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전으로 시리아 국내 난민만 6백만 명 추정
국내 크리스천도 180만 명에서 80만 명으로 감소귀환 난민과 국내 난민의 생활 여건 개선 보장해야
전쟁 트라우마 치유, 국민 권리 위한 헌법 수정해야ISIS 등 잔학 범죄자들에 책임 물어 범죄 과격화 예방
북동부와 북서부 무장충돌 시 인권 침해 즉각 중단
3월 15일 시리아 내전 발발 10년을 맞아 한국오픈도어는 시리아 재건과 치유, 화해를 위한 국제오픈도어의 정책 제안 내용을 공개했다. 국제오픈도어는 정책 제안에서 특히 전쟁 전 시리아 크리스천이 약 180만 명에서 현재 80만 명으로 100만 명이 감소한 상황을 보고하며 “시리아 크리스천들과 기타 소수자들에게 동등한 존엄성과 인권을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시리아는 1946년 프랑스의 식민 지배에서 독립했으나, 사회주의 바트당의 하페즈 알 아사드가 1970년 정권을 잡고 2000년 사망할 때까지 대통령으로 통치했다. 그의 아들 바샤르 알 아사드는 국민투표로 차기 대통령에 당선돼 2007년 재임, 2014년 세 번째 임기에 들어갔다. 국제오픈도어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시리아 반정부 시위는 지역적, 국제적 세력까지 가담하면서 10년이나 지속되는 전쟁상태를 가져왔다”며 “이로 인해 수십만 명이 희생되었고 수백만 명이 난민이 되었다”고 밝혔다.
내전이 시작되기 전 시리아 인구는 2,300만 명이었고 민족적, 종교적으로 다양한 구성원들이 있었다. 인구의 74%는 수니파 무슬림, 13%는 알라위와 기타 무슬림 소속이며, 3%는 드루즈교도, 8%가 크리스천이었다. 그러나 내전으로 엄청난 수의 시리아 난민이 국내외로 발생했고, 모든 민족적, 종교적 공동체에 깊이 영향을 끼쳤다.
국제오픈도어는 “2021년 3월 현재 무장충돌은 시리아 북동부와 북서부 지역으로 한정되었으나, 10년간 전쟁의 여파로 시리아인들은 긴급인도주의 구호 대상이 되었고 기간시설과 경제의 긴급복구가 요청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보건, 교육, 주택, 식량 부족이 악화되고, 수백만 명이 실업과 빈곤으로 고통받고 있어 인도주의적 구호에 의존해야 한다”며 “6백만 명 이상(유엔난민기구 통계)인 국내 난민이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치유, 회복을 포함한 시리아 재건 이뤄져야
국제오픈도어는 “전쟁 전 시리아에 살고 있던 약 180만 명의 크리스천 중 현재는 남은 이들은 80만 명이 안 되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이 위기 상황에서 교회와 기타 종교기관들은 인인도주의적 지원, 트라우마 케어, 교육, 생계 프로젝트와 기타 필수적인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시리아인들이 전쟁의 잿더미에서 일어나 소망을 갖도록 도왔다”고 알렸다.
국제오픈도어는 시리아 재건 방안으로 “기간시설에 한정되어서는 안 되며 치유와 회복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으로 깊이 분열된 사회적 관계망이 새롭게 세워지도록 도와야 한다”며 “이는 전쟁의 희생자들을 인정하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을 포함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시리아에 지속될 수 있는 평화와 안정이 오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전쟁이 불러온 또 다른 폐해는 종교 간, 민족 간 분파주의의 악화이다. 2012년 개헌된 시리아 헌법 3조는 ‘대통령이 무슬림이어야 하며 이슬람법이 사법의 근간이어야 한다’고 공표한다. 그러면서도 같은 조항에 ‘국가는 모든 종교를 존중하고 공공질서를 해치지 않는 모든 종교의식을 행할 자유를 보장한다’고 하고, 42조는 ‘법에 맞는 신앙의 자유를 보호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더욱이 1953년 시리아 가족법 48조는 ‘무슬림 여성과 비무슬림 남성의 결혼을 불법’으로 정한다. 비무슬림 남성이 이슬람으로 개종해야 무슬림 여성과 결혼할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민법 264조는 ‘비무슬림이 무슬림의 유산을 상속받을 권리를 박탈’한다. 시리아 형법에는 이슬람에서 타종교로 개종하는 것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지만, 이슬람법인 샤리아법에 의해 개종을 사회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국제오픈도어는 “개인이 종교나 신념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필수적이고 분리할 수 없는 기본권”이라며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26조는 국가가 인종, 피부색, 성별, 언어, 종교, 정치적 견해에 따라 차별하는 것을 금지한다. 시리아는 ICCPR 가입국으로서, 법규정과 법집행에 있어서 국제인권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10년 이상 충돌과 전쟁을 겪은 크리스천 공동체들은 이제 시리아에서 동등한 권리를 가진 완전한 국민으로 취급받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리아 크리스천들은 이라크와 시리아의 ISIS(이슬람국가), 알-누스라 등 이슬람 단체들의 공격 대상이 되어왔다. 이중 ISIS는 2014년 라카(Raqqa)를 장악하면서, 크리스천들과 기타 소수 종교인들에 대한 많은 규제를 발표했다. 이슬람 지역에 사는 비무슬림들이 내야 하는 세금인 ‘지즈야’ 납부, 종교적 상징물의 공개적 전시 금지, 교회 종소리 금지, 공개적 기도 금지 등을 포함한다. 그러고 나서 ISIS는 크리스천들에게 3가지 선택권, 곧 이 조건들을 준수하든지, 이슬람으로 개종하든지, 이 조건들을 안 지키고 죽음을 무릅쓰든지 중 하나를 택할 것을 강요했다. 이는 ISIS 지배 지역에서 크리스천들이 대거 탈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국제오픈도어는 “ISIS가 들어오기 전 라카에는 1만3,000명 이상의 크리스천이 있었지만, 현재 남아있는 크리스천들은 80명도 안 된다”며 “ISIS 대원들은 교회를 공격하고 파괴하고 크리스천들을 납치, 살해, 강간하고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말했다. 또한 소수 종교 민족집단인 야지디족에 대한 만행은 인종청소에 가까운 것으로, ISIS에 납치된 많은 야지디인이 아직 행방불명 상태다. ISIS는 전투에서 패배한 후에도 시리아 북동부에서 민간인들을 공격하며 여전히 활동 중이다. 한 예로 2019년 11월 아르메니아인 카톨릭 신부와 그의 부친이 IS에 살해됐다.
국제오픈도어는 “ISIS와 기타 이슬람 단체들이 저지르는 잔학 행위는 잘 알려져 있다”며 “이들의 잔혹한 범죄 행위로 말미암은 피해자들과 시리아인 전체의 트라우마가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잔학 행위 범죄들은 국제 평화와 안정도 위협한다. 이들에 대한 국제법 기준에 맞는 기소와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져 피해자들에게 정의가 보장되고, 앞으로의 잔학 행위가 예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10월 미국이 북동부 시리아에서 철수를 발표하자, 이번에는 터키가 이 지역에 등장하여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 여파로 라스 알 아인(Ra’s al-Ayn) 시에 거주하던 50여 크리스천 가정이 터키가 지원하는 군대가 도시에 진입하기 전 탈출을 결심했고, 현재는 겨우 몇 가정만 남았다. 터키 군인들은 크리스천 마을을 습격하여 집들과 그 도시의 3개 교회(Saint Thomas Church, Saint Mary Magdalene Church, Saint Hagop)를 약탈했다. 남은 크리스천들도 군인들의 위협을 받고 결국 도시를 떠났다. 한 크리스천 남성은 “군인들이 보는 앞에서 내 집의 물건들을 약탈해 갔다”고 전했다. 국제오픈도어는 “이러한 인권침해는 크리스천들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야지디족과 쿠르드족들에 대해서도 이슬람으로의 강제 개종 요구와 함께 자행되었다”고 전했다.
한편, 국제오픈도어는 시리아를 위해 5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첫째 시리아 국민, 특히 귀환하는 난민들과 국내 난민들의 인간다운 생활 여건 개선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후원 국가와 기관들은 후원 기회들을 유연하게 활용하여, 다양하고 신뢰할만한 비정파적 단체들(종교기반 단체, 지역 기반 단체)이 수행하는 프로젝트들을 통합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오픈도어는 “식량, 식수, 필수의약품, 정신적 안정과 화해를 위한 심리적 케어, 난민 가운데 공동체 재건, 재활, 주택 수리와 수입 창출 사업 등과 같은 프로젝트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타국가와 기관들은 시리아 정부에 부과한 제재가 시리아 국민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조사하여 인권침해를 증가시키거나 인도주의적 구호 접근을 막거나 전쟁으로 파괴된 기간시설 재건을 억제하는 조치들은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둘째, 시리아 정부와 전쟁 관련 당사자들과 국제사회가 지역적, 국가적 단위에서 전쟁 후 공존과 화해를 위한 도구들을 세우는 것이다. 국제오픈도어는 “진실위원회, 배상프로그램, 임시재판소들과 같은 기구들을 세워 전쟁과 갈등으로 야기된 트라우마를 치유해야 한다”며 “과거의 잘못들을 인정하는 한편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 사회적 관계성 강화를 목표로 하는 과정, 피해자의 소리를 듣고 그 고통에 응답하며 소외되었던 공동체들이 통합되고 자신감을 갖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제오픈도어는 “1953가족법 48조와 민법 264항목을 수정하여 ICCPR 18조와 26조에 있는 대로 국제 인권 기준과 일치하는 권리를 보장하라”며 “종교와 신앙을 선택 및 변경할 권리가 국가와 국민에 의해, 또한 법적으로, 실제적으로 존중되도록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넷째, 범죄의 무처벌을 종식시키고 피해자들에게 정의가 실현되며, 잔학 행위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시리아 정부와 모든 관련 당사자와 국제 사회가 공동노력으로 ISIS의 잔학 행위 범죄의 책임을 묻는 것이다. 국제오픈도어는 “이 과정은 국제인권기준을 완전히 준수하는 가운데 진행하라”고 말했다.
다섯째, 시리아 북동부와 북서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무장충돌 당사자들의 인권 침해 행위를 즉각 중지하라는 것이다. 국제오픈도어는 “이 지역에서, 특히 종교적 소수그룹들에 행해지는 자의적 자유 박탈, 살해, 강제추방, 고문, 강간, 성폭력 행위들을 즉각 중지하라”고 주장했다.
한국오픈도어는 “국제오픈도어가 제출한 제안들이 적극 반영되도록 기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오픈도어는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오픈도어는 그동안 시리아 15개 도시에 희망의 센터 40개를 세울 수 있었고, 2013년부터 지금까지 음식꾸러미 100만 개를 전달할 수 있었다”며 “모든 후원자님께 감사드리고, 이 사역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기도와 후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