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애리시 선교사
▲사애리시 선교사(Alice H. Sharp)
공주시가 3월의 역사인물로 근대 여성교육의 어머니 사애리시 선교사(1871~1972, Alice H. Sharp)를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애리시 선교사는 1903년 31세에 미국 북감리교 선교사로 한국에 온 이후부터 1940년 일제로부터 강제 출국을 당할 때까지 38년간 공주를 중심으로 선교사와 교육자로 활동했다. 남편 로버트 아서 샤프 선교사(1872~1906, Robert Arther Sharp)는 서울에서 황성기독교청년회 초대이사로 활동하고, 정동제일교회, 배재학당에서 교육을 담당하다 1904년 공주선교부 책임자로 임명됐다. 사애리시 선교사와는 이듬해인 1905년 결혼했다.

사애리시 선교사는 1905년 가을 충청도 최초의 여학교인 '명선여학당'(현 영명학교)을 공주에 설립, 일제강점기 3.1만세운동을 주도한 독립운동가 유관순 등 많은 여성을 교육으로 일깨우고 여성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헌신했다. 특히 유관순을 수양딸로 삼아 1914년부터 2년간 영명여학교에서 수학하고 이화학당에서 교육받도록 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독립운동가 김현경, 광복 후 자유당 정부에서 상공부장관을 지낸 임영신, 최초의 여자경찰서장을 지낸 노마리아, 최초의 여성 목사 전밀라 등 많은 여성 인재가 영명여학교에서 사애리시의 가르침을 받아 한국의 여성사에서 주목받는 인재로 성장했다. 명선여학당은 중등교육을 목표로 하면서도, 교육과 거리가 먼 여성들을 연령이나 능력에 관계 없이 받아들이기도 했다.

1906년 남편 샤프 선교사가 심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장티푸스로 별세하자 충격을 받고 한국을 떠났지만, 남편이 묻힌 공주가 그리워 1908년 다시 공주로 돌아와 명선여학당 교장직을 다시 맡았다. 그리고 '영명여학교'로 명칭을 바꾸고 교육 시설과 교원 보충 등 공주 지역에서 근대 교육의 틀을 구축했다. 공주와 충남 지역에는 20개가 넘는 교육기관을 세워 많은 여성 인재를 양성했다.

강제 출국 후에는 말년을 미국 파사데나의 은퇴선교사요양원에서 지내다 101세의 나이에 소천, 파사데나 납골묘원에 안치됐다.

영명학교 내에는 1938년 사애리시 선교사의 활동을 기념하는 '사애리시 선교 기념비'가 건립됐으며,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유관순과 사애리시 선교사 부부의 만남을 기념한 동상이 세워졌다. 정부에서도 사애리시 선교사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국민훈장 동백장 추서 절차를 심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주시는 오는 3월 말 사애리시 선교사 관련 학술강좌 및 흔적을 찾는 답사를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