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해방과 분단 8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교회의 통일선교 및 북한교회 개척 준비 현황과 방향을 점검하고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광복 80주년, 북한교회 개척 진단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지난 17일 서울 동작구 총신대학교 제2종합관 B1층 카펠라홀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예장합동 통일목회개발원, 예장합동 서북지역노회협의회 북한선교위원회, 통일소망선교회가 공동주관하고, 기독교통일학회, 북녘교회연구원, 선교통일한국협의회, 숭실대기독교통일지도자센터,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총신대통일개발대학원, 통일사역목회자협의회가 공동주최하는 등 통일선교, 북한선교 관련 10개 기관이 함께했다.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에 참석한 주요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북한교회 재건, 주님 원하시는 방향 따르고 성령의 능력에 힘 입어야”

1부 예배에서는 통일목회개발원 서기 조영기 목사의 사회로 통일목회개발원 부원장 홍승영 목사의 성경봉독, 서북지역노회협의회 북한선교위원회 헤세드 중창단의 특송 후 통일목회개발원 원장 김찬곤 목사(한국교회통일선교교단협의회 회장)가 ‘두 가지 원칙’(막 6:7~9)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찬곤 목사는 “통일은 모두의 소원이며, 북한교회 재건은 우리 모두의 비전”이라며 “통일이 하나님이 주신 놀라운 축복이 되기 위해 우리는 주님이 원하시는 방향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 첫 번째 원칙은 ‘팀미션’(team mission, 팀 선교)이고, 두 번째 원칙은 ‘페이스 미션’(faith mission, 믿음 선교)”이라고 강조했다.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총회 통일목회개발원 원장 김찬곤 목사가 설교를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김 목사는 “통일을 이루는 과정에도, 이룬 후에도 철저하게 팀이라는 원칙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또 전대에 많은 돈을 가지지 않고 철저하게 하나님을 바라보고 믿음을 붙잡고 가야 한다”면서 “이 두 원칙으로 한국교회 앞에 어떤 통일선교의 모델을 제시할지 함께 기도하며 아름다운 역사를 이뤄가는 모두가 되길 축원한다”고 말했다.

북한선교위원회 위원장 윤영민 목사의 축도에 이어 서북노회협의회 대표회장 정영기 목사의 축사, 통일소망선교회 이사장 하충엽 숭실대 교수가 인사말을 전하고, 통일소망선교회 사무총장 온성도 목사가 광고를 했다.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예장통합 서북노회협의회 대표회장 정영기 목사가 축사를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정영기 목사는 “통일과 북한교회 재건을 바라보는 모두가 장대현교회 자리에 세워진 김일성 동상이 무너지고, 옛날에 불붙었던 성령의 불이 다시 임하길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도 장대현교회에 성령의 불이 임하며 결정적으로 성령의 대폭발이 일어났다. 북한교회 재건의 결정적인 동력도 성령의 능력인 줄 믿는다”고 강조하고, “그곳에 모여 회개하고 기도할 때, 교회는 재건되고 막힌 장벽은 허물어지며 놀라운 부흥의 역사가 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충엽 교수는 “한 달 후면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일어난 지 80주년이 된다. 또 북한은 1958년 9월 9일 법령을 발표하여 북한의 모든 종교와 3,089개의 북쪽 교회를 폐쇄하고 목회자, 장로 교역자들을 대부분 처형했으며, 믿음을 지키고자 하는 성도들을 숙청하고자 양강도, 함경북도 산간 오지들로 강제 추방했다”고 설명했다.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통일소망선교회 이사장 하충엽 교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하 교수는 이어 “이 자리는 광복 80주년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하여 해방 후 무너진 북한교회의 회복을 신학적, 전략적으로 모색하는 자리이고, 예장합동 교단 등이 주관하여 교단 차원의 통일선교와 교회개척 전략을 점검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라고 소개하고 “통일소망선교회는 머지않아 북한 땅에도 그리스도의 계절이 와 복음을 듣고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아 구원받은 북한 동포들이 각 도시는 물론, 시골, 낙도에 세워진 수많은 교회에 모여 예배하는 그날이 오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북한선교와 교회 개척, 정치적 감정·이념적 정쟁 내려놓고 신학적, 선교적 전환 요청”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2부 첫 번째 발제가 진행되고 있다. 맨 왼쪽부터 조기연 목사, 홍문기 교수, 유관지 목사 ⓒ이지희 기자
2부 발제에서 홍문기 총신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광복 80주년, 북한교회 개척 진단’에 대해 발표했다. 홍 교수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북한교회 개척 방향을 세계사적, 한국사적, 교회사적 시각에서 성찰하고 재정립할 필요가 제기된다”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질서가 바뀌었을 때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정상)이라는 표현이 본격적으로 사용되면서 오늘날 세계는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질서에서 다극화 시대로 전환되고, 한국 사회 역시 정치적 이념 대립과 교회의 정치화라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문기 교수는 “북한선교와 교회 개척도 더 이상 단순한 통일 염원이나 민족주의적 감성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변화된 시대 속에 하나님의 뜻을 새롭게 분별하고 실천할 신학적, 선교적 전환이 요청된다”고 말하고, ‘탈북민 선교– 동포인가, 다문화인가’, ‘장마당 세대의 등장– 기회인가, 위기인가’, ‘북한인권운동과 북한선교- 북한체제와의 공존은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탈북민 사역에 대해 홍 교수는 ‘각자 고유한 문화를 누릴 자유와 권리에 기초해 한 국가와 민족에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것을 인정’하는 ‘다문화주의’에서 ‘다문화주의 토대 위 문화 간 상호성, 적극적 소통과 만남을 강조하며 상호 간 변화 가능성과 통합을 기대하고 장려’하는 ‘상호문화주의적 관점’으로의 변화를 요청하면서 “탈북민을 통일 민족이라 규정하며 도구화하기보다 그들의 주체적 정체성을 인정하고 동행하는 상호문화주의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홍문기 총신대 역사교육과 교수(가운데)가 발제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토론을 맡은 북녘교회연구원 원장 유관지 목사 ⓒ이지희 기자
또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으며 국가가 아닌 시장을 통해 생존을 배운 북한 ‘장마당 세대’의 출현과 관련해서는 “장마당 세대를 통해 북한 사회에 열리는 복음의 가능성은 경제적 욕망이 아니라 복음의 본질, 공동체의 삶, 겸손한 섬김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북한인권운동과 북한선교에 대해서는 “이념 대립의 도구가 아닌,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북한선교 및 북한교회 개척의 가장 중요한 원리 중 하나는 ‘북한교회는 북한 주민들의 교회이고, 그들의 신앙고백 또한 그들의 믿음의 현장에서 그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것’이다. 통일 혹은 북한 개방 이후 북한교회 안에서도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지하교회 사이에 갈등이 발생한다면 그때의 치리와 권징도 북한 교인들이 하나님 안에서 분별하여 결정해야 할 몫”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차원에서 홍 교수는 “변화된 역사적 상황 속에서 북한교회 개척 사역이 단순한 열정이나 이상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회복을 향한 거룩한 결단으로 다시 준비되어야 한다”며 “우리는 정치적 감정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으로, 이념적 정쟁이 아닌 복음의 빛으로 북한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북녘교회연구원 원장 유관지 목사는 토론에서 “교회 내부의 시각으로 북한교회 개척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데 익숙해져 있는데, 이 발제를 통해 교회 밖에서, 또 국내는 물론 국제적 문제와 연결해 이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준다”고 말했다.

◇“북한교회 재건, 관성적으로 하던 것을 멈추고 반성적으로 검토해야”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2부 두 번째 발제가 진행되고 있다. 맨 왼쪽부터 조기연 목사, 이수봉 목사, 김재호 목사 ⓒ이지희 기자
통일목회개발원 연구소장 이수봉 목사는 ‘한국교회의 북한교회 재건과 교단의 역할’에 대한 발제에서 한국교회의 북한교회 재건 사업에 대한 반성적 검토와 대안을 허심탄회하게 나눴다. 이수봉 목사는 북한교회 재건 사업에서 반성적으로 점검해야 할 부분으로 △북한 공산정권에 대한 반감, 통일 열망 때문에 민족적, 시대적 정서에 편승해 당연하게 북한교회를 재건해야 한다는 것 △월남 성도들의 소원이고, 그 소원에 공감하여 북한교회 재건을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 △한국교회 부흥기에 교회 건축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 감정을 북한교회 재건에 투사하는 것 △북한교회가 무너진 이유와 과정에 대한 실태와 평가는 없고 전에 있던 자리에 교회를 다시 세우는 것 △교단별로 재건교회를 할당한 것은 내 몫을 챙기고 서로 싸우지 말자는 타협, 경쟁적 건축의 부작용으로 보일 수 있는 것 △연합, 단일, 독립의 3원칙은 북한교회 재건의 의미와 신학적 성찰보다 부작용을 막자는 것에 치우쳐 있는 것 △말로는 사람을 세우는 것이라고 하면서 사업 목표와 내용은 건물 짓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북한 성도가 중심이라고 하는데 사업 내용은 한국교회가 하고 싶은 것을 나열하는 것 △지리, 행정 개편 등으로 흔적을 찾지 못하는데 북한교회 ‘재건’ 표현을 사용하는 것과 재건 의도와 목표가 분명하지 못한 것 등을 언급하고 “북한교회 재건의 역사적, 선교학적 의미에서 관성적으로 하던 것을 멈추고 반성적으로 검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교회 재건에 대한 다양한 기관의 관점, 북한교회 몰락과 재건의 역사, 교단별 북한교회 재건 운동을 소개하고, 북한교회 재건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을 제안했다. 이 목사는 △재건의 정의를 시대에 맞게 업데이트하기 △교회와 교회당이 무너진 사건에 대한 객관적 정리와 가해자, 피해자 등 교회가 받은 상처에 대한 객관적 조사, 그에 기초한 치유와 회복 필요 △과거 사건에 대한 현재적 이해, 미래적 교훈 살펴보기 △북한교회 재건을 역사신학, 선교신학, 조직신학의 교회론 등 관점에서 이해하고, 고난 속에 피어난 신앙 계승 및 고난 속에 무너진 신앙 재건하기 △북한교회 중심으로 이해하고 추진되기 △통일 후 타종교, 이단, 사회단체, NGO, 정부 및 국가기관, 국제선교단체 등 복잡한 요인들 고려 △통일 후 한반도에서 교회 역할 연구 △통일 후 북한 사회의 니즈에 맞춘 선교전략 필요 △통일 후 북한선교 위해 교회, 노회, 교단, 교단 네트워크, 교역자, 중직자, 탈북민, 선교사, 사회개발 전문가, 복지사, 스포츠인, 문화인, 언론인, IT 전문가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 △지금까지 중요하다고 여겼던 것을 포기할 수 있는 용기, 새로운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새로운 전략을 세울 능력과 그 전략을 실행할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총회 통일목회개발원 연구소장 이수봉 목사(가운데)가 발제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토론을 맡은 합동교단 통일사역목회자협의회 김재호 목사 ⓒ이지희 기자
북한교회 재건 사업을 위해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르는 콘트롤타워의 필요성에 대해 이수봉 목사는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콘트롤타워는 정책과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곳이 아니라 조정하는 곳”이라며 “정책과 에너지의 중심에는 교단과 지교회가 있다. 교단은 교회가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공급하고 규모의 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노회와 지방회는 그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하며, 교단 연합은 정부, 사회, 타종교, 이단 등 관계에서 한국교회 대표가 되고 울타리가 되고 교단 간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탈북민의 역할도 잘 설정해야 한다. 탈북민은 협력해야 할 여러 구성원 중의 하나”라며 “당사자들 간 몫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여 부작용을 줄이고 공동체 속에서 각자 역할을 잘하게 하는 ‘게임이론’ 관점에서 각 구성원들이 북한교회 재건을 위해 유기적으로 단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동교단 통일사역목회자협의회 김재호 목사는 토론에서 “북한교회 재건에 대한 10가지 제안은 무거운 제안이면서 풀어내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양한 관점의 북한선교와 교단별 진행은 사역자들에게 소중한 배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북한교회가 무너진 사건이 북한 정부와의 문제인데 가해자와 피해자 성립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10가지 제안에 따른 교단의 구체적인 역할, 탈북자 구출 급감과 적대적 두 국가론과 북한군 파병으로 한반도 정세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선교의 동력이 꺼지지 않는 방안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남북 시기별 북한교회 개척 3단계와 북한 지역별 개척 전략은?”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2부 세 번째 발제가 진행되고 있다. 맨 왼쪽부터 조기연 목사, 하광민 교수, 허은성 목사 ⓒ이지희 기자
하광민 총신대 통일개발대학원 교수는 ‘북한교회 개척 시나리오와 전략 연구’에 대한 발제에서 현재 상황부터 북한 개방, 통일 이후까지 단계별 북한교회 개척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독일 통일 사례를 비교 분석하여 한반도 상황에 적용 가능한 교회 개척 전략을 소개했다. 또 탈북민교회의 역할과 남한교회와의 파트너십 모색, 북한교회 개척을 위한 실무 고려 사항에 대한 검토 및 정책적 제언을 소개했다.

하 교수는 “북한교회 개척에서 선교적 교회론이 중요한 이유는 북한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교회가 단순한 종교 기관이 아니라 사회 변혁의 촉매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폐쇄성과 경직성을 고려할 때 교회는 복음전파뿐 아니라 사회적 치유와 통합의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교회 개척에서 세계관적 상황화, 문화적 상황화, 정치적 상황화가 필요하며, 북한 상황을 선교신학적으로 접근할 때 구원사적 관점, 종말론적 관점, 성령론적 관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교회 개척을 위한 1단계 ‘현재 상황(준비기)’에서는 탈북민교회를 통한 북한선교 인력 양성, 대북 방송 및 미디어 선교, 남한교회의 북한교회 개척 지역 선정을 제안했다. 2단계 ‘북한 개방 시기(접촉기)’에는 인도적 지원을 통한 교회 사역 시작, 종교의 자유 확대에 따른 제한적 선교, 하드 랜딩 이후의 소프트 랜딩 시기(급격한 통일 이후 북한 특별행정구역 시기)에는 북한교회 개척 사명자(사역자) 준비와 평신도 전문가 그룹 준비를 제안했다. 마지막 3단계 ‘통일 이후(본격 개척기)’에는 독일 통일 사례를 참고한 체계적 교회 개척을 제안했다.

제7회 북한교회개척포럼
▲하광민 총신대 통일개발대학원 교수(가운데)가 발제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토론을 맡은 허은성 안산동산교회 한반도선교팀 담당 목사 ⓒ이지희 기자
이 밖에도 지역별 개척 전략으로 ‘평양 및 주요 도시’는 한국의 통일선교연합체를 중심으로 공동선교구역으로 정해 특별관리하는 방안, ‘주요 도시’는 탈북민 출신 목회자들의 지역적 연고를 활용한 교회 개척 방안을 제시했다. ‘서해안 라인’(해주, 사리원, 남포, 평성, 신의주)는 탈북민 비율이 높지 않아 북한 현지 주민을 중심으로 교회 개척 및 BAM 형태 교회 개척을 하거나 신의주는 중국인 대상 다민족 교회 개척을 할 수 있고, ‘동해안 라인(’원산, 함흥, 단천, 김책, 어랑, 청진, 나선)은 러시아와 유럽으로 뻗어 나가는 도시 및 북극항로 개척으로 무역과 관광이 활발해질 경우 지역에 특화된 교회 개척을 하고, 러시아 접경 도시인 나선시는 러시아, 중국, 북한 3국인 대상 다문화, 국제적 교회 개척도 시도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사상적 통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고 전통적 공동체 문화가 있는 ‘농촌 지역’은 기존 농촌 공동체 시설을 활용, 농업 협동조합과의 연계, 계절적 특성을 고려한 교회 개척을 제안했다. ‘국경 지역’(온성, 남양, 회령, 무산, 대홍단, 혜산, 만포 등)은 조선족 교회, 탈북민 가족 재결합 사역, 국경 무역과 연계한 교회 개척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하광민 교수는 북한교회 개척 전략에 대해 “처음부터 북한 내에 자립적 교회를 세우는 ‘분립개척 모델’, 남한교회가 주도성을 가지고 북한 내에 교회를 세우고 북한 내 지교회가 영적, 재정적으로 자립할 때까지 돕는 ‘모교회-지교회 모델’이 있다”며 “저는 탈북민 포함 북한인 스스로가 북한에서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자연스럽고 자문화 친화적인 교회 형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은 해방 이후 극심한 종교 탄압을 겪어 왔으나, 최근 탈북민들의 증가와 외부 정보 유입으로 인해 주민들의 인식 변화가 감지되며, 이는 북한선교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며 “특히 국내에 정착한 탈북민교회들은 미래 북한교회 개척의 중요한 ‘못자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북한교회 개척 시나리오는 단순한 통일 이후의 교회 재건을 넘어, 현재의 북한 상황과 독일 통일 사례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립되어야 한다”며 “독일 통일 후 동독 지역교회의 재건 과정에서 나타난 문화적, 심리적 갈등과 사회 통합의 어려움은 북한교회 개척 시 한국교회가 직면할 수 있는 과제들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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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 응답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맨 왼쪽부터 조기연 목사, 허은성 목사, 하광민 교수, 이수봉 목사, 홍문기 교수, 유관지 목사, 김재호 목사 ⓒ이지희 기자
이와 함께 “북한교회 개척 전략은 북한의 종교 현실과 주체사상 체계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수립되어야 한다”며 “북한 주민들의 기독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단순한 건물 중심의 교회가 아닌 성령에 이끌리는 자문화 친화적인 교회 형태를 지향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북한 그리스도인 스스로가 교회를 개척하고 세워가는 것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지속적인 선교적 노력과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탈북민교회는 북한교회 개척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이들은 북한과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으며, 북한의 특수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주체로서 통일 이후 북한교회의 자립과 성장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남한교회는 탈북민교회와 협력하여 북한선교의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실질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하 교수는 “북한교회 개척은 단순히 종교적인 사명을 넘어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사회 통합에 기여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안보 딜레마와 같은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한국교회는 북한 동포에 대한 사랑과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인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은성 안산동산교회 한반도선교팀 담당 목사는 토론에서 “한국교회 안에 탈북민 예배 공동체가 세워져야 한다. 또 탈북민교회와 한국교회의 북한교회 세우기 동역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하며 “한국교회가 탈북민에게서 배우고 탈북민이 한국교회 안에서 신앙과 공동체를 배우는 상호 양육의 관계를 통해, 먼저 교회 안에서 통일이 이루어지는 경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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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 응답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질의응답 시간에 이어 좌장을 맡은 통일목회개발원 전문위원장 조기연 목사는 “북한교회 개척에 대해 많은 분이 고민하고 질문하는 것 자체가 북한선교가 많이 발전돼 가고 있음을 느낀다”라며 “북한선교를 40년 가까이 하며 깨닫는 것은 북한선교도 우리가 하는 선교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라는 것이다. 북한선교를 시작하시고 이루시고 열매를 성취하시는 일은 성령께서 하시는 일로, 우리에겐 더딘 것 같지만 하나님은 북에서도 일하시고 남에서도 일하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