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교사무조례 시행 이후 문화대혁명 이래 최대 박해 받아"
"학교·병원·대출·일자리 등에서 불이익 당하는 날 오고 있어"
"중국 정부 5개 블랙 카테고리 지정...문화대혁명 시기 겹쳐"
중국교회, 신앙 전수 위해 건물 중심에서 가정교회로 돌아가기도

이른비언약교회
▲중국 청두의 이른비언약교회의 예배 모습. ⓒ이른비언약교회 페이스북

중국 당국의 기독교에 대한 탄압 행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에반젤리컬 포커스(evangelicalfocus)는 종교 자유 분석가인 엘리자베스 켄달(Elizabeth Kendal)의 말을 인용하여 "당국자들은 더 많은 교회에 가혹한 조치를 취했다. 더 많은 중국 정부의 공무원들이 교회를 폐쇄할 권한을 갖고, 사회 신용시스템은 기독교인을 학교, 은행 대출, 일자리로부터 차단하려고 위협한다"며 "기독교 가정은 단지 교통뿐 아니라 학교, 병원, 은행 대출, 일자리조차 접근할 수 없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른비언약교회
▲지난달 29일 4년형을 선고받은 이른비언약교회 진덕보 장로. ⓒ이른비언약교회 페이스북

박해감시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 Aid Association)에 따르면, 작년 12월 중국 당국에 체포된 이른비언약교회(Early Rain Covenant Church)의 진덕보(Qin Defu) 장로가 지난 11월 29일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았다. 교회가 소장한 쪽복음서를 포함한 2만 권의 기독교 서적 때문이며, '불법사업 운영' 혐의가 적용됐다. 체포 당시 담임목사인 왕이(Wang Yi) 목사와 어린이들을 포함해 300명 이상의 이른비언약교회 성도가 체포됐으나, 대부분 교인은 '더 이상 교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서류에 서명하고 신속히 풀려났다.

현재 왕이 목사는 중국 정부로부터 '공산당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시민 불복종을 조장하여 국가 권력을 전복시키려 한 혐의'와 '불법 사업 관행 혐의'로 비공개 장소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진덕보 장로의 변호사는 왕이 목사가 중국 정부에서 불온서적으로 규정한 책이 자신과 관련이 있다는 증언에 인정했으며, 진 장로보다 훨씬 많은 최소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것으로 추측했다. 왕 목사의 아내와 자녀는 여전히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차이나에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월 1일 중국 공안은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밀알교회(Wheat Church)를 급습해 예배를 중단시키고, 승인되지 않은 장소에서 종교 활동을 했다고 성도들을 비난했다. 그러나 200여 명의 성도는 예배 장소를 떠나기를 거부했고, 추위 속에서 밖에 남아 찬양하고 예배를 드렸다.

중국 가정교회 박해 탄압
▲2015년 6월 경찰에게 폐쇄당한 가정교회 ⓒ한국 순교자의 소리

전방위로 기독교 압박하는 중국 당국

중국 당국의 이러한 조치는 2013년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 공산당의 통치에 위협이 되는 기독교와 다른 종교에 점진적으로 이뤄진 가혹한 조치의 일부다. 2018년 도입한 신종교사무조례는 종교 행위에 대한 제한을 시행하는 정부 부서의 수를 확대했다. 한 변호사는 "이전 법률은 국가종교사무국에서만 종교적 제한을 시행했지만, 신종교사무조례는 정부의 모든 계층에서 종교 행위를 규제할 수 있다"며 "등록되지 않은 가정교회를 단속할 수 있는 공무원이 훨씬 많아진 것은 성도들에게 엄청난 압박을 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단속들로 중국 기독교인은 1960년대 문화대혁명 이후 최대의 박해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체제를 위협하는 일반 시민이 종교와 다른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막으려는 초국가적 노력으로 중국은 고급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가 있는 2천만 개의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체제에 대한 '충성'과 '불신'을 모니터하는 '사회적 신용'(social credit)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종교 자유를 위한 기도 소식지(Religious Liberty Prayer Bulletin)를 발행해 온 엘리자베스 켄달은 윌리 람의 저서 '중국의 미래를 위한 싸움'(The Fight for China's Future)을 인용해 이같이 밝히며 "이 시스템은 2020년에 완벽하게 작동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 기독교 가정이 교통수단뿐 아니라 학교, 병원, 은행 대출, 일자리에 접근할 수 없는 날이 다가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켄달은 "인권 변호사, 명령을 따르지 않는 기독교인 등은 이미 사회 신용이 좋지 않아 기차표를 구매할 수 없어 여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이른비언약교회
▲이른비언약교회 왕이 목사가 텐안먼 사건이 발생한 날을 기념해 '6월 4일 나라를 위해 기도합시다'라고 쓰여진 종이를 들고 서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중국 공산당의 이러한 조치는 2012년 시작됐다. 중국 정부는 인권 변호사, 비등록 지하 종교의 실무자, 반체제 인사, 인터넷에서 영향력 있는 오피니언, 빈곤 계층 등으로 이뤄진 5개의 새로운 블랙 카테고리에 속한 이들을 진압해 왔다. 이 목록은 1966년부터 1976년 문화대혁명의 5개 블랙 카테고리를 떠오르게 한다고 켄달은 말했다. "마오쩌둥은 당시 지주, 부농과 소작농, 반혁명자, 악한 영향력을 주는 자, 우익을 공산주의 혁명의 적으로 보고, 중립화하도록 재교육하고 필요한 경우 제거했다"고 말했다.

중국 가정교회 박해 탄압
▲경찰에게 급습당한 광둥의 성경개혁교회 ⓒ한국 순교자의 소리

에포크타임스(The Epoch Times)와 인터뷰한 한 변호사는 중국 정부에 속한 법원과 당국자들은 일반적으로 목회자들을 '종교로 공산체제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체제 전복 혐의를 부과한다. 이 변호사는 "이러한 목회자들은 법적 대리인을 세울 권리가 없고, 만약 그들의 변호사가 될 만큼 충분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목회자는 그 변호사를 만나기 전에 구타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의 변호사 역시 구타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른비언약교회 왕의 목사가 받은 '국가 전복' 혐의는 5년, 심하면 15년까지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왕이 목사는 목사가 되기 전에는 인권운동가이자 헌법학자였다. 중국 가정교회들은 새종교규례에 따라 정부 등록을 거부하면 해산을 강요당했고, 성도들은 감시, 설교 모니터링 및 엄격한 조치를 당했다. 지난 4월에는 베이징 최대 비인가교회인 쇼왕교회가 1000여 명의 성도가 모여 예배를 드리던 중 강제 폐쇄 조치를 당했고, 지난 5월에는 샹탄, 궤이양, 청두, 샤먼, 상하이 등에서 가정교회 12곳이 폐쇄됐다.

중국 가정교회 박해 탄압
▲2018년 6월 10일 경찰에게 급습당한 한 가정교회 ⓒ한국 순교자의 소리

중국교회 지도자들, 가정에서 신앙 교육 지원
한국 순교자의 소리(VOM) 현숙 폴리 대표는 "중국이 새로운 종교법을 시행한 이후 당국이 교회를 폐쇄하는 현상이 전역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우려할 일"이라며 "그러나 중국 기독교인들은 신앙의 불을 다시 뜨겁게 타오르게 해주는 예전의 가정교회로 눈을 돌리는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17일 한국 VOM은 상하이에서 폐쇄된 교회 성도들이 거리에서 예배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한국 VOM과 동역하는 일부 중국교회는 건물에서 주로 드린 예배를 교인들의 가정으로 옮기고, 공원에서 모여 예배드리거나 심지어 함께 모여 걸으면서 예배드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들의 목표는 예배당 건물에 집중되었던 교회 활동을 분산시키고, 교회가 담당하는 사역 가운데 가능한 한 많은 부분을 목사나 훈련받은 사역자들에게서 교인들에게로 옮기는 것"이라며 "교회 건물에서도 모이지 않고, 목회자도 없이 평신도가 이끄는 이 새로운 형태의 교회에 건강한 예배와 양육에 필요한 자료를 공급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국 VOM은 협력기관인 차이나에이드, 중국 30개 성 수백 개 교회의 지도자와 함께 1년간 중국 기독교인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 친척들에게 기독교 신앙의 전반적인 부분을 가르칠 수 있는 자료를 담은 상자 5,000개를 보내는 '상자 속 주일학교'(Sunday School in a Box) 캠페인(1박스 7만5천 원)을 진행하고 있다. 이 상자에는 중국교회가 직접 정한 합법적인 성경, 소형 동영상 재생기, 교육 프로그램이 저장된 디지털 자료 등을 담았으며, 현재까지 2,500개를 지원하는 기금을 모아 성탄절을 앞두고 배포하고 있다. 폴리 현숙 대표는 "오랜 세월 중국교회가 한국 대형교회를 본보기로 삼고 모방했다면, 이제 정부가 출석교인 3,000명인 대형교회를 폐쇄하기는 쉬워도 가정에서 신앙을 전수하는 기독교인 부모 3,000명을 막기는 쉽지 않음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12월 미 국무부는 종교자유 특별 우려국에 북한, 중국 등 10개국을 지정했다. 매년 세계기독교박해순위(World Watch List)를 발표하는 오픈도어선교회는 2019년 북한을 1위, 중국을 27위로 지정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