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16년 한 해의 절반을 단숨에 달려왔습니다.

이번 제6신 선교서신은 미국 LA에서 열린 한인선교사대회(KWMF)와 한인세계선교대회(KWMC)에 참석하며 보고 배우며 느낀 소감을 ‘특집형식’으로 약간 색다르게 쓰려 합니다.

4년 마다 열리는 선교계의 하계올림픽, 한인선교사대회(KWMF)/한인세계선교대회(KWMC)

리우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4년 동안이나 간절히 기다리던 올림픽입니다. 금년에는 올림픽 120년의 역사상 처음으로 남미 대륙에서 열립니다. 206개국에서 선수만 10,903명이 참여해서 8월 5일 금요일부터 8월 21일 주일까지 장장 16일간 각국의 명예를 걸고서 금·은·동메달 경쟁의 레이스를 펼치게 될 것입니다. 육체적인 각종 운동의 최고의 기량을 경쟁하는 올림픽입니다. 그러나 이 올림픽 게임은 땅의 것에만 집중하는 메달 경쟁입니다.

대한민국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리면서 사상 처음으로 서울에서 올림픽이 개최되던 해를 우리는 생생히 기억합니다. ‘88 서울올림픽’ 말입니다. 그러나 영적으로 더 중요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해, 1988년에 북미주 한인교회와 선교사들이 의기투합하여서 첫 번째 ‘한인세계선교대회’가 시카고 휘튼컬리지 빌리그래함센타에서 열렸던 것입니다. 명실상부한 한국교회의 최고·최대의 세계선교대회가 이렇게 시작해서 28년이 지나 금년이 제8회 한인세계선교대회(KWMC 2016)가 열린 것입니다. 필자는 1992년에 열렸던 제2회 대회에 당시 총신대학교 부설 선교연구소의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24년 만에 이번 대회에 다시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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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4일 저녁 8시, “배안호 파라과이 선교사 집회 도중에…사망했습니다”

KWMF 저녁집회 2일째, 유기성 목사님은 갈라디아서 2장 20절을 본문으로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삶”의 제목으로 말씀을 강력하게 선포하였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날마다 ‘죄에 대해서 죽은 자’로 여기는 삶(롬 6:11)을 살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당장, 이 선교대회 기간에 여러분의 담임목사님께나 현지인 동역자, 혹은 여러분의 가족, 친구·친지에게 “나는 죽었습니다”라고 선포해 보라고 도전하였습니다. 들은 말씀을 즉각 순종하지 않는 것은 불순종이라고 여기는 그 날 저녁에 숙소에 가면서 이렇게 카톡 메시지를 날리면서 사망부고를 스스로 내었습니다:

긴급 뉴스를 전해요. 어제 저녁 8시에 LA 아주사 퍼시픽 대학교서 열리고 있는 세계선교대회 둘째 날 저녁집회에 참석 중에, 배안호 파라과이 선교사 그 심장 영혼에 충격으로 사망했습니다. 장례절차가 잘 끝날 수 있게 기도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저는 솔직히 이 사망 부고를 쓰면서 “아, 내일 아침에는 나같이 이렇게 쓰는 자가 적어도 수백 명이나 되어서 여기저기서 야단나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도 나중에 알게 된 것은 932명이 참석한 선교사 중에서 그렇게 자아의 사망을 선포했던 것은 나 혼자이었던 것! 5일 오전엔 대회 진행을 총괄하던 안성원 사무총장이 직접 찾아와서 항의했습니다. “그렇게 장난치면 어떻게 되느냐?” “지금 대회 진행본부는 난리가 났다” 등등….
스마트 폰에는 삽시간에 200여 통의 사실 여부를 묻는 전화, 문자가 쏟아져 들어오고 심지어 같이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도 “부활하셨군요”라고 반겨주는 자는 얼마 안 되고, 너무너무 놀랐다는 반응들이 대다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만 하루 동안은 잠잠히 기다렸습니다. 실제로 “나의 임종을 전했을 때 사람들이 어떠한 반응들을 하겠구나” 하면서 초연하게 지켜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세계선교사 합창단에서 부른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찬양의 감격 감동!

저는 이번 세계선교대회에 참석한 자 중에서 가장 많은 은혜와 복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셋째 날 오후부터 동료 선교사의 권유에 이끌려서 선교사합창단에 합류한 것은 대박이었습니다. 솔직히 음치 수준인 내가 이런 ‘세계적인 선교사합창단’에 선다는 것은 언감생심입니다. 제가 모든 찬송가 중에서 유일하게 베이스 음을 제대로 내는 찬송이 있다면, 1970년 초에 한국교회에 이제 막 소개되었던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찬양입니다. 찬양대 선 다음 날에 마침 이 찬송을 전체 회중을 마주 보면서 찬양할 때, 회중 가운데서 눈물을 흘리면서 해같이 빛나는 얼굴로 이 찬양을 하는 수십 명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더 큰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이런 기쁨과 감격이 있으니 사람들이 찬양대에 열심히 참여하는구나!’ 연두색 나비넥타이도 생전 처음으로 메어 보았습니다. 이제 4년 후에는 명실공히 찬송가학을 제대로 공부하여서 제대로 베이스 음을 낼 줄 아는 안팎의 실력 있는 찬양자가 될 것입니다.

선교대회 내내 아쉬웠던 것, ‘북한 우리의 동포의 끌어안고 통성기도 한 번 없었던 것!’

실로 24년 만에 그렇게도 그리던 세계선교대회에 참석하면서 모든 것이 감사 그 자체였습니다. 전 세계에서 흩어져 사역하던 존귀한 선교사들! 그 모습만 그리면서 사모하던 얼굴들을 한꺼번에 만나서 교제하는 즐거움과 감격! 그러나 아쉬움도 또한 있었습니다: 새벽기도시간의 중요성을 알고 좀 더 효과적으로 새벽의 하나님 앞에서 집중해서 기도하지 못한 것입니다. 저는 이번 2주간의 세계선교대회 기간에 전 세계의 선교현장에서 모여든 선교사들이 함께 모여서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북한의 2,400만 우리 동포와 고난과 고통을 끌어안고서 눈물로 매일 30분 이상씩 기도를 드렸다면 남과 북의 획기적인 뉴스가 있을 것을 확신합니다. 1992년도 시카고 선교대회 때 마지막 폐회예배를 드리면서, 다음번 4년 후에는 평양에서 이 대회가 열리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다 함께 합심해서 기도하였던 것을 기억합니다.

금메달인가, 별메달인가?

저는 지금까지 수많은 이사를 하였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개근상, 우등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상패, 기념패도 받아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선교지에 나오면서 가방 2개만 남기고 나올 때 그 많은 상, 상패, 트로피는 모두 쓰레기로 버려야만 했습니다. 이 땅의 올림픽의 금메달이 다 그런 것입니다. ‘우리는 이 땅의 올림픽에서 곧 없어질 금·은·동메달을 따기 위해 살 것인가? 아니면 영원히 빛날 별매달을 더 사모하며 살 것인가?’ 이제 코앞에 다가오는 리우올림픽의 메달 카운트 소식을 보고 들으면서 다 같이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하는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취리라(다니엘 12:3)

살롬! 주 안에서 평안하시기를!
남미의 심장,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배안호, 박옥산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