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 배포한 보도자료는 추가 오해 소지 없애기 위해 홈페이지서 내려
주요셉 목사 "구청 관계자, '할랄' 용어 사용 여부 논의 후 알려주겠다 해"
'할랄거리 홍보 용산구청 규탄 집회' 공동대표 주요셉 목사는 "지난 6월 5일 용산구청 정문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 후 용산구청장에 면담을 신청하여, 9일 오전 담당 공무원 3명을 만나 대화했다"며 "용산구청 관계자들은 앞으로 종교 편향의 오해를 사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날 대화 자리에는 주요셉 목사와 이만석 한국이란인교회 목사(4HIM 대표), 홍영태 목사(진실역사교육연구회 대표)가 참석했다.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에서 19년간 사역했던 이만석 목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할랄은 단순히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뜻하는 용어가 아니라,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ia)를 삶의 모든 분야에 적용하여 허용된 것인 '할랄'(Halal)과 금지된 것인 '하람'(Haram)으로 구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할랄식품 역시 인증기준이 다 다르고 가변적이어서 굳이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할랄 테마 거리를 만드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만석 목사는 "실제 이슬람법은 아침에 화장실을 갈 때 왼발부터 먼저 들어가는 것은 '할랄', 오른발부터 들어가는 것은 '하람'이라고 하며, 세수 방식이나 옷 입는 방식 등 아침부터 저녁까지 인간의 삶을 옥죄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슬람법에서는 사람도 '할랄'과 '하람'으로 나뉘는데, 무슬림 여자는 '하람'인 기독교인 남자와 결혼할 수 없으므로 '할랄', 곧 무슬림으로 개종한 후 결혼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유럽에서는 기독교인 남성과 무슬림 여성이 결혼했는데, 이슬람 학자들이 처음부터 성립이 안 되는 결혼이라며 강제로 이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만석 목사는 또 "이슬람이 어느 정도 세력이 형성되면 샤리아로 통치하는 지역을 만들고자 한다. 샤리아로 치한을 관리하는 경찰을 따로 두고 통제하니 미풍양속과 반드시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무엇보다 용산구청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할랄음식 문화거리 사업을 펼치는 데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만석 목사는 "사실 무슬림들은 할랄음식만 먹는 것이 아니다"며 "술은 '하람'인데, 인구 99.8%가 무슬림인 터키에는 '아나돌루 에페스'라는 세계 11위 규모인 유명한 양조공장이 있고, 터키 시장에는 '에페스 필스너'라는 알코올 도수 4~7%의 맥주를 누구나 사서 마실 수 있다. 터키에는 매년 알코올 도수 40%의 '라크'라는 술을 마시는 독주 축제도 열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도 이슬람 혁명 이후 양조공장을 없앴으나 그 결과 집마다 술을 만들어 먹게 되었다. 알코올 도수 90% 독주도 있다"며 "마치 한국 사람은 무조건 김치찌개를 먹는다는 말이 옳은 말이 아닌 것처럼, 무슬림이 할랄음식만 먹는 것은 아니므로 굳이 할랄 용어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할랄인증의 허구성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김치가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적은 알코올 때문에 할랄인증을 받기가 어려운데, 전 세계 300여 개 할랄인증기관의 인증기준이 모두 다른 상황"이라며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 있는 할랄인증기관의 알코올 허용 기준은 0.01%, 1%, 0.5%로 모두 다르다. 또 이슬람 샤피이 학파는 음식에 포함된 알코올은 취하지 않을 정도까지 허용한다고 말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결국 할랄인증은 1974년 말레이시아에서 정부가 아닌 무슬림 학자들이 만든 마케팅 인증사업으로, 수익성이 좋아 요즘은 정부가 이 일을 하려고 하여 민간인증기관과 갈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이슬람 학자들의 선포에 따라 할랄음식의 기준이 언제든 가변적이어서 오늘 '할랄'이 내일 '하람'이 되고, 내일 '하람'이 오늘 '할랄'이 되기도 한다. 시리아의 경우 내전으로 식량이 부족하니 '하람'이던 개나 고양이 고기도 '할랄'이 된다고 선언했다"며 "이슬람이 생겨난 후 1,400년이 되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같은 진짜 이슬람 종주국들은 코란 16장 116절 말씀을 따라 지금까지 할랄인증서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서에도 상세히 언급됐다. 성명서에는 "지자체가 불교음식 문화거리, 기독교음식 문화거리는 안 만들면서 특정 종교 교리 용어를 사용하여 홍보하는 것은 종교차별"이라며 "오히려 무슬림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전통음식과 전통문화의 홍보와 정책을 펼쳐주면 어떨까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면담 자리에 참석한 용산구청 관계자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용산구 우사단로 전체가 아닌 부분 도로 확장공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그곳에 할랄 음식점들이 있어서 '할랄음식 문화거리' 명칭을 사용했다"며 "종교적 상징을 뜻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우사단로에는 한국 이슬람 중앙성원과 함께 50여 곳의 할랄식당, 할랄식료품점, 이슬람 공동체가 밀집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할랄' 용어를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예민하게 볼 수도 있는 것에 공감하고, 향후 이런 종교적 색채가 있는 단어를 사용할 때에는 다른 시각을 가진 분들이 있으므로 신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4월 말 언론에 보도된 보도자료는 다른 분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으니 구청 홈페이지에서는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 10일 오전부터 용산구청 홈페이지에서는 할랄음식 문화거리 관련 보도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
한편, 주요셉 목사는 지난 10일 시민의 제보로 아직 기존 구청 플래카드에 '할랄음식 문화거리' 공사명이 기재되어 있는 것을 파악하고, 구청 관계자와 추가로 통화했다고 밝혔다. 주 목사는 "공사가 10월 말까지 진행된다는데 플래카드 내 '할랄'을 지우거나 빼거나 새로운 플래카드를 설치해 달라고 용산구청에 정중하게 재요청했다. 종교 편향으로 오해받아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할랄'을 굳이 계속 걸어놓아서 문제가 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며 "구청 관계자는 '할랄' 용어 사용에 대해 내부 논의 후 확정되면 알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요셉 목사는 통화 말미에 "기독교와 교회에 위해를 주는 악법이나 종교 편향에 대해 교회가 골방에서 기도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힘을 합쳐 목소리를 내고 강력하게 항의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박해의 시대가 아닌데 우리 앞에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위협에 대해 체념적, 수동적으로 대응하다 나중에 동성애 차별금지법, 이슬람을 반대한다고 말하면 처벌받는 시대를 맞지 말고, 미리 목소리를 내고 앞장서고 있는 시민단체에도 적극적인 기도와 관심으로 성원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