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세대의 그리스도인들은 무엇보다 복음의 청지기(Steward)다. 하나님은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를 부르시어 우리에게 맡기신 이 보물을 잘 지키라고 명령하셨다(딤후 1:14). 진짜 충실한 청지기가 되려면, 복음 연구에 몰두하고 최선을 다해 진리를 깨우치고 살려고 힘쓰며 그 내용을 굳게 지키겠다는 결심이 필요하다(딤전 4:15). 그렇게 하면, 우리 자신은 물론 우리가 전하는 바를 듣는 사람들을 구원(救援)할 수 있다(딤전 4:16).
흔히 알고 있는 대로, ‘복음’은 ‘좋은 소식(가장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뜻하는 헬라어 ‘유앙 겔리온’(euangelion)에서 유래했다. 어떤 점에서 보면 성경 전체가 복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말은 특별히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삶과 죽음과 부활과 승천과 재림을 통해 완성된 구원 사역에 관한 총체적인 메시지를 가리킨다.
하나님의 영원하신 아들, 곧 하나님의 본체시요 그분과 동등하신 성자께서는 자원하여 하늘의 영광을 버리셨다. 그리고 성부의 기쁘신 뜻을 따라 성령으로 동정녀의 몸에 잉태되어 하나님이자 사람이신 나사렛 예수라는 신분으로 세상에 나타나셨다(행 2:23; 히 1:3; 빌 2:6, 7; 눅 1:35). 예수님은 사람의 모습으로 세상에 사시는 동안, 하나님의 율법에 온전히 복종하셨다(히 4:15). 그리고 마침내 때가 되자, 그분은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고 십자가에 처형되셨다. 십자가에서 인류의 죄를 짊어지신 예수님은 하나님의 진노를 감당하셨으며 죄인들을 대신해 죽으셨다(벧전2:24. 3:18; 사 53:10). 하나님은 예수님이 죽으신 지 사흘 후에 그분을 다시 살리셨다. 부활과 승천은 성부께서 성자의 죽음을 속죄의 희생으로 받아들이셨다는 것을 공표하는 사건이다.
예수님은 인간의 불순종에 대한 형벌을 감당하셨고, 의의 요구를 충족시키셨으며, 하나님의 진노를 가라앉히셨다(눅 24:6; 롬 1:4. 4:25). 부활하신 지 40일 후, 하나님의 아들은 하늘에 오르시어 성부의 오른편에 앉으셨고, 만물을 다스리는 권세와 영광과 존귀를 얻으셨고 장차 그 약속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히 1:3; 마 28:18; 단 7:13, 14). 지금 그분은 성부 앞에서 자기 백성을 위하여 간구하신다(눅 24:51; 빌 2:9~11; 히 1:3. 7:25). 하나님은 자신의 부패함과 무력함을 인정하고 그리스도를 의지하는 모든 사람을 온전히 용서하시고 의롭게 여기시며 그분과 화목하게 하신다(마 1:15; 롬 10:9; 빌 3:3). 이것이 하나님과 그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죄 가운데 하나는 복음을 소홀히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복음을 소홀히 하는 데서 온갖 병폐들이 비롯된다. 타락한 세상은 복음에 무관심하다기보다 복음에 무지하다. 복음의 핵심 주제는 하나님의 공의, 인간의 철저한 타락, 속 죄의 피, 참된 회심의 본질, 구원 확신의 성경적 근거 등이다. 그러나 현재 강단에서 이런 주제를 다루지 않는 설교자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 교회는 복음을 몇 가지 신조로 축소하고, 회개를 인간의 결정이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죄인의 (영접)기도’를 드리기만 하면, 곧바로 구원받았다고 선언한다. 이런 식으로 복음을 축소하면서 많은 폐해가 발생했다.
첫째, 회개하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이 더욱 강퍅해졌다. 오늘날 ‘회심자’들 가운데에는 교회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들은 종종 다시 타락하거나 죄의 습관에 매여 속된 삶을 일삼는다.
둘째, 축소된 복음은 입으로는 하나님을 안다고 말하지만 행위로는 부인하는 세속적인 사람들의 집합체로 교회를 전락시킨다(딛 1:16). 이런 교회는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의 영적 공동체가 아니다. 참된 복음을 전한다면, 사람들은 기쁜 마음으로 교회에 나올 것이다.
셋째, 축소된 복음은 최근의 문화적 흐름을 주의 깊게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기발한 마케팅 전략을 구축한다. 이것은 인간의 힘으로 복음전도와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려는 태도를 부추긴다.
넷째, 축소된 복음은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한다. 온전하지 못한 복음을 전하면, 회개하지 않은 속된 사람들이 교회 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성경이 가르치는 교회의 권징을 소홀히 하는 탓에 그들은 어떠한 책망이나 훈육도 받지 못한 채 교회 안에 머문다. 그로 인해 교회는 순결함과 명예를 잃고, 하나님의 이름은 비그리스도인들 가운데서 모독을 받는다(롬 2:24).
목회자든 평신도든 ‘복되신 하나님의 영광의 복음’(딤전 1:11)이 온전하지 못한 복음으로 대체되는 것을 뻔히 지켜보면서도 두 손 놓고 있는 것은 결코 온당하지 못하다. ‘유일하고 참된 복음’을 회복해 모든 사람에게 명확하고 담대하게 선포하고 전해주는 것은 복음의 청지기인 우리의 의무다.
이 글을 통해 복음의 ①아름다움과 ②지혜 ③구원하는 능력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복음을 회복하여 지난 30년 동안 오픈도어 사역과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함께 변함없이 헌신하고 희생해 오신 모든 후원자와 동역자들에게 모두의 삶이 변화되고, 말씀이 능력 있게 선포되어 남은 생애 하나님이 큰 영광을 거두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축복한다.
신현필 목사(한국오픈도어선교회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