다. 매·마·토·2는 누구나 무료로 참석 가능하며, 전화(02-433-0697)로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