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가 사라진 한국교회의 위기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각 교단은 교회학교 활성화를 위해 목회자 인식 개선, 공과 개발, 가정 연계 방안 마련 등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한쪽에서는 무신론과 유물론, 진화론을 가르치는 공교육에서 벗어나 성경적 가치관과 윤리관을 전수하기 위해 기독교 대안학교와 홈스쿨도 운영되어 왔다. 이처럼 다음세대를 성경적 가치관과 세계관으로 올바르게 양육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다름 아닌 부모와 교회의 긴밀한 연대다. 그래서 가정에서부터 예배공동체, 신앙공동체가 세워질 수 있도록 교회가 부모에 영적, 실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가운데 교회의 모든 1세대가 2세대를 위해 온전히 헌신하는 교회가 있다. 기독교 대안교육을 하는 교회학교이자 기숙사를 운영하는 가족공동체 연합 교회, 강력한 예배 사역과 지역사회를 돕는 이웃사랑 사역으로 새로운 교회 모델을 제시하는 당진예빛교회(황만철 전도사) 이야기다.
당진예빛교회는 시작부터 교회학교 기능을 특화하여 개척됐다. 교역자는 물론 전 부모가 한마음 한뜻으로 동역하면서 다음세대를 기르기 위해 공동체 생활을 한다. 예장 백석 소속 아산예빛교회(윤정상 목사)의 지교회이자 제주디딤돌선교회(이성모 전도사)와 협력관계로, 제주도에서 사역하던 황만철 전도사가 작년 7월 당진에 개척했다.
지난 27일 당진예빛교회에서 만난 황만철 전도사는 “현 상태로는 앞으로 한국교회가 유지도 어렵고 조금씩 교세가 감소하다가 최소 5~10년 사이에 절반으로 뚝 떨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며 “연령별 교회인구 그래프가 과거 삼각형 구조에서 역삼각형으로 바뀌고 있고, 코로나19 때문에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수십 년간 다음세대 대안교육을 위한 연구와 임상 경험을 통해 개척한 당진예빛교회가 다음세대 사역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 원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윤정상 아산예빛교회 담임목사도 “한국교회 다음세대 사역을 위해 교회학교 전문 교회로 분리 독립한 당진예빛교회가 잘 자리 잡아 작은교회 교회학교의 좋은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세대와 다음세대, 주일 온종일 통합예배 드려
당진예빛교회의 주일예배는 부모세대와 다음세대가 함께하는 통합예배이자 부모가 예배인도자와 성경교사 역할을 하는 가족공동체 중심의 예배로 드린다.
주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8시간 30분 동안 진행하는데 △성찰과 각성 △찬양 △신앙고백 △하브루타(점심 식사와 주제별 토론) △성경 배우기(성경 읽기, 성경 암송 등) △간증 △결심 리스트 만들기 △행함 실천 계획표 만들기 △3행 기도문 만들고 기도하기 △대표기도 △헌금기도 △주기도문 등으로 이어진다.
황만철 전도사는 “매일 새벽 5시 30분 새벽예배의 성경 암송과 쓰기, 수요예배의 통합예배 인도자 교육과 성경 교사 교육, 목요일 아버지학교의 성경적 리더십 교육, 화요일 독서토론회의 인문학 독서 교육은 주일 온종일 통합예배가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황 전도사는 “이처럼 예배사역을 통해 1세대와 2세대가 성경을 배우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하여 믿음과 행함이 일치하는 삶을 사는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수 제자 양성하는 ‘3C비전스쿨’ 운영
당진예빛교회가 운영하는 ‘3C 비전스쿨’은 믿음과 행함이 일치하는 성경적 교회학교, 공교육을 돕는 미래형 대안학교를 지향하며, 위대하고 거룩한 예수님의 제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3C’는 ‘인격’(Character) ‘실력’(Competence) ‘헌신’(Commitment)의 영어 첫머리 글자로, 미국 고위 공직자 500명을 선출하는 3가지 인재 선발 기준이자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한 3가지 성품이다. 3C 비전스쿨은 1~6세 유아와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기독교 유아 교육 사역’과 7~19세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성경적 신앙·진로·성품 교육과 자기주도 학습을 통한 통합코칭을 지원하는 ‘기독교 대안 교육 사역’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황 전도사는 “3C 비전스쿨은 2세대들에게 좋은 성품과 태도, 꿈, 성공적인 학습결과에 대해 효과적인 멘토링을 제공하고 있다”며 “또한 자녀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구체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학교 온오프라인 프로그램 ‘보카비전’ 개발 및 보급 사역
한편, 당진예빛교회는 교회학교 프로그램으로 보카비전(vocavision)을 개발해 보급 중이다. 보카비전은 1일 1시간 2년간, 총 8,300단어를 789개의 그림과 스토리를 통해 암기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번 본 것을 사진 찍듯 기억하는 사진 기억, 여러 단어를 한꺼번에 기억하는 통합 이미지 우뇌 기억법(통그림 연상법),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한 일화 기억법, 발음 활용 이미지 연상법, 두뇌 이미지 연상 원리 등을 이용한다.
이홍재언어기억연구소(소장 이홍재 박사)가 개발한 콘텐츠를 당진예빛교회가 이홍재 박사와 함께 교회학교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편집하여 개발했다. 초등 500단어는 75개, 중등 1,000단어는 173개, 수능 3,300단어는 253개, 토익 3,500단어는 288개 그림과 스토리에 담았다. 오디오 발음, 플래시 영상, 인풋·아웃풋 교재, 단어와 뜻 이미지 배너 등도 개발했다. 지난 7월 20일과 21일 이홍재언어기억연구소와 당진예빛교회는 ‘초등 보카비전 지도자 세미나’를 개최했고, 지난 8월 3일부터 7일까지 4박 5일간 ‘초등보카비전 캠프’를 무료로 진행했다.
이홍재 박사는 “부모의 주된 관심사는 자녀교육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부분이 영어교육이다. 또 영어교육 시간 중에서도 절반은 영어단어를 외우는 데 사용한다는 통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일반 학원보다 탁월한 영어 콘텐츠와 교육 방식을 제공한다면 교회학교의 새로운 출구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만철 전도사는 “보카비전은 코로나 시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병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교회학교나 소그룹뿐 아니라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가정학습 프로그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보카비전은 당진예빛교회뿐 아니라 지역의 타 교회에서 접목, 임상 실험을 통해 컨텐츠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있다. 당진시와 아산시에 소재한 2개 교회는 매주 주말 보카비전 프로그램을 접목한 결과 상당한 학생 유입이 이뤄졌다. 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학부모들이 교회학교를 방문하고 교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여 가족 단위 출석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런 연결고리가 됐다.
윤정상 아산예빛교회 목사는 “황 전도사님의 추천으로 보카비전 프로그램을 교회학교에 도입했다”며 “한국교회 10년을 내다보는 귀한 프로그램으로, 우리 교회가 도입, 성공을 거둔 콘텐츠를 한국교회와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주일학교의 성장을 이끄는 이 사역에 전국의 교회가 동참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 발전 돕는 당진예빛 이웃사랑 사역
하나님을 사랑할 뿐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당진예빛교회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이웃사랑 사역을 계획하고 있다. 황만철 전도사는 “당진예빛교회가 이웃사랑 사역을 통해 지역사회 자영업자, 생산자, 소비자를 섬김으로 지역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의 학부모들이 자녀를 성경적으로 양육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당진예빛교회가 준비 중인 이웃사랑 사역은 ‘경영컨설팅 사역’ ‘플랫폼 사역’ ‘학부모 커뮤니티 사역’이다.
‘경영 컨설팅 사역’은 당진 지역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최소 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 시설비와 보증금을 지원하고, 경영 전반 컨설팅과 기본소득을 위한 네트워크를 제공해 자영업자들의 소득 창출과 지역사회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사역이다. ‘플랫폼 사역’은 소규모 농업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여 농산물 판로 안정화와 계약재배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해 상호이익과 농촌지역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사역이다. ‘학부모 커뮤니티 사역’은 학부모들을 위한 1만 권 도서관, 카페, 미용실을 통합 운영하여 자녀 양육에 대한 나눔과 쉼을 제공하고 학부모 특강에서 자녀 양육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사역이다.
황만철 전도사는 “이웃사랑 사역을 통해 교회 이미지 상승과 질적, 양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나아가 당진예빛 이웃사랑을 벤치마킹하려는 교회들을 위한 컨설팅으로 한국교회 성장에 기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