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화해: 로잔 대회에 앞서 열리는 컨설테이션’
9월 20~21일 DMZ 인접 지역과 인천국립대 송도캠퍼스서 진행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 직전, 전 세계 크리스천 리더가 이 시대 한반도의 최대 과제인 한반도 평화와 화해, 치유를 위해 비무장지대(DMZ) 인접 지역을 순례하고, 기도하며, 연대와 협력을 도모하는 사전 행사가 개최된다.

9월 20일부터 21일까지 DMZ 인근 및 인천국립대학교 송도캠퍼스 23호 빌딩 대강당과 주변 건물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화해: 로잔 대회에 앞서 열리는 컨설테이션’(Peace and Reconciliation in the Korean Peninsula: A Pre-Congress Consultation)이 진행된다. 이 모임에는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되는 제4차 로잔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각국 크리스천 리더 100여 명과 로잔대회 참가자는 아니지만 한국에서 한반도 평화에 관심 있는 크리스천 리더 100여 명 등 총 200여 명이 참여해 DMZ 방문, 저녁 예배 및 기도, 컨설테이션을 통해 함께 남북한 관계 회복을 소망하고 대화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한반도 평화와 화해’ 컨설테이션 준비팀
▲‘한반도 평화와 화해’ 컨설테이션 준비팀 ⓒ컨설테이션 준비팀
◇로잔대회 참가자와 비참가자들, 함께 ‘한반도 평화’ 이슈 다뤄

이번 컨설테이션 주제는 ‘홀 인 홀: 분열의 땅에서 온전함을 추구하다’(Hole in Whole: Seeking Wholeness in a Divided Land)이다. 이사야 53장 5절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는 말씀처럼,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셔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못 자국으로 구멍 난 손이 전체 콘셉트이다.

로잔운동이 온전한 복음, 온전한 교회, 온전한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면, 이번 4차 로잔대회가 열리는 한반도는 여전히 가족, 지역 사회, 더 나아가 국가를 분리하는 고통스러운 분열의 상처가 있는 현장이다.

컨설테이션 준비팀은 “한반도의 구멍 난 DMZ를 방문하고 나서 그 구멍 너머 부활의 소망과 하나님의 계획을 바라보고 서로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볼 때는 다 막혀 있는 것 같고, 더 이상 소망이 없고 미래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구멍 난 역사를 넘어선 하나님의 계획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심정아 작가님이 부활하신 예수님의 구멍 난 손과 발을 형상화 한 작품 ‘스티그마 시리즈’가 메인 무대에 세로 8m 크기로, 로비에는 그보다 작은 크기로 설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와 화해’ 컨설테이션
▲대회 주제 ‘홀 인 홀: 분열의 땅에서 온전함을 추구하다’를 콘셉트로 제작한 심정아 작가의 ‘스티그마 시리즈’ 작품이 대회장에 설치됐다. ⓒ컨설테이션 준비팀
또 “이미 북한 사역을 하시는 분들, 과거에 북한 사역을 하셨던 분들, 그리고 수단, 팔레스타인 등 지금도 내전, 분쟁 중인 국가를 포함해 30개국의 선교지도자가 DMZ를 보며 그들의 이야기를 소그룹에서 경청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각 나라에서 화해하지 못하고 찢어져 있는 구멍들은 우리만의 역사 속 고민이 아니라 세계인들의 아픔이고 전 인류의 실존임을 서로 나누고 소통하면서,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에 구멍 나 있는 흔적들을 듣고 나누고 기도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20일 오전부터 DMZ와 인접한 민간인통제구역, 기타 역사적 장소를 투어한 후 저녁 7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인천국립대학교 송도캠퍼스 23호 빌딩 대강당에서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예배 및 기도를 드린다.

DMZ 방문 코디네이터 윤환철 미래나눔재단 사무총장은 “판문점과 도라산 전망대는 현 상황에서 방문할 수 없어, 대신 분단과 전쟁을 상징적으로 볼 수 있는 도라산 기차역, 임진각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대성동 마을 등을 돌아보고, 육안으로 북한의 기정동 마을, 개성공단 등을 볼 예정이다. 점심 식사는 통일촌 마을에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은 “또한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남한 사람이 받은 북한 운전면허증, 체류증 등을 보며 우리가 지난 72년 동안 싸우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기회와 돌파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와 화해’ 컨설테이션
▲이번 대회를 콘셉트로 제작한 ‘스티그마 시리즈’ 작품 ⓒ컨설테이션 준비팀
예배 코디네이터 J목사는 “예배에서는 설교 없이, 세대와 민족, 언어가 다양한 7명의 그리스도인이 각자 자신의 언어로 화해와 평화, 한반도를 위한 기도문을 낭송하게 된다”며 “기도문은 스페인어, 필리핀어, 영어, 조선어, 한국어 등으로 번역되어 참석자들이 함께 기도하게 될 예정이며, 기도 후에는 성찬식이 거행된다”고 말했다. J목사는 “우리의 정치, 경제, 전략에는 소망이 없지만, 예수님이 우리의 산 소망이시라는 것이 예배 전체의 메시지로, ‘주 예수 나의 산 소망’이라는 찬양을 함께 부르게 된다”고 말했다.

21일은 오전, 오후 두 세션으로 나눠 진행한다. 한반도 평화와 화해 문제와 성경을 연결하는 주해 시간을 15분간 가진 후,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현장에서 일하는 현장 사역자 및 전문가 세 명이 10분씩 기조발표를 한 후 소그룹으로 나뉘어 토론하고 기도하게 된다.

◇“한반도 화해와 평화, 전 세계 그리스인과 협력해야”

컨설테이션 준비팀은 “원래 작년 말까지만 해도 제4차 로잔대회에 한반도 평화 세션은 없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개최하는 로잔대회에 한반도 화해와 평화 이슈를 다루는 세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로잔대회 준비위원회 내부 및 외부 인사들의 마음이 모여 별도의 행사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와 화해’ 컨설테이션 준비팀
▲지난 6일 컨설테이션 정기 준비 모임이 어린양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컨설테이션 준비팀
이어 “한반도 문제는 이후 로잔 본 행사에 새롭게 추가됐지만, 3일간 총 3시간여 정도가 전부다. 그래서 프리 로잔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라며 “로잔 본 행사는 아니나 프리 행사로 로잔 참가자들이 추가로 함께할 수 있는 행사이고, 로잔대회 공식 참가자와 비참가자들이 함께하는 로잔을 넘나드는 행사”라고 의의를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초 구성된 컨설테이션 준비팀은 지속해서 준비 모임을 갖고, 3개월여 전부터는 서울 마포 합정동 어린양교회에서 정기 기도 모임도 진행했다.

지난 6일 어린양교회에서 열린 준비 모임에서 만난 컨설테이션 전체 코디네이터 김종호 NARI 대표(전 IVF 대표)는 이 모임의 목적을 세 가지로 소개했다. 김 대표는 “첫째, 전 세계 크리스천 리더에게 한반도의 상황을 알리고 한반도 화해와 평화의 사역에 동역하고 싶어서이다”라며 “한반도의 문제는 남북한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닌 동북아 지역, 그리고 이를 넘어선 세계적 문제로, 전 세계 그리스도인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호 대표는 “한반도의 사례가 특수하고 국지적인 사례에 머물지 않고, 세계 각지의 갈등과 비교하며 도움과 협력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종호 대표는 “한반도의 사례가 특수하고 국지적인 사례에 머물지 않고, 세계 각지의 갈등과 비교하며 도움과 협력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이어 “특히 미중 갈등으로 전 세계 진영 블록화가 진행되고, 현재 남북 관계까지 교착된 상황에서 더더욱 다양한 국가의 동료들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한반도를 둘러싼 비평화, 갈등, 아픔의 문제를 전 세계 그리스도인에게 알리고 협력을 요청하고 싶으며, 이들은 기도의 동역자, 각국의 공공외교, 창의적 접근을 위한 협력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둘째, 한반도의 문제를 공유하며 다른 갈등, 분쟁을 겪는 전 세계 크리스천들에게 또 다른 모델과 도전, 협력을 주고 싶어서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가 간 갈등뿐만 아니라 내전, 종교, 민족 간 갈등으로 전 세계 그리스도인이 각 지역에서 분쟁을 겪고 있다”라며 “한반도 분단의 기간도 길고 심각성 크지만, 그만큼 한반도는 다양한 갈등, 협력, 연구, 사건 사례가 있으며, 이는 분쟁 상황에 놓인 타지역 그리스도인들에게 참고 사례, 도움, 위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대회 참가자 중 한 외국 참가자는 ‘한반도의 상황을 배우고 공유하며 우리나라에서의 갈등 해결에 대한 단초를 얻고 싶다’고 전해왔다. 김 대표는 “한반도의 사례가 특수하고 국지적인 사례에 머물지 않고, 세계 각지의 갈등과 비교하며 도움과 협력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되길 원한다”라며 “특별히 참석자들 가운데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 등 다수세계 사람도 많은데 팔레스타인과 같이 평화와 화해가 절실한 국가의 사람들도 있었다. 전 세계 그리스도인에게 평화와 화해 이슈가 굉장히 궁금하고 절실한 문제임을 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 컨설테이션 전체 코디네이터 김종호 NARI 대표가 어린양교회에 설치된 ‘스티그마 시리즈’ 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지난 6일 컨설테이션 전체 코디네이터 김종호 NARI 대표가 어린양교회에 설치된 ‘스티그마 시리즈’ 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지희 기자
김종호 대표는 “셋째, 한국교회에 한반도 화해와 평화, 그리고 전 세계 그리스도인과의 협력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이다”라며 “한국교회는 남북문제에 있어 상당 부분 이념화, 진영화의 틀을 넘어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계 각지의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모여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논의하며, 오히려 한반도 밖 그리스도인들로부터 믿음과 소망, 사랑을 깨닫기 원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잊고 있었던 기본을 회복하길 기대한다”며 “이러한 전 세계적 모임을 통하여 우리의 상황을 한국교회가 새롭게 보고 환기하기 원한다”라고 말했다.

김종호 대표는 “준비 기간 하나님이 주신 은혜가 정말 많았는데, 그중 하나는 너무 순수하고 귀한 분들을 알게 되고 치유 받는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로잔 본 대회는 특수한 시공간에서 만나기 때문에, 프리 로잔대회에서 핵심 이슈 중 하나인 분단과 전쟁의 위협과 서로에 대한 증오의 문제를 신앙의 관점에서 다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고, 감사하게도 이 주제가 로잔 본 프로그램에 보강됐다”며 “우리가 준비한 프리 로잔대회에서 다루는 화해와 평화가 어떻게 선교가 될 수 있느냐는 일각의 비판도 있지만, 고린도후서 5장 18절, 마태복음 5장 9절 말씀을 토대로 볼 때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것은 신앙의 사명 중 핵심적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을 함께 생각하고 깨닫고 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