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도 올림픽 이후 한국 사회는 외국인들을 더 많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저출산 고령화, 한국 제조업의 변화와 국내 대학의 활발한 해외 유학생 유치 활동 등으로 많은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다. 초기에는 정부 차원에서의 장기 체류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 의료지원 등의 시스템이 부족했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이 교회를 찾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지역마다 외국인 센터가 생기고 정부 지원으로 사회통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교회는 예배와 말씀 공부 중심으로 운영하게 되었다.

의정부 태국인 펠로우십교회는 2001년도에 시작하여 몇 명의 사역자를 거쳐 필자 부부가 2007년부터 지금까지 15년째 사역하고 있다. 한국은 돈을 벌기 위해 이 땅에 들어온 외국인들에게 광야와 같은 곳이지만, 교회를 통해 안정을 얻고 도움도 받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만나 인생의 목적을 발견하고 변화된 삶을 사는 이들이 많다. 이들에게 교회는 신앙의 어머니와 같은 곳이다. 태국은 불교도가 95%인 불교국가이다. 불교가 국교는 아니지만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불교문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 더욱이 한국에 노동자로 온 이들은 태국의 소도시나 시골에서 왔기에 교회를 구경하기조차 어려운 이들이 많다. 이들이 한국에 와서 예수를 믿게 된 것은 당초 그들이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깊은 섭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귀국 교인 신앙생활 상태 분석, 태국인 펠로우십교회

문제는 이들이 태국에 돌아간 이후 신앙생활을 지속하는지 여부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우리는 현지를 방문하여 태국인 펠로우십교회 성도들을 현지 교회 지도자들과 연결을 시키기도 하였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발달한 지금은 온라인을 통하여 쉽게 접촉할 수 있다. 이번에 우리 펠로우십교회에서는 한국에서 신앙생활 후 태국으로 돌아간 성도들을 대상으로 신앙생활 지속 여부를 조사하였다. 조사 대상은 우리 교회에 등록하고 2010~2020년 사이에 6개월 이상 신앙 생활한 세례 교인들이다. 연락이 되지 않고 답변이 없는 이들을 제외하고 42명을 조사하였다.

이들 42명 가운데 한국에 오기 전부터 이미 신앙생활을 한 이들은 5명(12%)이고, 나머지 37명(88%)은 한국에 와서 신앙생활 후 세례를 받은 이들이다. 이들 가운데 현재 지속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은 31명(73%)이었다. 그중 이미 태국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온 5명은 돌아간 다음에도 여전히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들은 기독교 가정의 배경인 경우가 많다. 이들을 포함하여 정기적으로 주일 예배를 드리는 이들은 22명(52%)이고, 교회에 나갈 형편이 안 되지만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 이들은 9명(21%)이었다. 신앙생활 지속 여부가 의심스러운 이들은 4명(10%),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한 이들은 7명(17%)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31명은 정기적으로 주일 예배를 드리는 이들과 신앙생활은 하고 있으나 교회를 출석하지 않은 이들을 포함한 숫자이다.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 신앙생활을 지속하지 못한 경우는 다음의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태국의 문화이다. 대도시에 머물면 교회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나 소도시나 시골에는 교회를 찾을 수가 없다. 설령 교회가 있어도 이단인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교회를 멀리할 수 있다. 둘째는 가족의 반대이다. 태국은 불교로 시작해서 불교로 끝난다고 할 만큼 모든 절기가 불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런 상황에서 핍박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셋째는 본인의 신앙 문제이다. 한국에서 세례까지 받았으나 명목상의 신자들도 있다. 이들은 돌아가면 쉽게 신앙의 옷을 벗어버린다. 한국에서는 교회가 필요했기에 나왔으나 돌아가서는 더 이상 도움이 필요 없기에 쉽게 신앙생활을 멀리하기도 한다.

어떻게 도울 것인가?

첫째, 한국에서 신앙지도를 할 때 이들이 본국에 가서 자생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철저한 제자 훈련을 시켜야 한다. 동남아인들이 훈련을 그다지 좋아하는 문화가 아니지만, 그들의 상황에 맞게 훈련을 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지금은 페이스북, 라인과 같은 SNS가 발달해 있고, 이를 통해 교회가 없는 곳에 살아도 얼마든지 본인의 노력으로 영적인 자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다. 그러기에 평소 SNS 같은 수단으로 성경을 공부하고 큐티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상황의 대면, 비대면 예배와 양육을 해야 하는 현재의 상황이 이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훈련의 기회가 된다. 필자의 교회에서는 평일 저녁 9시에 성경 본문을 올리고 서로 적용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성경 말씀을 하루 한 장씩 녹음하여 올리고 나누는 그룹도 있다.

이용웅 선교사
▲이용웅 선교사

셋째, 태국의 지역마다 중요 지역에서 귀국 성도를 돌볼 수 있는 태국인 지도자를 세워야 한다. 이들이 해당 지역의 좋은 지역교회에 정착하여 신앙생활을 한다면 가장 좋고, 그게 안 되는 이들이라면 지역의 책임 교인이 이들을 영적으로 돌보는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들이 지역교회에 잘 연결되어 신앙생활을 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 교회는 태국의 동북부 우돈타니에서 사역하는 산타나 전도사가 이 역할을 잘하고 있다.

250만 명의 외국인이 자기 발로 이 땅에 들어와 있다. 들어온 목적은 각각 다르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소중한 영혼들이다. 이들에게 전도하고 교회로 초대하여 신앙생활을 잘하게 하는 것은 너무 중요하다. 그러나 이들이 돌아간 이후에서 지속적으로 신앙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돌볼 필요가 있다.

이용웅 선교사(의정부 태국인 펠로우십교회, GP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