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는 양강도 소식통의 말을 빌려 “지난 7일 혜산시의 ⭘⭘초급중학교 한모(14) 학생이 남조선 영화 ‘아저씨’를 시청하다 체포됐다”며 “이 학생은 영화 시청 5분 만에 단속됐는데, 14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작년 북한이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한국 영화나 녹화물, 편집물, 도서, 노래, 그림, 사진 등을 직접 보고 듣거나 보관한 자는 5년 이상, 1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징역형)에 처하도록 했다.
이 매체는 북한이 미성년자인 한 군에게 이 법을 동일하게 적용한 점은 ‘어리다고 봐주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전했다.
이뿐 아니라, 지금까지 한국 영화, 드라마가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 적잖이 유행을 끌었다는 점을 인지한 북한 당국이 단 5분 시청에도 중형을 선고하며, 엄격한 법 적용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2주 전에도 함경북도에서 한국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구입해 시청한 중학생이 무기징역, 이를 돌려본 중학생들이 5년의 노동교화형 등 처벌을 받았고, 드라마를 유통한 주민은 총살된 바 있다.
학생의 부모 역시 ‘연좌제’로 처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법 제34~38조에는 ‘자녀들에 대한 교육교양을 무책임하게 하여 반동사상문화범죄가 발생하게 된 경우 10~2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지난 2월 신의주에 거주하던 10대 남학생이 음란물을 보다 적발돼 부모가 함께 농촌 지역으로 추방된 사례를 볼 때, 이번에도 단순 벌금형이 아닌 추방이나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 소식통은 “최근 들어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 활동이 어느 때보다 거세지고 있다”며 “아이가 중형을 받으면 혈통이 문제라는 판단에 부모도 과중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은 작년부터 황해북도 승호리, 평산군, 평안북도 피현군 등 세 곳에 정치범 수용소를 신설하여 외국 드라마, 영화를 시청하거나 외국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과 가족까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자로 잡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