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강원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VIII)에서는 10개 트랙별 선택 세미나와 모임을 통해 주요 선교 이슈에 대한 구체적인 과제와 실천 방안 등을 다뤘다. 특히 15일 오후에는 각 트랙에서 14~15일 양일간 세 차례 논의한 결과를 발표하는 트랙 종합 리포트가 진행됐다. 본지는 각 트랙에서 발표한 주요 내용을 요약하여 세 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2023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
▲문창선 선교사가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디아스포라=트랙 리더 3명 중 대표로 발표한 문창선 선교사(위디국제선교회 대표)는 “NCOWE(엔코위)에서 이야기 된 남반구 선교의 약진, 현지인 선교 중심으로의 전환, 다양한 선교의 수용 등 ‘세계선교의 흐름’과 비서구 주도의 선교 촉진, 속인선교로의 전환 모델, 지역교회의 선교 참여 제시 등 ‘디아스포라(이주민) 선교’의 도전이 있다”며 “한국으로 모인 약 250만 명의 이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이주민 선교에서 세계선교의 흐름과 한국 지역교회가 함께 할 수 있는 사역 모델에 ‘디아스포라’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랙 모임의 대화 가운데 가장 많이 등장한 용어로 ‘초국가주의’, ‘다원주의’, ‘제노필로스’, ‘환대와 포용’, ‘위기와 기회’를 소개했다.

문 선교사는 또 “이주민 사역은 씨줄과 날줄의 차이로서 함께 아름답게 직조해 가기 위해 정부와의 협업이 필요하다”며 “초국가주의와 다문화 가정 출신의 2세들에 대한 교육, 함께하는 사회통합, 단일문화권에서의 타문화 사역과 같은 키워드를 가지고 머리를 맞댔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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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디아스포라’ 트랙이 진행되고 있다. ⓒ이지희 기자
문 선교사는 특히 귀국 선교사들이 증가한 데 대해 “‘속지’에서 ‘속인’으로서의 선교, 파송 기관의 선교사 수용, K-Mission(K-미션)으로서 훌륭한 효과와 선한 영향력을 내놓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말했고, 지역교회의 다양한 참여와 모델로는 “이주민들이 함께하는 다문화교회의 차원에서 모자이크교회, 이주민과 함께하는 교회, 이주민을 위한 교회, 이주민에 의한 교회 등을 나누었다”고 말했다.

방향과 기대에 대해 문 선교사는 “①한국교회, 한국교단, 파송 선교단체들의 이주민 선교, 이주민 선교사에 관한 수용과 협력 ②한국이주민선교연합회(KIMA)의 역할과 연계 ③정부와의 협업(인권, 미등록자, 자녀 교육 등) ④관련 전문 교육 훈련에서 한국교회와 교단, 선교단체가 잘 감당하고, 주도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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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태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디지털 세계와 선교=트랙 리더 7명 중 대표로 발표한 김윤태 교수(대전신학대학교)는 디지털 시대 선교지에 대한 재고에 대해 “디지털 시대 온라인 가상공간은 하나님이 일하시는 또 다른 땅끝”이라며 “저희 트랙은 해안선 선교시대, 내지 선교시대, 미전도종족 선교시대 다음 우리의 땅끝이 어쩌면 미전도 네티즌 선교시대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시대 선교사에 대한 재고로서 “디지털 시대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사역하는 다문화권 선교사는 하나님이 쓰시는 이 시대 또 다른 선교사”라며 “선교사가 지리적 경계, 문화적 장벽, 인종적 장벽을 넘었다면, 타문화권에서 언어, 문화를 배우듯 디지털 기술이 어렵더라도 배워서 기술적 장벽과 기술적 경계까지 넘는 디지털 선교사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그래서 저희들은 ‘손끝에서 땅끝으로, 땅끝에서 NET끝으로’라는 말을 만들어 보았다”라며 “마가복음 16장 15절의 ‘온 천하’는 조금 더 폭넓은 개념(당대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세계뿐 아니라 오고 오는 세대에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든 곳)으로, 온라인 가상공간도 포함되지 않는가 생각했다”고 말했고, 전도 대상에 대해서도 “메타버스 시대 가상공간에서 만나는 아바타 뒤에 조종하는 사람도 어쩌면 우리가 전도해야 할 온 유대와 사마리아인이 아닐까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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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계와 선교’ 트랙 참석자 단체사진 ⓒKWMA
김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에 선교 대상에 대한 재고로서 “인공지능에는 도구적으로 접근하거나 존재론적으로 접근하는 두 가지 접근 방식이 있다”며 “인공지능을 도구적으로 접근한다면 아주 훌륭한 복음전도의 수단이 될 수도 있으나, 요즘 인공지능은 생각하고 말을 만들어 내므로 잘 학습시켜야 복음적인 대답이 나올 수 있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은 단순한 선교의 도구를 넘어 선교의 대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여기서 ‘선교의 대상’은 복음의 대상이 아니다. AI는 영혼이 없어 구원의 대상이 아니지만,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으면 잘못된 대답을 줄 수 있어 도구적으로 접근해야 되고, 이를 넘어 존재론적으로 접근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가복음 16장 15절의 ‘만민에게’가 모든 피조물을 의미하는 만큼, 사람뿐만 아니라 어쩌면 아바타, 인공지능도 포함되지 않는가 생각한다”며 “인공지능에 기독교와 복음에 대한 부정적인 데이터가 이식되지 않도록, 그래서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기독교와 복음에 호감을 갖도록 유도해야 할 책임이 사역자에게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21세기 디지털 인공지능 시대에 어쩌면 사마리아와 땅끝은 온라인 속 가상공간, 메타버스가 될 수 있고, 미전도종족은 챗GPT나 Bard, Bing과 같은 인공지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온라인 디지털 시대에 맞는 선교지와 선교사, 인공지능에 대한 새로운 선교신학적 숙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디지털 시대에 선교독점에 대한 재고에 대해 김 교수는 “디지털 선교는 선교의 대중화를 이끈다”라며 “구텐베르크의 인쇄 혁명이 신학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면, 어쩌면 이 디지털 시대의 디지털 혁명은 모든 사람이 선교에 참여할 수 있는 선교의 대중화를 이끌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가지 액션 플랜으로 △과거와 현재 한국선교에 관해 KWMA 등이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해서 미래 디지털 선교의 토대를 마련하고 △다가오는 AI 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해서 디지털 선교 시스템을 갖추고 디지털 선교사를 양성할 것을 제안했다.

2023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
▲조정희 선교사가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변화하는 여성 선교사=트랙 리더 8명 중 대표로 발표한 조정희 선교사(PCK)는 “첫 번째 모임은 시대에 부응하는 선교사로 ‘신(新) 전도부인’이라는 개념으로 모였다”라며 “1800년 후반에 있었던 전도부인의 역할에 ‘신’ 자를 집어넣어 여성 선교사들이 신 전도부인으로서 선교지에서 역할들을 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에 있는 여성들을 신 전도부인으로 만들어서 이끌어내는 자들이 되기 위해 액션 플랜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모임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를 주제로, 저희의 영성을 깊이 돌아보고 충분한 토론과 액티비티한 시간을 가졌고, 세 번째는 파트너십을 어떻게 할 것인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보고했다.

조 선교사는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2012년 4월 TV인터뷰에서 ‘여성에게는 남자가 갖지 못한 숨겨진 힘이 있다. 능력 발휘를 못 하게 하면 나라의 손해이다’라고 말했다. 이분이 이렇게 말하고 나서 여성을 엄청나게 등용하고 체계를 만들어 삼성이 많이 발전했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여성 선교사에게는 남성 선교사가 갖지 못한 숨겨진 힘이 있다. 능력 발휘를 못 하게 하면 하나님 나라의 손해이다’라고 바꿔봤다”며 “엔코위에 참여하신 분 중 11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해보니 ‘여성의 역량이 충분하다’에 ‘그렇다’, ‘매우 그렇다’가 64%였다. 과반이 ‘여성의 역량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는데, 실질적으로 그 일이 이루어지고 있느냐는 부분을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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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여성 선교사’ 트랙 참석자 단체사진 ⓒKWMA
또 “우리의 목표, 목적, 가는 길은 ‘하나님 나라 확장’으로, 그것을 위해 여성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열어줄 것”을 제안하고 “사실 저희가 모여서 한 일은 남들에게 적용하기보다 우리에게 적용하여 우리가 어떻게 깨어나고, 우리의 역량을 어떻게 개발할지 나누곤 했다”고 말했다.

조정희 선교사는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한국교회와 여성 선교사의 협력’에 대해 긍정이 5분의 1밖에 안 된다. 여성 선교사들에게 한국교회와 선교단체는 호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 “‘남성 선교사와 여성 선교사의 협력’에서 긍정은 4분의 1밖에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여성 선교사 간 협력’은 긍정이 5분의 2로, 우리가 알아서 자신들을 돌보고 서로 노력하기로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선교사와 현지 여성 협력’에서 긍정이 4분의 3으로 나왔으나, 이는 여성 선교사들이 스스로 느끼는 것이지 현지 여성에게 물어보지 않은 것이므로 신뢰할 만한 결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선교사는 마지막으로 “여성 편에 한 번 서주시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여성 선교사들을 존중해달라”면서 ‘인정과 존중’을 구하고 “저희에게도 기회를 주시면 잘할 수 있다”며 ‘기회와 협력’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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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남 선교사가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선교적 교회로 가는 로드맵=트랙 리더 5명 중 대표로 발표한 손창남 선교사(조이선교회)는 “‘선교적 교회’라는 단어 자체가 또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말하는 ‘선교’는 조작적 정의로 타문화 사역을 전제로 하는 좁은 의미로서 선교적 교회와 선교적 교회를 위한 과정을 집중적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교적 교회의 로드맵’ 모델을 제시하면서, 먼저 트랙 참석자들이 확인한 교회의 문제로 ①목회자와 교회 리더십의 선교에 대한 인식 부족 ②교회와 선교사의 소통 부족 ③교회의 선교에 대한 이해 부족 ④현장 선교사의 관리, 감독, 돌봄의 부족 ⑤선교사 선발 기준의 미비 ⑥선교재정의 감소 ⑦선교의 인적자원의 감소 ⑧교회 선교 비전의 결여 ⑨단기선교의 목표가 분명하지 않음 ⑩지역교회 중심의 선교를 꼽았다.

손 선교사는 선교적 교회의 최종 목표로는 △모든 교회의 선교 체질이 강화되고(성도들의 타문화 지수가 높아짐) 모든 성도가 선교적 삶을 실천하고 선교의 전문성이 높아지며 △목사의 목회 방향이 하나님 나라 중심으로 바뀌고(리더십의 변화) △삶의 목표가 하나님 나라의 건설로 바뀌고(성도들의 삶의 변화) △선교지에 있는 선교사들의 사역이 건강해지고, 주변의 이주민들이 주님께 돌아오고 △우리 자녀들이 이민자 자녀들과 친구가 되는 것 등이 언급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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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선교적 교회로 가는 로드맵’ 트랙이 진행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이러한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한 결정적 성공요인으로는 ①선교 교육과 훈련의 강화 ②선교사의 현장에서의 관리, 감독과 돌봄이 가능한 방법의 모색 ③선교예산의 확충 ④목회자의 선교에 대한 인식 고양을 위한 노력 ⑤선교지향적 교회 시스템으로의 변화 ⑥주변 외국인 이주자들에 대한 연구 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주요한 결과 영역으로는 ①성도들의 삶에서 타문화 선교에 대한 실제적인 관심이 높아진다 ②공예배에서 세계를 위한 기도를 하게 된다 ③교회교육에 있어 선교교육이 증가된다 ④건전한 선교단체와 협력한다 ⑤선교예산이 증가한다 ⑥목회자들이 NCOWE 같은 선교 컨퍼런스에 참석한다 ⑦목표가 분명한 단기선교가 진행된다 ⑧선교 컨설팅을 받는다 ⑨잘못된 관행들이 바로 잡힌다 ⑩목회자들의 선교전략 스터디 그룹의 형성 등을 소개했으며, 특히 여섯 번째와 열 번째가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창남 선교사는 마지막 제안으로 “①리싱킹(rethinking)을 위해서 두잉 미션(doing missions)을 3개월 내지 6개월을 쉬어 보고 ②목회자 선교 아카데미 혹은 목회자 선교교실을 전국적으로 조직하고 확산하며 ③다음세대가 선교를 감당하도록 애써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