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성장할 땐 믿음이 좋으면 ‘당장 직업 내려놓고 신학교 가세요’, ‘교회 세우세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정과 직장, 사회 전체를 성경적 가치와 정신 위에서 새롭게 건설하고, 진정한 민족 제자화를 실현하는 것이 화두입니다.”

지난 6일까지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선교한국 2016 대회의 영역별 주제강의에서 예수전도단(YWAM) 선교개발원 박일규 선교사는 “현재 한국사회는 성경적 변혁이 너무나 필요하다”며 “청년학생 여러분이 한국을 변혁시키는 킹덤 운동가들이 되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2일 ‘선교와 세계관(하나님 나라의 세계관과 총체적 선교)’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박 선교사는 전 세계 기독교가 부러워하는 모델을 이루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못한 한국 기독교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총체적 선교사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사회 전체는 내부 갈등과 혼란으로 깨어진 상태로, 기독교가 건강하고 조화로운 사역을 못해 홍역을 앓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크리스천은 더 이상 종교영역 안에만 머무를 단계가 아니며 사회 모든 영역 안에서 성경적 가치관과 영향력을 구현해야 할 시대적 소명을 받고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또 “내세의 구원에만 집중하는 이원론적 신앙관에서 넘어서서,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고 사회를 이끄는 총체적 선교사역에 동참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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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별 주제강의에서 박일규 선교사가 ‘선교와 세계관(하나님 나라의 세계관과 총체적 선교)’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사진=이지희 기자

이어 청년학생들에게 과거 한국의 믿음의 조상들의 헌신을 계승하되, 주로 종교 영역 안에서 부흥과 성장을 이룬 옛날 방식으로 계승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여러분은 성경적 가치와 정신 위에서 진정한 민족 제자화를 실현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우리의 사고방식을 성경적 세계관과 가치관으로 무장해야 하며, 우리 시대에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세계를 경험하고 전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앞으로 북한 사회 재건을 위해 지혜와 역량도 준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시대에는 꿈도 꾸지 못한 놀라운 시대, 총천연색의 기독교를 경험할 수 있는 시대에 여러분은 살고 있다. 우리 시대는 ‘믿음 좋아요? 강대상을 지키세요’라는 말을 들었다면, 여러분에게는 ‘믿음 좋으세요? 사회 모든 영역 안에 들어가서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을 도전해 보세요’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적 세계관을 소개하면서 한국 기독교가 넘어야 할 가장 큰 벽으로 ‘이원론’을 꼽았다. “성경적 기독교는 내세 중심의 단순한 구원신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며 “거기서 출발하나 온 세상 안에 하나님이 왕으로 통치하는 하나님 나라가 회복되는 것이며 이를 킹덤신학(Kingdom of God)이라고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가 오는 것을 이야기하는데도 한국의 많은 성도가 하나님 나라로 가는 것을 꿈꾼다”며 “이것은 일제 식민지, 6·25 동란 등을 겪으며 혼란 속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 우리의 불교식 세계관 때문이다. 이 세상이 잘못되었으니 우리 식으로 재해석해서 예수님의 구원을 천국으로 가는 것만으로 이해했다”고 지적했다.

박 선교사는 “그래서 영혼은 구원되었는데 결국 세상은 어둠의 질서 속에서 허덕이는 상태로 남겨놓았다”며 “직장에 들어가도 우상과 돈을 섬기든가, 아니면 그곳을 빠져나와 선교단체나 신학교에 가서 종교 영역 안에서 사는 두 부류가 생기게 됐다”고 분석했다. 성경적 가치와 정신 위에서 사회를 새롭게 건설하고 민족을 제자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도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주님은 그것보다 좀 더 지혜롭고 깊이 있는 창조적 대안이 준비되길 원하신다”며 “예수님의 십자가는 영혼만 아니라, 땅과 하늘에 있는 모든 것들이 하나님과 화목되게 하고, 어둠과 악, 원수의 영향력을 극복하게 하는 열쇠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예수님처럼 어둡고 아프고 가난한 곳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들이 주인공이 되는 사역은 신선하고 거룩한 사역이며,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 킹덤 사역자, 킹덤 선교사,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말했다.

박일규 선교사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예수님이 전파한 복음은 죽어서 살 아름다운 천국이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권세가 시작되어 통치가 일어날 것을 말한다”며 “우리 세대와 할아버지 세대의 천당복음이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것이 원래 질서와 생명력, 충만함, 부유함을 되찾는 하나님의 나라를 누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