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틀랜타 프라미스교회 담임 최승혁 목사가 21일(이하 현지시간) 주일설교를 통해 최근 지역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 “그 동안 미국 내 인종차별 대응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한인과 아시아 커뮤니티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라면서 “인종차별에 대한 대항은 이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우리의 일이 됐고 이것은 우리 뿐만 아니라 우리 자녀들을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미국 내에 확산되고 있는 아시아 혐오 정서에 대해 “안타깝게도 요 근래 미국에서 동양인을 미워하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 특히 이제는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욕을 하고, 아시아 어메리칸을 향한 폭력이 점점 증가하는 중”이라면서 “이제는 폭언에서 그칠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폭력이 행해지고 있고 며칠 전에는 실제로 동양인을 표적 삼은 총격 사건이 있었다”며 이번 애틀랜타 총격사건이 아시아 혐오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최 목사는 “우리가 미움을 받고 있다. 일부 무지한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동양인 잘못, 동양인 책임이라는 생각을 갖고 ‘차이나 바이러스’라 부르면서 ‘동양인들 너희 때문에 지금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면서 “전혀 알지 못하는, 한 번도 본적 없는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피부색만 가지고 욕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나타냈다.
특히 최 목사는 이번 총격 사건으로 인해 한인 커뮤니티가 그 동안 소극적이었던 인종차별에 대한 자세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슬픈 뉴스를 접하면서 저는 지금까지 한인들이, 아시아 커뮤니티가 이런 부문에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면서 “그동안 우리의 문제가 아닌, 흑인 문제, 히스패닉의 문제이고 우리와 별 상관없다 생각하고, 동참해야 할 때 우리가 동참하지 않고 관심이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목사는 “성경에선 악을 선으로 갚으라고 했지 악을 외면하라, 덮어두라 하지 않았다.악에 대응하고 반응하라고 하셨다”면서 “바로 그 말씀에 순종할 때가 온 것”이라고 인종차별에 대항해 한인 커뮤니티가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 목사는 “지금까지 순종하지 않고 우리 관심 밖에 있었다. 대응하길 원치 않고, 없는 일처럼 여기길 원했지만 더 이상 그렇게 할 수 없는 일이 됐다”면서 “우리 뿐 아니라 우리 자녀들을 위한 일이다. 피부색과 외모 때문에 우리 자녀들이 계속 인종차별을 당하면서 거꾸로 가는 것 처럼 여겨지는 미국 사회에서 동양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더 억울하고 심한 일을 당할 수 있게 됐다”면서 경각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최 목사는 “(인종차별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다. 이것이 우리가 구원을 이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아무 문제없이 편하게 살 때에는 구원을 이루는 일에 소홀할 수 있지만 이제 악에 대응해 선으로 악을 갚아야 한다”면서 “우리 자녀들에게도 악은 선으로 갚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교회가 될 수 있길 바란다. 미움을 받기 때문에 구원을 이뤄갈 수 있게 되었다. 인종차별로 인해 우리의 영적 신분을 더 절실히 실감하며 입체적으로 재확인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틀란타연합장로교회 손정훈 목사는 21일 설교에서 이번 총격 사건과 관련, “옆 사람이 불행한데 나 혼자 행복할 수 없고, 옆 사람이 아픈데 나 혼자 건강하다고 다닐 수 없다”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 있다. 이 사실을 깊이 돌아보게 하는 사건이 지난 화요일(16일) 애틀랜타 일대에 일어났다”고 언급했다.
손 목사는 팬데믹 이후 미국 내 벌어졌던 아시아 혐오범죄 사례에 대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어떤 태국 출신 할아버지가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져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뉴욕에서 어느 노인이 칼에 찔려 사망했다는 이야기 들어도, 지역에서 일어난 증오범죄라 생각하고 마음을 생각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그런데 우리 동네에서 피해자가 생겨나고 희생자 상당수가 한국계라는 것이 알려져서 우리 모두가 경악했다”고 놀란 마음을 전했다.
이에 손 목사는 “이제 먼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생각했던 우리들에게 이 문제는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님을 깨닫는다”면서 “말씀을 묵상하며 인간 안에 내재된 죄의 본질 문제를 깊이 돌아볼 수 있길 바란다”고 아시아 증오범죄와 인종차별에 이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임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