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도어가 최근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 두려움 속에 떨고 있는 친 주, 카친 주, 샨 주의 크리스천들과 난민 크리스천들, 현지 파트너와 사역자들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미얀마에서는 1962년 네윈 육군총사령관의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가 26년간 1당 독재체제를 이끌었고, 1988년 이에 대항하여 일어난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유혈 탄압하여 최소 3천 명 이상이 사망했다. 2008년 군부는 국제사회의 압박을 의식하여 민주화 일정을 발표했지만, 지난 1일(현지시간) 군부는 작년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자택 감금하고, 또 그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의원들을 구금했다. 10년 만에 다시 정권을 장악한 군부는 쿠데타 이후 시민 불복종 운동이 전개되자 지난 3일 자국 내 페이스북을, 5일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차단했다.
오픈도어 아시아 연락책임자는 “지난 반세기 동안 미얀마 군사정권은 조직적으로 크리스천들을 박해했다”고 말했다. “수십 년간 크리스천들은 군대에 의해 탄압과 위협을 받아왔는데, 너무 외딴 지역에 거주하여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지 못했을 뿐”이라며 “미얀마 군대는 매우 성공적으로 이 지역을 고립시켜왔다”고 말했다.
현지 파트너는 “(1일) 군부가 정권을 잡고 국가지도자들을 구금하면서 전화와 인터넷 같은 모든 통신 수단들은 끊겼다”며 “TV 역시 군대 채널 외에는 다 중단되었고, 휴대폰 서비스도 중단되고 전국의 은행들도 문을 닫았다. 국내에서도 연락이 차단되어 최선을 다해 상황을 모니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오픈도어는 “미얀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내전 중에 있고, 민주주의로의 이행은 더디다”며 “지난 수십 년간 군사정권 아래 있어왔고 크리스천에 대한 박해는 특히 인구의 거의 90%가 크리스천인 친 주, 카친 주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도인 미얀마 군대는 이 지역 주민에 대해 오랫동안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교회를 폐쇄시키고 성도들을 구타했다”면서 “특별히 크리스천이 많은 친 주, 카친 주, 샨 주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전했다.
오픈도어 기독교박해지수인 월드워치리스트(WWL)에서 올해 18위에 오른 미얀마는 군대와 친군부 관료들이 불교 민족주의 정서에 영향을 받아 기독교인을 2류 시민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크리스천들은 정부서비스를 신청할 때 더 엄격한 조건들을 요구받는데, 추가 서류들을 제출하고 신청이 지연되고 때로는 무기한 연기되기도 한다. 경찰도 크리스천이 고발하면 대부분 무시하고,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보다 대출이나 국가 혜택을 받기 어렵다. 크리스천이 대다수인 지역들에서도 정부공무원들은 흔히 불교도다.
불교문화와 전통을 보호해 온 군사정권의 귀환 ‘우려’
오픈도어 현지 파트너 린 형제는 “과거 군사정부는 항상 불교문화와 전통을 보호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교회에 매우 심각한 의미를 갖는다”며 “지금 또다시 교회에 대한 규제가 심해질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린 형제는 “일단 군대가 완전히 장악하면 뉴스는 깜깜이가 될 것이며, 전화와 인터넷을 끊은 것은 앞으로 일어날 일의 예고편이다. 지금 정치경제적 상황이 매우 불안하고 어려우며 위기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다”면서 이번 군사정권의 귀환이 전보다 더 강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얀마 주민은 패닉 상태로, 은행 돈을 인출하고 식료품을 사재기하고 있다. 하지만 곧 돈의 통용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린 형제는 “군부는 화폐평가절하를 단행했던 이력이 있어 이번에도 다시 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국가 경제는 곤두박질치고, 미얀마교회에 대한 해외 재정후원도 은행이 폐쇄되기 때문에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여행도 제한돼 항공기 운항 중단, 도로 봉쇄, 도로 군대 검문이 생겨날 것으로 봤다. 린 형제는 “양곤 주민은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시외로 나가는데 제한이 있었는데 이제 더 엄격해졌다”며 “도로들이 봉쇄되고 군인들의 검문소들이 있다. 다시 한번 심한 감시가 시행될 것이고 이는 현지 파트너들의 움직임을 제한할 것이다. 긴급구호사역도 중단될 수 있다. 국경과 지역경계들도 봉쇄될 것”으로 예상했다.
통신 연결이 조금 회복된 틈을 타 현지 교회들은 오픈도어에 미얀마 교회들이 기도의 무릎을 꿇고 있다고 알려왔다. 또 다른 오픈도어 파트너는 “목사님들은 교인들에게 가정에서 나라를 위해 중보기도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며 “규제가 덜 한 지역에서는 목사님들과 성도들이 교회에 모여 기도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 파트너는 “미얀마 전역으로 볼 때 여전히 대다수의 현지 파트너들이 연락이 안 되고 있다”며 “그러나 성령께서 이러한 때에 교회 지도자들에게 지혜를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라킨 주의 자이 목사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밤에 세 번 이상 하나님께 부르짖었다”며 “우리의 꿈, 희망, 비전, 자유가 다 빼앗겼다”고 말했다. 자이 목사는 “우리 평생은 군사정권 아래서 슬픔, 두려움, 고통으로 가득 찼다”며 “사람들이 전쟁으로 고통을 겪었고, 그때는 일자리도 구하기 어려웠다. 전쟁이 없기를 바랐는데 이번 쿠데타로 너무 낙심된다”고 덧붙였다.
양곤의 오픈도어 파트너 다니엘 형제는 “중앙 정부의 고위관료들이 교체된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며 “이제 코로나 백신 접종 계획도 예정대로 이행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파트너와 사역자들은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지켜보며 하나님이 교회를 보호해주시기를 기도한다”며 “이 새로운 상황의 진전이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해가 되지 않기를 기도해달라”고 부탁했다.
미얀마 크리스천 난민 사역 위기
현지 파트너 데이지는 카렌 주의 정글 속에서 피난생활을 하고 있는 4천여 명의 크리스천 난민을 걱정했다. 정치적 상황으로 꼼짝 못 하게 됐기 때문이다. 데이지는 “그 가운데는 선교사들을 포함해 500명 이상이 바고 지역 키아우끼에 갇혀있다”며 “이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음식, 약품, 옷 모두 필요한데 접근하기도, 연락하기도 모두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픈도어 파트너 민 나잉은 충돌지역에 있는 크리스천과 난민촌 사람들을 걱정하며 “이들은 내전으로 고통을 겪었는데 미래는 불확실하고 우리는 이제 더 낙심되는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기도는 우리가 갈 수 없는 곳에 간다”
한편, 쿠데타 첫날은 전화와 인터넷의 통신이 차단되어 외국과의 접경 지역 일부만 연락이 가능했으나, 이튿날인 2일 오후부터는 주요 도시의 인터넷이 재개됐다고 한다. 전화와 인터넷이 재개되자마자 오픈도어 파트너들은 사역지에 연락을 취했고, 각 사역지는 차분하게, 혹은 공포 속에, 두려움 속에 있다고 응답했다.
사가잉 지역의 한 성도는 “군대가 우리 지역에 들어와 우리는 매우 슬프다. 교회들은 매우 슬프고, 이 상황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했고, 만달레이의 한 목사는 “교회들은 기도하고 있는데, 조용하지만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양곤의 다니엘 형제는 “매우 조용하지만, 사람들은 공포의 떨고 있다. 혼란의 시기”라고 했다.
오픈도어는 미얀마에 성경과 신앙서적, 훈련자료들을 배포하고 생계지원을 하고 있다. 가족, 어린이, 청소년 관련 신앙훈련도 진행한다. 한국오픈도어는 “미얀마에서 교회에 대한 탄압이 강화되지 않기를, 친불교 민족주의 정서가 다시 기승을 부리지 않기를 기도해 달라”며 “미얀마의 평화와 교회와 사역자들, 특별히 더 어려움에 직면할 국내 난민 크리스천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픈도어 아시아 책임자는 “하나님이 이들의 힘과 방패가 되어주실 것을 믿는다”며 “우리의 기도는 우리가 갈 수 없는 곳에 간다”고 강조했다.
또 사역을 위해 양곤 교회로 갔다가 여행 제한에 걸려 못 나오고 있는 오픈도어 파트너 존 형제의 안전한 귀가와 북부지역에 사는 도르카 자매를 위해 기도도 부탁했다. “도르카 자매는 ‘거리 곳곳에 군인이 있고 길모퉁이마다 검문소가 설치됐다’고 전해왔는데 일부 지역에서 인터넷이 차단되고 군소유 텔레콤 회사만 기능이 되어 도르카 자매와의 연결이 다시 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