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jy.jpg(한국=크리스천투데이) 지난달 17일부터 24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개최된 제3차 로잔대회에 한국 대표단장으로서 1백여 지도자들을 이끌고 참석한 한국로잔위원회 이종윤 의장을 대회 현장에서 인터뷰했다.

이 의장은 이번 대회는 한국 교회가 세계 교회와 동역할 수 있도록 주어진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으며, 향후 로잔대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한국 교회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 한국로잔위가 관심을 갖고 이에 관한 활동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년 6월 몽골에서 열릴 아시아 로잔위원회 지도자 대회를 통해서도 이번 로잔대회의 결과들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역으로 영향력을 갖고 확대되기 바란다고 기대를 전했다.

이 의장은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서도 로잔운동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곳이 한국 교회임을 소개하며, 로잔운동과 한국 교회가 서로 주고 받아 온 공헌들에 대해서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앞으로도 로잔운동과 한국 교회 간 협력의 역사가 지속되기 바란다는 희망도 드러냈다.

- 이번 제3차 로잔대회에 한국 대표단장으로서 참석하셨는데 소감을 말씀해 달라.

“이번 대회에 한국에서 많은 지도자들이 참석했는데, 주님 앞에 감사드리고 한국 교회에도 감사드린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우리가 세계를 향해 눈을 뜨게 되고, 또한 세계 교회와 동역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이 감사한 일이다. 특히 우리(한국로잔위)는 이 일을 위해서 1년 전부터 이번 대회가 진행되는 방법과 똑같은 방법으로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왔다. 작년 5월 로잔 국제 지도자 회의를 한국에서 연 것도 이 대회를 준비하는 기간 일종의 리허설을 해 본 것이었다. 그 때 약 60개국에서 2백여 지도자들이 왔는데, 한국을 찾은 이유가 첫째는 영성을 배우기 위해, 둘째는 IT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연습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전 세계 많은 나라 중에서도 한국을 연습 장소로 택한 것이었다. 그 날 이후로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모여 대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내용 그대로 연구하고, 발표하고, 토론하는 식으로 준비를 하고 왔다. 이것이 많은 도움이 됐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이번 대회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를 해 주신다면.

“이번 3차 로잔대회에서 보다 많은 외국의 친구들, 옛날 친구들과 새 친구들까지, 이들 모두를 만난 것이 감사한 일이고, 오신 강사분들의 강의도 매우 훌륭했고 좋았다. 무엇보다도 이번 대회에서 배운 것을 어떻게 우리나라 교회에 적용시키고, 또한 이것이 선교 현장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가 굉장히 중요하다. 한국에 돌아가면 한국로잔위에서 이 일을 좀 더 심도 있게 다시 다루게 될 것이다. 특히 내년 6월에 아시아 로잔위원회 제7차 지도자 대회를 몽골에서 가지려고 한다. 이를 통해 아시아 교회도 이번 로잔대회에 대해 더 배우게 될 것이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아시아 교회, 한국 교회가 될 것이라 본다.”

- 로잔운동이 한국을 비롯해 각국 교회에서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선교하는 사람들이 로잔의 자료 없이 선교에 대한 전략이나, 선교에 대한 원칙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그만큼 로잔 자료가 문화와 사회를 막론하고 모든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선교를 하려고 하는 한 반드시 로잔과 연결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잔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비슷하다. 세계교회협의회(WCC)나 세계복음연맹(WEA)은 조직을 갖고 있다. 그러나 로잔은 다르다. 로잔위원회는 한국에만 있고 다른 나라에는 없다. 일본에 지난 해 만들어졌고, 필리핀에 5년 전에 만들어졌을뿐 아시아에는 거의 없다. 유럽도 영국을 비롯해 몇 나라에만 있다. 이것은 처음부터 로잔이 조직이 아니라 운동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운동은 조직에 얽매여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로잔의 특징이다.

이 세계의 큰 두 교회 흐름에 WCC와 WEA가 있다. 그러면 로잔의 자리는 어디인가. 결론을 말하면 WCC 회원도, WEA 회원도 모두 로잔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에도 198개국이 왔다. 중국과 북한이 오지 않아 200개국은 되지 못했지만,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참여할 수 있는 것은 로잔이기에 가능하다. 양쪽에서 다 참여하니까 그렇다. 신학은 아주 복음적이면서도 훨씬 폭이 넓다고 할 수 있다.”

- 로잔운동과 한국 교회의 협력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먼저 로잔이 한국에 공헌한 것이 크다. 제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신학위원장으로 섬길 당시 한국 교회 공동신앙고백서를 제안했다. 한기총에 아직 공동의 신앙고백이 없던 시기다. 그래서 15년째 되던 해에 각 교단 신학위원들이 공동신앙고백서를 위해 모였는데 다들 교단이 다른데 어떻게 만들까 고민했다. 그래서 제가 로잔언약을 중심으로 만들 것을 제안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모든 신학위원, 임원회, 실행위가 동의했다. 총 17장으로 된 로잔언약을 본 떠서 제목을 넣은 것이 지금 한기총의 공동신앙고백서가 된 것이다.

또한 현재 한국에 많은 교단이 있다. 장로교만 해도 248개 교단이 있고, 주류 28개 교단이 한국장로교총연합회에 가입돼 있다. 이렇게 많은 장로교단이 있다는 것이 어찌 보면 부끄러운 일이다. 제가 한 교단 다체제를 제시했다. 이 일을 위해서도 교단들 사이에 공통분모가 중요하다. 로잔언약은 전 세계 지도자들이 서명한 것으로 대단히 중요한 공통분모가 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 교회가 로잔에 빚을 지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 제6차 아시아 지도자 대회 때 결정돼 세계 로잔에서 받아들인 것으로, 매년 6.25면 북한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날이 정해져 있고. 이것 또한 로잔운동이 한국 교회에 해 온 중요한 공헌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로잔운동이 아직 희미해 보인다 할지라도, 그래도 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는 한국에서 가장 큰 운동이 일어나고 있고, 역시 로잔에 공헌해 오고 있다. 아는 사람은 많이 없지만 오래 전부터 로잔에 한국이 많은 기부를 해 왔다. 현재 아시아 로잔도 한국이 매년 1만 불 가량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고 몽골에서 열릴 아시아 대회 때도 참석자들의 장학금을 한국에서 지원하면서 대회를 치르게 된다.”

- 아프리카 54개국의 선교 전진기지인 남아공에서 이번 대회가 열린 의미가 크다. 남아공에는 질병과 빈곤, 기아와 같은 문제들이 많이 있고 한국 교회의 관심이 특별히 요청되는 부분들이다. 이에 대한 견해를 전해 주시면.

“한국 교회는 지금까지 선교사를 약 2만5천 명을 보냈다. 아프리카뿐 아니라 모든 세계에 선교사를 필요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의지와 열심을 갖고 보내 온 것이 사실이다.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도 아프리카를 포함해 978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를 통해 아프리카의 특수 상황에 맞는 선교 전략이 더 많이 연구돼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시면 한국 교회가 깊은 관심을 가질 지역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