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선교연합회, 군선교 현장 사역자 대상 설문조사
군종목사·군선교사가 바라본 연합회 사역 평가와 제언
진중세례(침례) 지원은 절반 이상 ‘긍정적’
진중세례신자 지역교회 연결은 절반 이상 ‘부정적’
사랑의 온차 등 위문사역은 대체로 ‘긍정적’
군종목사·군선교사 지원은 응답자에 따라 평가 엇갈려
군종목사와 군선교사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군선교 현장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기독교군종교구)를 비롯하여 한국교회에 적극적인 소통과 공감, 지원을 요청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선교연합회는 올해 군선교연합사역 50주년을 맞아 군선교 현장 사역자들에게 군선교연합회 주요 사역에 대한 평가와 향후 사역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지난 6월 10일부터 21일까지 12일간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는 군종목사 46명, 군선교사(군선교교역자) 24명 등 총 70명이 참여했다. 현재 군선교 현장에 군종목사 260여 명, 군선교사가 600명 가까이 되는 점을 감안하면 설문 참여율은 저조했지만, 군선교연합회 사역에 대한 현장 사역자의 의견을 묻는 첫 설문조사로서 큰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다. 설문 결과는 군선교신문 최신호(370호)에 게재됐다.
이번 조사 결과, 군종목사와 군선교사들은 군선교연합회의 진중세례 지원사역과 건축사역, 위문사역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진중세례신자의 지역교회 연결과 군선교 현장 지원 부문에서는 아쉽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응답자에 따라 건축사역과 현장 지원 부문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군선교연합회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20년까지 25년간 진행된 비전2020실천운동 기간 누적 세례자가 약 407만 5,073명이었다. 비전2020실천운동과 관련해 군선교연합회도 “세례 성과는 성공적이었으나 지역교회 연결은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고 여러 차례 평가한 바 있다.
응답자들은 군선교연합회의 진중세례 지원사역에 대해 57.1%(매우 잘했다 15.7%, 잘했다 41.4%)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진중세례 지원사역은 당연한 지상명령이며, 진중세례식을 통해 장병들이 대대교회에 참석하게 되고 한번이라도 복음을 접하면서 전도의 기회를 제공하고 열매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진중세례 지원사역의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과실이 분명히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보통이다’(21.4%), ‘아쉽다’(14.3%), ‘매우 아쉽다’(7.1%)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구원의 확신 검증과 충분한 교육 없이 세례의 기준을 낮추면서 질적 세례가 아닌 양적 세례로 흐르게 된 점, 진정성이 부족하게 된 점 등을 꼬집었다. 이런 이유는 양적 실적에 집착하면서 자기만족 또는 후원단체를 만족시키는 데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지난 수십 년 간 시대가 달라지면서 이제 진중세례 사역의 패러다임과 모델 역시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도 눈에 띄었다.
군인교회 건축 사역에 대해 응답자의 45.7%(매우 잘했다 12.9%, 잘했다 32.9%)가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이들은 이 사역을 통해 손길이 닿기 어려운 격오지에도 교회가 세워지면서 1004 군인교회의 틀을 갖추었고, 건축된 군인교회에서 장병들이 복음을 듣고 회심하고, 예배하며 신앙생활을 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통이다’(30.0%)라고 답한 응답자 중 5분의 1 정도는 “연합회의 건축사역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몰라서 ‘보통’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건축절차 및 매뉴얼 부재, 검증되고 신뢰할 만한 건축 업체 선정, 무허가 종교시설 관리 어려움 등을 토로하기도 했다.
응답자의 24.3%(아쉽다 14.3%, 매우 아쉽다 10.0%)는 ‘부정적’으로 보았는데, 군인교회 건물에 대한 전수조사 부족과 지원 사항에 대한 매뉴얼이 없을 뿐 아니라, 건축 지원 결정 과정의 투명성 여부, 기존 교회의 유지보수 지원 부족 또는 건축비 지원 미흡 등을 지적했다.
진중세례신자의 지역교회 연결은 비전2020실천운동의 사역 성과에서 미흡한 점으로 계속 지적받아온 것으로, 비전2030실천운동은 이를 보완하여 기존 세례운동과 더불어 파송(연결)에 중점을 두고 추진 중이다.
‘매우 아쉽다’(28.6%), ‘아쉽다’(27.1%)라고 응답한 이들은 지역교회로의 연결이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실제 시행된 사례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열매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는 응답이 많았다. 돌봄 시스템과 결연 데이터가 없다는 지적, 자대 군교회와도 연결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보통이다’(27.1%)라고 답한 경우, 세례 후 사후관리 부족, 코로나로 지역교회로의 연결이 더욱 어려웠다는 의견이 나왔다.
‘잘했다’(15.7%)라고 응답한 이들은 한국교회와 동역하는 기회의 장으로서 높이 평가했고, 검증된 지역교회 확인 및 연결의 제한, 개인정보보호로 인한 한계로 어쩔 수 없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연결을 진행해본 결과 신자의 의지가 약한 것이 가장 문제였다’, ‘실제 군에서 세례받은 청년들이 교회에 등록했다’는 경험담 등을 나누기도 했다.
◇ 사랑의 온차 등 위문사역, ‘잘했다’ 41.4%, ‘아쉽다’ 24.3%
겨울철 장병들을 위한 ‘사랑의 온차 보내기’ 등 위문 사역에 대해서는 41.4%가 ‘잘했다’(매우 잘했다 12.9%, 잘했다 28.6%)라고 평가했다.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매번 넉넉하게 사랑의 온차가 지원되면서 장병들도 좋아하고, 사역자들도 장병들과 직접 접촉을 하면서 부대 선교에 실제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근무 형태의 변화 등 군선교 환경이 달라지면서 활용도가 이전보다 낮아졌다거나, 장병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지면서 다른 대안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통이다’(34.4%)라고 답한 경우, 장병들의 선호도가 반영되지 않은 제품은 빼고 선호하는 품목으로의 변경이 필요하며, 물품 금액만큼 사단급 교회에 지원하는 방안 등이 언급됐다. 전방 부대에서는 사랑의 온차가 상당히 인기가 있었으나, 역시 장병들의 급여가 높아지고 부대 환경이 좋아지면서 물질적인 지원 사역에 대한 한계와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부정적’이라고 대답한 24.3%(아쉽다 15.7%, 매우 아쉽다 9.6%)는 보여주기식 행사에 치중한다거나 집행 내역의 정확한 공개를 요구하는 비판적 의견과 함께, 역시 시대가 달라지고 군 상황도 변화하면서 이미 현실성을 잃은 사역 대신, 역량을 다른 곳에 쏟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가 나왔다. 위문에 도움이 되지만 양이 너무 많다거나, 지원 부대가 편중되어 후방 부대도 사랑의 온차를 요청한다는 의견, 반대로 요즘 장병들이 차를 마시지 않아 비용 대비 효용이 없고 전방에도 이제 필요성이 거의 사라져 사역 예산을 다른 곳에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군선교연합회의 군종목사, 군선교사 지원을 ‘긍정적’(매우 잘했다 4.3%, 잘했다 28.6%)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은 교단 연합 후원기구로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지원해온 점을 인정하며, 사역하는 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 필요한 곳에 군선교사를 파송하고 군선교사 관리 및 교육을 잘했다는 의견과 군종목사와 군선교사의 정기모임 등이 활성화되었다는 의견, 이단 문제에 공동대처를 해주었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보통이다’(31.4%)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지원 혜택을 받지 못했다거나 서로의 필요가 다른 점 등을 지적했다. 무엇보다 현장과의 소통과 변화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기 때문에 설문조사 등으로 현장의 소리를 반영해 현실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적시 적절한 군선교사 충원, 정책 지원, 대형교회 청년사역과 콘텐츠 연결 등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아쉽다’(15.7%), ‘매우 아쉽다’(20.0%)라고 대답한 응답자들은 민간 군선교사에 대한 지원 부분에 대해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이 질문에서는 군종목사와 군선교사의 응답 차이가 두드러졌다. 군종목사의 34.7%는 ‘잘했다’라고 답하고, 47.8%는 ‘보통이다’라고 답했으나, 군선교사들은 ‘잘했다’(16.6%), ‘보통이다’(16.6%)라고 응답한 비율이 눈에 띄게 낮았다. 반면, 군종목사들은 ‘아쉽다’(10.8%), ‘매우 아쉽다’(10.8%)의 비율이 적었으나, 군선교사는 ‘아쉽다’(25.0%), ‘매우 아쉽다’(37.5%)의 비율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군선교사들은 실제적인 지원이 매우 미흡하거나 편중된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제대로 지원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 군선교연합회가 현장과의 소통과 변화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 군선교연합회가 더욱 집중해야 할 사역도 ‘군종목사·군선교교역자 지원’
응답자들은 앞으로 군선교연합회가 집중해야 할 사역으로 단연 ‘군종목사, 군선교사 지원’(41.4%)을 꼽았다. 특히 설문에 응답한 군선교사의 70.8%가 ‘군종목사, 군선교교역자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고, 군종목사는 26.0%가 이같이 답했다.
그다음 중요한 과제로 파악된 것은 ‘기독교군종교구로서의 역할’(24.3%)이었다. 이 항목에서는 군종목사의 28.2%가 중요하다고 답했고, 군선교사는 16.6%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 외 주요 사역 과제로 미디어 사역(7.1%), 진중세례신자 지역교회 연결(7.1%), 건축사역(4.3%), 진중세례사역 지원(4.3%) 순으로 나타났다. 청년 전문 양육 지원 및 플랫폼으로서 역할 제안과 보여주기식 행사는 지양하고 내실 있는 사역을 해야 한다는 충고도 있었다.
◇ 군선교연합회의 군종목사, 군선교사, 군인교회 지원 방안은?
군선교연합회가 군종목사와 군선교사, 군인교회를 지원하는 방식을 묻는 주관식 답변에도 역시 ‘소통’과 ‘사역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로의 필요와 수요를 파악하고 기본적인 선교나 사역 철학을 논의하는 소통과 공감이 우선돼야 불필요한 지원은 줄이고, 부대 환경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때 군선교연합회가 앞장서서 주도하기보다는 행정 및 사역 지원의 역할을 통해 섬김의 리더십을 갖추고, 필요시 한목소리를 내면서 군종목사나 군선교사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뿐 아니라 재정 지원이나 민간교회, 후원자와의 연결, 인적자원 연결, 선교프로젝트 발굴 및 지원, 건축 사역 강화, 현역이 할 수 없는 영역 지원, 정기적인 교육의 장 마련 등의 역할을 감당할 것을 요청했다. 교육적 지원과 변화하는 군선교 현장에 맞는 대안 연구 및 제시, 구체적인 매뉴얼과 모범 사례 제시, 교단 혹은 지역교회와 연결을 위한 집중 홍보, 불성실 군선교사 해촉 또는 민간 성직자에 대한 검증 위촉 및 지원 등도 언급됐다.
◇ 군인교회 활성화 방안은?
군선교 현장에서 영적 전투의 최일선에 있는 군종목사와 군선교사들은 군인교회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역시 소통과 협력, 기도와 관심, 실질적 지원 확대, 섬김의 자세 등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소통과 협력을 위해서는 군종목사, 군선교사들이 상급부대에서 정기적 기도회를 열거나 지역단위, 거점단위 연합사역을 활성화하는 방안, 연 1회 이상 예배와 컨퍼런스 등을 하며 소통하는 시간과 기회를 늘려가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사역자들이 군선교에 헌신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가 마련되고, 종교활동에 대한 실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군선교사들의 역량 강화, 제자 양육, 소그룹 사역 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럿 나왔다.
군인교회 지원을 위해서는 노회, 민간교회와 연결 및 자매결연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장병들의 관심과 눈높이에 맞는 문화 콘텐츠·미디어 콘텐츠 지원, 각 군인교회의 소개 홈페이지 제작, 위문예배 콘텐츠 개발 등도 언급됐다. 우수한 군선교사들을 확보하고 장병들의 질적 양육에 집중해야 하며, 각자 한 알의 썩어지는 밀알이 되는 겸손과 섬김의 자세로 연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