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배출하는 선교사 수가 해마다 감소하고 선교사 후원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80% 이상의 한국선교사가 “한국선교운동이 위기상황이며, 현시점에서 한국선교운동의 발전과 재활성화를 위한 점검과 평가, 재활성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대답했다.

한국선교연구원(KRIM)이 15일 발표한 ‘한국선교운동의 지속가능성과 재활성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한 선교사의 85.30%가 “한국선교운동의 지속가능성이 지금 위협받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 중요하거나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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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교운동의 지속가능성과 재활성화 연구 보고회가 15일 남서울교회 비전센터에서 진행됐다.
 사진=이지희 기자

한국선교운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소로는 79.41%가 “외부 환경적인 요인보다 사역의 본질적 요소와 관련된 내부적인 요소가 더 중요하다”고 대답했고, 이를 위해 “한국교회와 선교단체가 함께 선교사 자질을 향상시키고, 선교지 사역의 재생산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k4.jpg이번 연구는 2017년 창립 30주년을 앞둔 사단법인 한국해외선교회(GMF)가 2014년 3월 법인이사회에서 한국선교운동의 지속가능성이 약화하는 것을 우려하여, 재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산하기관인 KRIM에 의뢰하여 추진됐다. 2014년 9월부터 2016년 3월까지 1년 7개월간 진행됐으며 58개 선교단체가 52개국에 파송한 현장 선교사, 선교단체 대표, 행정 선교사 및 간사 등 총 204명의 선교사(2015년 12월 말 총 한국선교사 2만 672명, KRIM)가 참여했다. 연구 보고회는 15일 남서울교회 비전센터에서 열렸다.(사진은 이날 사회를 맡은 GMF 대표 김동화 선교사.)

이번 연구에서 선교사들은 ‘한국선교운동의 지속가능성을 점검하고 평가할 필요’와 ‘재활성화를 위한 대책의 필요성’, ‘재활성화 대책의 시급성’을 묻는 말에 각각 91.67%, 92.16%, 87.75%가 ‘매우 그렇다’거나 ‘그렇다’고 긍정적으로 대답해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한국선교운동의 지속가능성을 저하하는 요소로는 ‘한국 내 지역교회의 양적 성장 침체와 관련된 후원 기반 약화 원인’(40.20%)을 가장 많이 꼽았고, ‘한국 내 지역교회의 선교적 열정의 약화’(28.64%), ‘선교사 지원자의 감소’(9.55%), ‘선교지에서 선교 사역이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8.04%) 순으로 대답했다.

또 한국선교운동 지속가능성 평가 지표로는 사역의 내부적, 본질적 요소를 강조하여 ‘선교사 자질의 향상’(40.00%), ‘선교지 사역에 있어서의 재생산’(21.50%), ‘재정적인 후원 기반의 건실성’(16.50%), ‘선교사 숫자의 증가’(8%), ‘창의적인 사역을 통한 재정적 자립’(7.50%)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선 여지가 많은 지표도 ‘선교사 자질의 향상’(47.74%), ‘선교지 사역에 있어서의 재생산’(19.10%), ‘창의적인 사역을 통한 재정적 자립’(13.07%), ‘재정적인 후원 기반의 건실성’(9.55%), ‘선교사 숫자의 증가’(6.53%) 순으로 대답했다.

k2.jpg한편, 한국선교운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가장 많이 노력해야 할 주체로는 절반 이상이 ‘한국 내 지역교회’(59.00%)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한국 내 선교단체’(18.50%), ‘한국선교사’(18.50%), ‘선교 후원기관’(1.50%)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선교운동의 재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영역으로는 ‘선교 인식 고취’(35.00%), ‘창의적인 연합 사역 방안 마련’(34.00%)이 크게 강조됐고, ‘효과적인 개별 선교 사역 전략 마련’(14.50%), ‘선교사 발굴’(5.50%), ‘선교 재정 확충’(4.50%) 등은 상대적으로 덜 강조됐다.(사진은 연구 발표를 한 KRIM 원장 문상철 박사.)

재활성화 도모 방안에 참고할 이론으로 선교사들은 ‘문화인류학적 사례 연구’(35.00%), ‘기독교 역사’(29.50%), ‘미래학’(21.50%), 기타(14.00%) 순으로 관심을 표현했고, 여러 분야의 이론 통합의 필요에 대해서도 절대 다수(84.32%)가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기존 서구 이론에 대해서는 그대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대체적으로 비판적으로 수용할 것(66.18%)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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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국선교운동의 지속가능성과 재활성화 연구를 위해 선교에 직접 관련된 사람들의 의견을 중시하면서도(90.2%),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필요로 했다(70.59%). 다만 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데에는 긍정적이었으나(90.69%) 국내 선교학자와 선교학 교수의 견해를 들을 필요에 대해서는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연구할 때 중요하게 생각할 의견은 ‘선교지 사역 선교사’(44.72%), ‘선교단체 지도자’(16.58%), ‘한국 내 지역교회 목회자’(11.06%), ‘선교학자와 선교학 교수’(9.05%) 순이었다.

KRIM 원장 문상철 박사는 “절박한 현실적 여건에 따라 선교사들이 한국선교운동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다”며 “한국선교운동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여러 주체가 ‘상호관련성’, 성경적으로는 ‘지체의식’을 가지고 서로 이해하고 격려하고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토대 위에 급변하는 상황적 요소에 맞는 새로운 동원전략을 찾고, 관련 주체들의 역량을 강화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고 말했다.

GMF 대표 김동화 선교사도 “지난 30년 동안 선교환경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고, 한국교회도 지금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지체의식을 가진 선교 동역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k5.jpg위클리프 아시아 대표 권성찬 선교사는 논평을 통해 “한국선교운동의 지속가능성을 다루기에 앞서 하나님 선교의 관점에서 ‘한국선교가 지속할 필요성이 있겠는가’라는 좀 더 선명성 있는 질문으로 도전해야 할 것”이라며 “선교지 현지인들의 기능과 독특성, 주체성을 먼저 인정하고 그들과 진정한 의미의 지체의식을 가진 선교 패러다임으로 변화돼야 하며, 현지인과 해외선교사 등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왼쪽부터 권성찬 선교사, 정마태 선교사.)

이슬람파트너십 대표 정마태 선교사는 “한국선교운동이 오늘 어디에 있고, 지속가능성과 재활성화라는 내일의 방안을 객관성 있게 논의한 아주 의미 있는 연구”라며 “오늘과 내일을 연결하는 중간 다리로써 ‘어떻게’의 부분에 대한 연구가 더 추가돼야 하고, 한국적 문화의 변화를 동반한 실천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세계와 선교지, 가치관의 변화를 잘 읽어내고 한국선교운동의 조직과 구조 변화를 위해 경영에 탁월한 전문인을 투입해 통합적 메커니즘이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