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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나님께 기도로 더 매달리게 된 계기는 2002년 아버지께서 암이 발병했을 때입니다. 병원에서 1년 시한부를 선고하며 “이제 집으로 모시라”고 말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하나님, 왜 이런 시련을 제게 주시나요.” 하나님께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시간 날 때마다 아버지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아버님이 몇 년만 더 살게 해주세요. 그리고 꼭 예수님 옆에 계실 수 있도록 좋은 곳으로 인도해주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아버지는 2년 반 정도 사시다가 2005년 5월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 가시면 아마 기다리는 분이 계실 거예요. 이제 편하게 가세요.” 아버지가 좋은 곳으로 가실 수 있도록 기도한 제목도 응답받았습니다. 어느 날 꿈에 하나님과 아버지가 나타나셔서 위에서 저를 보며 웃고 계셨습니다. 너무 기뻤고, 그때 이후로 제 마음이 더 이상 괴롭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를 위해 기도하는 기간은 저 자신의 연약함을 마주하는 기간이기도 했습니다. 열심히 기도해서 아버지가 차도가 있으신 것 같으면 기도하기를 게을리했고, 혈관으로 암이 전이됐다는 소식을 듣곤 다시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사람이 참 간사한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기쁘고 평안할 때는 하나님을 외면하다가, 힘들고 의지할 데 없는 상황이 되면 다시 하나님을 찾습니다. 누구를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리고 그분이 하나님이신 것이 얼마나 다행하고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아버지는 비록 돌아가셨지만, 저는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 “밤사이 아무 일 없이 잘 일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하게 되었고, 항상 위에 계신 하나님께서 저를 지켜보고 계시다고 생각하고 말과 행동도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저는 싸우거나 때리진 않지만, 욱하는 감정으로 격한 표현을 하여 상대에게 상처 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드리는 예배와 성경공부방 모임, 꾸준한 기도 생활을 통해 혈기가 많이 줄었습니다. 제 안에 하나님의 주권과 사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자리 잡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30세가 넘어가지 일에서나, 내면적으로나 뚜렷한 이유 없이 곤고하고 힘든 일상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시때때로 하나님을 붙잡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흐르면 상황이 바뀌는 것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지쳐있을 때는 하나님이 일하고 계시는 것을 깨닫지 못하다가, 좀 더 시간이 흐른 뒤에야 기도에 응답하신 것을 알 때도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늘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이번 한 번만 도와주시면 정말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그렇게 응답을 받고선 저는 또 여전히 신앙적인 의지를 세우지 못한 채 살았습니다. 회사에 입사한 지는 21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는 8년이 지난 2014년 어느 날, 이장우 당시 3G테크놀러지 대표님(현 3G테크놀러지 회장)이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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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세례 받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제가 하나님 믿고 있으면 됐지, 왜 자꾸 세례를 받으라고 하나요?”라고 말하며 도망 다녔습니다. 그러나 지금에서야 깨닫는 것은 지난 20여 년간 이장우 회장님이 제게 복음의 씨앗을 뿌려놓고 물을 계속 주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20여 년 만에 그 씨앗이 싹트게 하셨습니다.<계속>
김상원 ㈜3G테크놀러지 생산기술부 차장(4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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