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다음세대 신앙교육 주도권, 부모에게 넘어가
자녀 신앙교육 핵심은 예배와 말씀…성경적 인지능력 길러야창조부터 사도 바울 전도여행까지 스토리텔링·이미지 연상 활용
유대인 쉐마교육과 하브루타 적용, 가정에서 누구나 할 수 있어오디오북 틀어놓기만 해도 좋아…자녀 학습·진로 선택에도 도움
이해력과 암기력 통한 두뇌계발·공감능력·창의력 높이는 성경공부
한국리서치가 작년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진행한 종교인구 현황에 따르면 개신교인의 10명 중 6명 이상(63%)이 성인이 되기 이전에 복음을 받아들였다. 이중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믿은 경우는 42%, 초·중·고등학생 때 믿은 경우는 21%였다. 어릴 때부터 복음을 접하고 신앙교육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예다.
교회학교는 그동안 미션스쿨, 기독대안학교 등과 함께 다음세대 신앙교육의 주체로서, 지난 세월 한국교회 전도와 부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교회학교는 점차 내리막길을 걸었고 2010년대 들어서는 급속히 감소했다. 2014년에는 한 대형교단이 소속 교회의 절반에서 교회학교가 없다는 통계를 발표해 심각성을 체감하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코로나19 발생으로 모임 자체가 어려워지자 교회학교 사역은 더욱 위축됐다. 반대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지금까지 다음세대 신앙교육에서 보조적 역할을 해 온 가정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한해였다.
당진예빛교회 황만철 전도사는 지난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부모와 교회는 코로나 이후 자녀들의 신앙교육 주도권이 교회에서 가정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모는 주도적으로 교회와 함께 아이들을 어떻게 신앙적으로 기를지 고민해야 하고, 교회는 부모를 어떻게 도울 것인지를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고, 또 다른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 등으로 교회학교도 비대면 방식으로 옮겨간 지금, 가정이 다음세대 신앙교육에 주도적으로 나설 때가 된 것이다. 문제는 전문성과 지식, 경험의 부족으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신앙교육을 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는 부모가 많다는 점이다.
황 전도사는 이에 대해 “20여 년간 다수의 교회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얻은 교훈은 결국 자녀들이 변화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배와 말씀이라는 것”이라며 “교육활동은 아이들에게 일시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데에는 부족했다. 이를테면 신앙교육으로 성품교정은 가능하지만, 성품교육만으로 성품교정은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당진예빛교회는 실력 있는 그림작가를 섭외하여 작년 8월부터 스토리텔링과 이미지 연상을 활용해 말씀을 공부하는 ‘성경 파노라마’ 콘텐츠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시대 자녀 신앙교육의 주체로 떠오른 가정에서 온 가족이 함께 성경을 읽고, 보고, 듣고, 쓰고, 그리면서 배운 말씀을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가정마다 이순신 장군 이야기나 이솝우화, 정글북 이야기 등을 읽고 보고 듣듯 여호수아, 삼손, 다윗, 솔로몬 등의 이야기를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모든 교재와 오디오북 등의 콘텐츠는 무료로 보급 중”이라고 황 전도사는 말했다.
“수많은 프로그램을 시도해 보았는데 사람이 변하는 데에는 한계를 느꼈다. 예배와 말씀이 약하면 활이 과녁까지 힘있게 날아가 꽂히지 못하고, 가다가 떨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지금까지 방식을 살펴보면, 우선 교회학교에서 예배하고 성경을 배우는 시간이 너무 짧다. 가령 매일 꾸준히 성경을 봐야 하는데, 1주일에 한 번 만나 예배하고 성경을 보고 끝내니 변화가 어려운 것이다. 적은 시간이더라도 매일 성경을 보는 것이 1주일에 한 번 많은 시간을 들여 성경을 보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성경을 읽는 것은 성경적 지식 습득의 목적도 있지만, 나의 중심을 매일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학적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매일 성경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래서 매일 성경을 보고 듣고 그릴 수 있도록 이미지와 스토리로 구성된 ‘성경 파노라마’를 개발하였다. ‘성경 파노라마’는 성경적 인지능력을 키워주는데 탁월한 6단계 성경공부 프로그램이다. 성경에 대한 인지능력이 뛰어나면 자녀들이 성경적 성품을 갖게 된다. 성경적 성품은 자기주도학습을 가능하게 하며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결국 자녀 신앙교육에서 예배와 말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고, 예배와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개입하심만이 인간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콘텐츠를 개발했다.”
ㅡ이 콘텐츠의 장점은 무엇인가.
“온 가족이 함께 성경 역사 전체를 통으로 쉽게 배울 수 있다. 다양한 자료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부모가 성경 지식이 많지 않거나 사전교육 없이도 바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성경 파노라마’는 유대인의 쉐마교육과 하브루타 교육 방식을 적용한 콘텐츠이다. 세계적인 인재를 많이 배출하는 유대인들은 가정에서 13세까지 모세오경(토라)을 기반으로 하는 쉐마교육에 집중한다. 그들의 쉐마교육은 이해력과 암기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고, 이를 통해 창의력의 기초가 되는 두뇌계발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유대인에게 성경의 역사는 그들의 역사이며, 말씀도 히브리어로 읽고 암기하기 때문에 우리보다 훨씬 더 이해가 빠르다. 그러나 우리는 성경말씀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성경 파노라마’는 개역개정 성경과 쉬운성경을 비교하여 볼 수 있도록 하였고, 이미지와 스토리를 최대한 활용하였다. 성경의 주요 장면을 그림으로 만들고 스토리를 입힌 후 오디오북으로도 제작하였다. 성경 오디오북은 스마트폰에 저장하여 휴대하고 다니며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배우는 것은 읽고, 보고, 듣는 것이다. 그것을 이해하고 요약하고 암기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으면 비로소 알았다고 본다. 그다음 중요한 것은 배우고 알게 된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믿음을 행함으로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 파노라마’는 배워서 알고 실천하는 과정을 총 6단계로 구성한 콘텐츠이다. 각 단계에서 다루는 성경역사는 ①창조시대(창 1~11장) ②족장시대(창 12~50장) ③출애굽과 광야시대(출애굽기, 민수기) ④가나안 정복시대(여호수아) ⑤사사시대(사사기) ⑥단일왕국 시대(사무엘상·하, 열왕기상 1~11장) ⑦분열왕국 시대(열왕기상 12~22장, 열왕기하) ⑧포로시대와 포로귀환 시대(다니엘, 에스겔, 에스라, 느헤미야) ⑨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 ⑩교회의 형성(사도행전 1~12장) ⑪바울의 1차 전도 여행(사도행전 13~15장) ⑫바울의 2차 전도 여행(사도행전 16~18장) ⑬바울의 3차 전도 여행(사도행전 19~21장) ⑭바울의 4차 전도 여행(사도행전 22~28장)이다.
1단계는 14가지 성경역사에 대한 성경 파노라마 교재와 오디오북을 활용하여 성경을 읽고, 보고, 듣고 이해하는 단계이다. 2단계는 구약과 신약 역사서를 개역개정 성경과 쉬운성경으로 비교하며 읽고 이해하는 단계이다. 3단계는 성경 파노라마 암송 리스트의 성경구절을 암기하기 위해 연령별로 제작한 사각 노트에 따라 쓰는 단계이다.
4단계는 성경 파노라마 암송 리스트의 성경구절을 암기하기 위해 보고, 듣고, 말하기를 반복하는 단계이다. 5단계는 성경 파노라마 색칠하기 교재를 사용해 온 가족이 성경 그림을 색칠하는 단계이다. 6단계는 배운 성경 말씀을 삶에 적용하기 위해 온 가족이 함께 ‘믿음 스토리 노트’를 쓰는 단계이다.
1~5단계에서는 성경의 이해와 암기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두뇌계발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6단계 ‘믿음 스토리 노트’는 표현력, 집중력, 공감능력, 창의력 등을 기르는 유대인들의 하브루타 방식을 적용한 피드백 노트이다. 부모와 자녀가 대화와 토론의 결과를 기록하여 그날 배운 성경말씀을 정리하고, 생활에 적용하도록 도와주는 최상의 도구이다.”
ㅡ성경 역사를 그림으로 그리는 작업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현대적 감각에 맞으면서도 재미있고, 성경의 본질은 떨어뜨리지 않도록 그리기 위해서는 헌신적이고 실력 있는 작가가 필요하다. 그런 작가를 섭외하는 것이 어려웠다. 또 2~3개월에 끝낼 계획이었는데 6개월째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4~5개월은 더 걸릴 것 같다. 그림 장수는 2배로, 기간은 3배로, 예산도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 같다.
지금도 가끔 작가와 ‘성경 역사를 그림으로 그린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줄 알았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단 한 장의 그림도 그릴 수 없음을 고백하며, 이 시간에도 원고 작업과 그림 작업으로 고생하고 있는 당진예빛교회 식구들과 이정준 작가에게 감사드린다.”
ㅡ‘믿음 스토리 노트’에 대해 좀 더 소개해 달라.
“‘믿음 스토리 노트’는 배운 말씀을 생활에 적용하고 평가하기 위해서 만든 노트이다. 노트 내용은 ①설명 서술(성경 스토리 요약 쓰기) ②결심 서술(말씀을 실천하기 위한 결심 쓰기) ③계획 서술(신앙·성품·진로·학습·업무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계획 쓰기) ④3행 기도문(결심과 계획을 위한 3가지 행行 기도문 쓰기) ⑤반성 리스트(하루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회개할 내용 쓰기) ⑥감사 리스트(하루를 돌아보며 하나님께 감사한 내용 쓰기) ⑦감사와 회개의 기도(감사 리스트와 반성 리스트의 내용을 근거로 하루를 정리하며 하는 기도문 쓰기) 등이다. 부모와 자녀가 하브루타 방식으로 대화와 토론을 한 후 기록하는데, 가족 간 소통을 통해 공감능력을 키워주며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과정에서 창의력 또한 얻을 수 있다.”
ㅡ교회학교나 가정에는 어떻게 보급하고 있나.
“전국 교회학교 사역자들과 부모님들이 요청하면 성경 파노라마 교재, 오디오북 파일을 단계별로 메일이나 SNS를 이용하여 무료로 드린다. 출판할 경우 원가 부담이 커져 출판은 별도로 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처음 소량으로 출판한 교재는 소진할 때까지 교회나 가정에 무료로 택배 발송을 하고 있다. 코로나로 아이들이 교회학교에 오지 못하니, 교회학교는 정기적으로 교재 일부를 프린트하여 가정마다 나눠주면 된다. 오디오북은 모바일을 통해 각 가정에 보내주면 된다. ‘믿음 스토리 노트’는 소책자로 제작해서 보급할 계획이다.”
ㅡ많은 예산과 시간, 노력을 들여 개발한 콘텐츠를 무료로 나눠주는 이유는?
“당진예빛교회의 사역목표는 한국교회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하는 것이다. 이 사역의 시작과 과정, 결과는 모두 하나님의 은혜이다. 우리는 하나님께 거저 받았으니 거저 나누는 것이 성경적 원리라고 믿는다. 또한 다음세대 교육을 하고 싶은데 재정이 없어 못 하는 교회가 없길 바라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신 당진예빛교회 사역에 동참하고자 하는 교회와 개인의 후원금, 헌금으로 콘텐츠 개발을 이어갈 작정이다.
콘텐츠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사용하는 사람은 개발자가 아니라 교회나 가정이다. 그러므로 교회와 가정이 원한다면 각각의 필요에 따라 기본 콘텐츠를 바탕으로 맞춤형 교재도 제작해 줄 수 있다. 현재 아산예빛교회(윤정상 목사), 신평장로교회(허병옥 목사), 제주디딤돌선교회(이성모 전도사)의 AI기술신학교와 중국난민학교가 콘텐츠를 공유하며 동역하고 있다.”
ㅡ성경공부를 재미있게 하는 노하우가 있나.
“가정에서 하는 성경공부가 지루하지 않도록 스토리 내용을 최대한 빠르게 전개했다. 만일 더 재미있는 성경공부를 원한다면 성경 말씀과 관계없는 재미있는 활동을 추가하거나 성경공부 시간을 짧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자극적인 인공조미료를 많이 첨가하면 입맛에는 맞을지 모르지만 건강에 좋을 리가 없다. 지루함을 싫어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요즘 아이들의 입맛에 맞추다 보면 성경공부가 주는 유익을 축소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이들도 재미없는 것의 미학, 지루함의 미학을 알아야 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산을 넘어봐야 한다.
그리고 재미는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닌, 가르치는 사람의 기술과 경험의 문제이다. 어떻게 프로그램을 운영하느냐에 따라 재미있을 수도 있고 재미없을 수도 있다. 재미는 프로그램에 대한 흥미 유발의 효과는 있지만, 성과와는 반비례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성경 파노라마’는 개발 과정에서부터 성경말씀 자체를 지향하고 흥미 유발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을 지양하는 데 집중했다.
무엇보다 성경은 아이들이 좋아해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하고 알아야 하기 때문에 가르치는 것 아닌가. 아이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말씀을 보는 가운데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고 말씀의 필요성을 깨닫는 경험을 해야 한다. 결국은 가르치는 사람들의 교육 철학과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부모는 하나님이 주신 권위를 가지고 자녀들에게 올바른 신앙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겠지만, 성경의 본질 또한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말씀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1~6단계를 차례대로 하면 가장 좋겠지만, 가정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단계만 해도 무방하다.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성경 색칠하기만 해도 되고, 학습 활동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성경 오디오북을 틀어주기만 해도 된다. 성경을 꼼꼼하게 공부하기에 앞서 먼저 자녀들에게 성경 말씀을 자주 노출시켜 주는 것이다. 그러면 자녀들은 안 보고 안 듣는 것 같아도 어느 순간 성경 그림과 이야기가 기억이 난다. 그렇게 가정에서부터 성경적 인지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코로나가 수그러들고 아이들이 다시 모였을 때, 집에서 성경을 꾸준히 본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다를 것이다.”
ㅡ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올해 상반기까지 ‘성경 파노라마’ 콘텐츠 개발을 마치고, 실제 활용하면서 교정사항을 계속 반영하여 하반기에는 완성도를 높이려 한다. 아울러 다음세대 교육에 관심 있는 학부모와 교사, 목회자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콘텐츠를 공급하고 피드백을 받으려고 한다.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 시대별로 성경을 경험할 수 있는 성경학교도 열 계획이다. 향후 7시간 분량의 성경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은 소망도 있다.”(문의 황만철 전도사 010-5601-0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