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종윤)는 지난 2일(토) 오후 2시 서울교회(담임 이종윤)에서 “한국장로교회 연합과 일치를 위한 방안 제언”이란 주제로 ‘한국장로교신학회 제16회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박경수 박사(장신대 교회사)는 “한국 개신교 초기 교회연합운동의 유산”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박경수 박사는 발표를 통해 한국 개신교 선교 초기에 활발하게 전개됐던 교회연합운동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그 의미를 밝히는데 목적을 뒀다. 그는 “한국교회의 분파성과 당파성은 이제 교회의 근본 사명인 선교에 걸림돌이 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하고,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와 민족을 향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발하고자 한다면 교회분열이라는 약점을 극복하는 일이 필수적”이라며 “초기 한국교회 일치 운동의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것은 미래의 한국교회의 갱신과 위상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박사는 “한국에는 처음부터 여러 교단의 선교사들이 파송 됐고, 태생적으로 교파적 성격을 지닌 신학과 신앙이 한국에 이식될 가능성을 안고 있었다”고 말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장로교와 감리교를 막론하고 복음주의적 부흥운동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었기에 정서적으로 연합의 토대는 이미 마련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1903~1907년 한국에서 일어난 신앙부흥운동도 보다 효율적인 선교를 위해서는 서로 간의 연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직시하도록 만들어 줬다”고 설명했다.
특별히 그는 “1905년 9월 150여 명의 장로교와 감리교 선교사들이 이화여학교 예배당에서 한국복음주의연합공의회를 결성하고, 연합활동에 가장 적극적이던 언더우드를 초대의장에 선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합공의회는 한국에서 하나의 민족적 복음주의 교회를 조직하는 데까지 나아갔다”며 “장로교와 감리교라는 교파 이름을 버리고 ‘대한예수교회’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민족교회를 설립하기로 하고, 구체적으로 캐나다에서 작성된 신조를 ‘대한예수교회’의 신조로 삼을 것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박경수 박사는 “이와 같은 연합운동의 배경에는 신앙부흥운동에서 비롯된 복음의 확장이 놓여 있었다”고 말하고, “부흥운동은 장로교와 감리교라는 교단의 벽까지 허물고 보다 효율적인 선교를 위해 서로가 연합하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1906년 9월 11~12일에는 서울에서 제2차 연합공의회 총회가 열리고, 이 때에는 교리의 조화와 교회정치의 조화, 선교지 분할에 관한 보고서가 발표되고 토의됐다. 그는 “이처럼 교리와 교회정치의 차이까지 극복하려고 노력한 것은 다른 선교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놀랄 만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하나의 민족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시도는 각 교파 선교사들이 속해 있는 본국의 선교본보들의 우려와 반대, 선교사들 내부의 반대의견에 부딪혔고, 결국 하나의 조직으로서의 장로교와 감리교의 연합공의회는 실패로 끝나고 만다. 박 박사는 “비록 하나의 민족교회 설립은 실패로 끝났지만, 교육과 의료, 출판 등의 실질적인 선교사업에 있어서는 장로교와 감리교 서로가 협력해 선교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점에서 초기 선교사들의 연합정신을 우리는 20세기 후반의 ‘신학적 에큐메니즘’과는 다른 ‘선교형 에큐메니즘’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박경수 박사는 마지막으로 “분명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하나이며 또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는 외적 획일성이 아니라 영적인 일치를 의미한다”면서 “한국의 처음 교회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장로교뿐 아니라 더 나아가 장로교와 감리교가 함께 연합했던 정신을 되살리는 것은 미래의 한국교회를 위한 귀중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경수 박사의 논문에 대해서 논평은 연규홍 박사(한신대)와 한성진 박사(합신대원)가 수고했다. 또 이번 행사에서는 이들의 발표 외에도 “한국 장로교회의 연합과 일치의 가능성 재고”(노영상 박사, 장신대) “분열된 한국 장로교회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제언”(임희국 박사, 장신대) “한국 장로교회의 연합 문제에 대한 현실적 제안”(이승구 박사, 합신대원) 등의 발표가 이뤄졌으며, Aza Goudriaan 교수(화란 제유대학)가 “화란 개혁파 교회에서의 교회 연합에 대해”란 주제로 기조강연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