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기독교인의 박해 정도를 파악하는 전 세계 유일한 도구인 오픈도어 기독교 박해순위(WWL)가 최근 발표됐다.

WWL은 개인, 가족, 공동체, 국가, 교회의 5가지 삶의 영역에서 기독교인이 경험하는 억압 정도, 강간, 살인, 교회 방화 같은 폭력 정도를 추적하는 통계분석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2016년 WWL에 따르면 기독교인에 대한 ‘억압’이 심한 나라로는 소말리아, 북한, 에리트레아, 아프가니스탄, 몰디브,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예멘과 시리아로 조사됐다. 기독교인을 향한 높은 수위의 ‘폭력’이 행사되는 나라는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라크, 시리아, 미얀마,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이집트, 멕시코, 수단, 인도였다.
k1.jpg
나이지리아 난민캠프 안에 지어진 한 교회.   사진제공=오픈도어선교회
종교적 우월의식에 의한 폭력 심각한 ‘나이지리아’

작년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하는 기독교에 대한 폭력 사건 대부분은 급진적 이슬람 무장세력 보코하람(Boko Haram)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기독교 박해 부서 디렉터 프랑스 비먼(Frans Veeman)은 보코하람 세력 외에도, 하우사 풀라니(Hausa-Fulani) 무슬림 목축업자들이 기독교인 농업 종사자들에게 잔인한 공격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조사기간(2014년 11월 1일~2015년 10월 31일까지) 나이지리아에서 폭력으로 자신의 삶의 터전을 잃은 4천 명이 넘는 기독교인 중 2천5백 명은 보코하람에 의해, 나머지 1천5백 명은 하우사 풀라니 무슬림 목축업자들에 의해서였다. 타라바 주(Taraba State)에서만 최소한 3천 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폭력에 시달려 삶의 터전을 옮겨야만 했다. 연구원들은 이 같은 폭력에 관한 조사 결과들은 사실상 폭력의 잔인성을 50%정도만 드러낸 것으로 추정한다. 나이지리아에서 폭력은 종교적 우월의식에 의한 ‘인종청소’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전쟁의 화염에 휩싸인 ‘이라크’, ‘예멘’, ‘케냐’의 기독교인

전 세계 분쟁 지역은 기독교인들에는 아주 취약한 장소다. 전 세계 방송매체가 전쟁과 폭탄테러 등 눈에 보이는 사건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이슬람국가(IS)는 그들의 실체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 국가들 안에서 조용히 사람들을 급진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북 이라크(박해점수 4점 상승, 2위)의 쿠르디쉬(Kurdish) 지역은 모술(Mosul)과 니네브(Nineveh) 평지로부터 도망친 수천 명의 기독교 피난민의 천국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라크 정부는 이 기독교인 밀집 지역에서 무슬림 가족들에게 줄 토지를 매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기독교 인구가 사는 지역 안에서 ‘인구 역전 정책(Demographic reversal process)’을 시행하는 이유는 기독교인들 사이에 종교적 소수자로서 불안감을 조성하여 떠나도록 하기 위해서다.

1점 차로 박해순위 10위 안에 진입하지 못한 예멘(11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사실상 모든 서구 사람은 전쟁을 피해 피난하고 단지 수천 명의 용감한 무슬림 배경의 기독교인이 그들의 교회와 함께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급진적 무슬림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케냐 북쪽과 해안 지대는 박해가 5점 상승하여 16위를 기록했다. 알 샤바브(al-Shabaab) 세력은 2014년 11월 22일 만델라(Mandera)를 향하는 버스 안에서 28명의 기독교인을 죽였고, 2015년 4월 2일에는 가리사(Garissa) 지역 147개의 기독교대학 학생들을 죽였으며, 2015년 7월 7일에는 14명의 채석장 인부들을 살해했다. 대부분 처형적인 살해이며, 특별히 무슬림과 대치되는 기독교인들이 주 대상이었다. 이러한 현실은 기독교인들의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고, 특히 개인의 삶의 영역에서의 억압이 높게 자리 잡을 우려를 낳고 있다.
k2.jpg
케냐 가리사 대학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예배. 사진제공=오픈도어선교회
테러 조직들의 감시와 통제로 박해 심해진 ‘중앙아시아’

중앙아시아에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종교적 자유 방면에서 급격한 악화를 경험하고 있다. 사회 모든 구성원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확대되고, 테러의 위험이 있는 이슬람세력에 대한 감시의 필요성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우스베키스탄은 박해순위 20위(작년 15위)를 고수했고 투르크메니스탄(19위)은 새롭게 20위 안에 진입했다. 타지키스탄도 작년 45위에서 31위로 순위가 상승했으며, 아제르바이잔은 46위에서 34위로 상승하며 올해의 주요 박해 상승 국가가 되었다.(끝)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