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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MA는 지난 10월 10일경 베이징과 여러 지역에서 시온교회 지도자들이 동시에 체포됐다며 “이 일이 중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고통과 두려움을 안겨주고 있음을 기억하며, 고난 가운데 있는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연대하겠다”는 입장을 15일자 성명을 통해 표명했다.
시온교회는 2007년 창립돼 온라인과 소그룹을 중심으로 성장한 중국 내 대표적인 비인가 복음주의 가정교회 연합체다. 현재 중국 40여 개 도시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약 5,000명이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온교회를 이끄는 김명진 목사는 흑룡강성 출신 조선족으로, 중국 복음적 교회의 상징적 인물로 주목받는 동시에 중국 정부의 감시와 압박을 받아 왔다. 김 목사는 베이징대를 졸업했으며, 1989년 천안문 민주화 항쟁을 목격하면서 기독교인이 됐다. 중국 공인교회인 옌칭신학교를 거쳐 2007년 미국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귀국 후 베이징을 중심으로 시온교회를 개척해 단기간에 600명 이상이 모이는 교회로 성장시켜 중국 가정교회의 부흥 사례로 미국교회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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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의 표적이 된 김 목사는 2018년 베이징을 떠나야 했고, 아내와 자녀들은 미국으로 이주시켜 6년 넘게 홀로 사역을 이어왔다. 결국 중국 정부는 2019년 시온교회 베이징 본당을 폐쇄하고, 김 목사를 출국금지 대상으로 지정했다. 그런 와중에도 김 목사는 목회자들을 해외에 파송해 교회 지도자들을 꾸준히 양성했다. 또 소그룹을 이끌면서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는 온라인 예배를 통해 약 10,000명의 성도가 모인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시온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체포는 지난 10월 9~11일 사이에 발생했다. 김 목사는 중국 남부 광시 장족자치구 베이하이시 자택에서 구금됐고, 시온교회의 다른 목사들도 베이징, 선전, 상하이 등에서 온라인을 통한 불법 정보 유포 혐의로 체포됐다.
KWMA는 “모든 사람이 신앙과 예배의 자유를 누리는 것이 인류 보편의 권리이자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양심의 자유”라며 “이번 일을 통해 중국교회가 더욱 굳건히 서고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믿음을 지켜 나가기를 소망한다. 또 중국 정부가 종교 공동체의 평화로운 예배와 교제의 자유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발전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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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④중국 정부와 사회를 위해(신앙의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마음이 확산되도록, 종교가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공존하는 길이 열리도록) ⑤한국교회와 세계교회를 위해(중국교회를 위해 지속적으로 기도하고 격려하는 동역자가 되도록, 모든 교회가 하나님의 선교를 향한 부르심에 함께 응답하도록)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KWMA는 이 사건을 통해 한국교회, 중국교회, 세계교회가 서로 기도하고 격려하며 함께 복음의 연대를 굳건히 세워가길 기대했다. KWMA는 “교회의 역사는 언제나 고난 속에서 더욱 단단해졌다”고 강조하고 “이번 일을 통해 중국교회와 세계교회가 더욱 깊이 연대하고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당국의 인가를 받은 교회 외에서 설교하거나 예배를 드리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지난달 발표한 ‘종교 교직원을 위한 온라인 행동 규범’에서는 온라인 예배, 설교를 불법화했다. 시온교회는 이번 체포 사건 이튿날 긴급 기도에서 “시온교회와 모든 중국 가정교회 형제자매들을 위해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이 기도했던 것처럼 간절히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특히 “고난의 잔을 거두어달라고 기도하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눅 22:42)라고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12일(현지시각) 성명에서 “미국은 중국 공산당이 최근 저명한 김 목사를 포함, 중국 내 미등록 가정교회인 ‘시온교회’ 지도자 수십 명을 구금한 것을 규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로잔위원회는 14일 “중국교회의 고난이 중국교회와 한국교회를 비롯한 전 세계교회가 각성하고 다시 복음을 전하는 일에 힘을 쏟는 전환점이 되길 소망한다”며 구금 목사들의 평안과 석방, 변호사 접견 허용, 교도소 내 안전과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