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션 루마니아’ 환영 만찬 및 포럼 등 열려
북한 복음화와 남북 평화통일 위한 양국 교회 우호 다져
1947년 공산화된 루마니아는 1965년 니콜라에 차우셰스크가 실권을 장악하면서 공산 독재 정권이 시작돼 1970~80년대 북한과 형제국으로서 긴밀한 교류 협력 관계를 형성했다. 특히 1989년 성탄절에 차우셰스크 부부가 처형되면서 정권의 박해와 탄압에서 벗어나게 된 루마니아교회들은 지금까지도 공산 독재 정권으로부터 고난받는 북한 성도들을 향한 관심과 기도를 오랫동안 이어왔다. 32년째 루마니아에서 사역해 온 정홍기·이명자 선교사 부부는 이러한 루마니아교회들과 16년간 북한선교를 준비해 왔으며, 2018년부터는 루마니아와 한국 양국에서 ‘루마니아를 통한 남북이 가까이’라는 표어로 ‘미션 루마니아’ 사역을 본격적으로 펼쳐왔다.
2019년에는 38명, 2022년에는 40여 명의 루마니아 기독교 지도자와 성도들이 방한하여 한국교회와 교류했고, 올해는 45명의 루마니아와 몰도바 기독교 지도자와 성도들이 한국을 찾았다. 이번 2024 미션 루마니아 팀은 3월 28일부터 4월 6일까지 오산리기도원, 여의도순복음교회, 한국중앙교회, 제암리교회, 세계로교회 등을 방문하여 한국교회와 친선을 도모하고 북한선교를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지난 3월 29일에는 분단의 상징인 임진각을 방문하여 북한 땅을 바라보며 북한 복음화와 남북통일을 위해 뜨거운 마음으로 기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또 4월 2일에는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2024 미션 루마니아 환영 만찬 및 포럼을 열고, 북한선교라는 동일한 비전 아래 양국 교회의 우호를 다지고, 협력 관계와 교류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2일 환영사를 전한 AFC선교회 이사장 윤두환 목사는 38년 전 정홍기 선교사와 이명자 사모에 의해 시작되어 현재 10개국에 29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AFC선교회를 소개하고, “루마니아 형제자매들이 한국까지 오셔서 남한과 북한을 위해 기도해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의 기도대로 우리가 통일이 되면, 남북이 (힘을) 합해서 세계 열방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드는 일에 더욱 힘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도바울이 다메섹에서 주님을 만나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들려주시는 것을 들었던 것처럼, 여러분이 한국에서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들려주시는 것을 들어, 귀국하신 다음 순교자의 영성으로 제2, 제3의 바울이 되면 좋겠다”고 축복했다.
정홍기 선교사는 루마니아에 첫 장로교회를 개척하여 32년째 이어온 루마니아 사역을 소개하고, 미션 루마니아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정 선교사는 “공산주의가 막 무너지고 난 다음, 공산주의자였던 사람들이 옷만 갈아입고 지도자들로 나왔다. 엘리트들, 책임자들이 기독교 사상으로 변화되고 비전을 가지면 질서 있게 발전하는 나라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10년 이상 전국을 다니며 루마니아 정치인들이 기독교 가치관을 가지고 사회를 지도해가도록 격려했다. 그리고 루마니아 국가조찬기도회를 구성할 때 협력 사역을 했다. 지금은 그분들이 저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정 선교사는 또한 “루마니아 사람들이 공산주의 삶을 알았으니 북한 선교사가 되면 이상적이라는 생각만 하고 30년이 흘렀는데, 2018년 루마니아 전국 교단 선교대회에서 정치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북한선교를 초점으로 3일간 미션 루마니아 대회를 열게 되었고, 임현수 목사님을 초대했다”며 “루마니아교회가 한국교회와 함께 북한선교를 준비하면서, 이번에 세 번째 미션 루마니아 팀이 한국에 왔다. 목회자, 교수, 사회 기관의 책임자,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이 여기 다 와 계신다”라고 소개했다.
루마니아 클루지주 나포카 필라델피아순복음교회 기처 스타니시(Ghita Stanisi) 목사는 이날 루마니아교회를 대표해 전한 방문 인사에서 “한국이 이렇게 발전된 것은 하나님의 손길이 있었다고 믿는다”라고 말하고 “남과 북이 반으로 갈라진 것처럼 1940년 몰도바가 (소련 영토가 되면서) 루마니아와 분리됐다. 그러나 교회들은 중단하지 않고 계속 기도하여 1990년 이후 자유롭게 몰도바를 다닐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열어주셨다. 이번에 몰도바 형제들과 루마니아 형제들이 같이 왔는데, 하나님이 일하시기 때문에 (여러분도) 믿음으로 (북한과 하나 되기 위해) 기도하는 것을 중단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스타니시 목사는 “저는 오순절교회에서 해외선교를 책임지는 지위에 있기도 한데, 80명 정도의 교단 선교사가 주로 이슬람 국가들에서 선교 사역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루마니아 성도들과 여러분이 같이 북한에 도착하도록 하나님이 일하시길 바란다”라며 양국 교회의 협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강헌식 평택순복음교회 목사는 한국교회를 대표해 전한 환영사에서 “대한민국은 남과 북으로 갈라진 아픔과 고통이 있고, 북한의 2,500만 형제자매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며 “한국의 1천만 그리스도인은 지금도 끊임없이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으며, 예수 한국과 자유 통일을 이룰 그날을 기대하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루마니아의 100만 크리스천과 목회 지도자들이 기도해 주시면 그날이 속히 올 줄 믿는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성령의 역사와 부흥의 불길이 루마니아에도 번져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부쿠레슈티 임마누엘 순복음교회 이욘 보케안(Ion Bochean) 목사는 이날 “50년 동안 공산주의 아래서 순복음교회를 섬겼던 아버지 파벨 보케안 목사님으로부터 공산주의자들이 기독교를 얼마나 핍박했는지 들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었기 때문에 우리 아버지도 조사받고 감옥에 가고 핍박 받는 삶을 살았다”라고 말했다. 보케안 목사는 “그런데 우리의 무기는 기도였다. 우리가 공산주의 치하에 있을 때 한국교회와 많은 사람이 해 준 기도의 무기로 우리가 자유케 되었고, 루마니아교회가 전 세계에 선교사를 보내고 있다”며 “루마니아를 자유케 하신 주님께서 북한도 자유케 하실 줄 믿으며, 루마니아 형제들도 기도할 것이다. 같이 연합된 한국을 축복해달라고 기도하자”고 말했다.
이어진 포럼은 관악통일비전포럼 상임대표 남승호 교수의 사회로 김권능 인천 한나라교회 목사와 치프리안 게오르게 목사가 발제했다.
탈북민 출신 목회자인 김권능 목사는 “지난해 5월 탈북 목회자 중 처음으로 루마니아 땅을 방문했다”며 “루마니아는 다른 공산권 국가와 다르게 중앙에서부터 개혁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민중에서부터 개혁이 일어났고, 개혁교회 목회자가 (개혁에) 큰 역할을 한 것에서 인상을 받았다. 또 차우셰스크가 북한을 모방해 만든 건물이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는 것을 보고, 북한에도 언젠가 그런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어 자신의 탈북 과정과 중국에서 탈북민 사역을 하다 체포돼 10년간 감옥생활을 한 일, 이후 강제북송 위기에 처했으나 김정일 사망과 함께 한국으로 극적으로 송환된 사연을 전하고, 지금은 한국에서 탈북민 목회를 하며 통일을 준비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목사는 “루마니아교회가 과거에 지나왔던 길을 지금 북한교회는 겪고 있다”며 “하나님은 여전히 북한을 위해 일하고 계시며, 하나님 안에서 북한이 겪고 있는 이 고통이 훗날 전 세계 크리스천에게 간증 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날들이 속히 오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우리말에 ‘동병상련’이란 말이 있는데, 루마니아교회가 더욱 북한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욘 보케안 목사의 후계 목사로 임마누엘 순복음교회를 함께 섬기는 게오르게 목사는 “복음의 중심은 화해이고, 교회는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고 화해를 이룰 책임이 있다”며 “우리는 공식 외교단체가 아니라 믿음을 바탕으로 한 기독교 단체로서 다양성, 긍휼, 평화, 사회 정의, 용서, 치유, 하나님의 주권 인정, 구속 등 8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화해되길 바란다. 그래서 남과 북이 연합하기 원하는 기도회를 하고, 최선을 다해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문환 목사와 유튜브 ‘골방라이브’를 운영하는 달빛마을, 슈퍼스타K 4 출신 박다빈 씨가 은혜와 감동이 넘치는 찬양 무대를 선사했다.
미션 루마니아 사역을 최근부터 돕고 있는 ㈔원;하다 이은혜 대표는 “먼 나라이지만 형제 됨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루마니아교회가) 한국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루마니아에도 (남북)통일을 위한 프로그램이 같이 진행되면 좋겠고, 다음세대에도 이 정신들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전했다.
또한 한국인 참석자 소개와 미션 루마니아 팀의 찬양, 디누 폽(Dinu Pop) 목사의 만찬 기도와 식사 교제 등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부교수이자 조사분석실장인 김병로 교수,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이코스대학 김종인 총장, 통일전략아카데미 2대 원장 방성용 목사, 한국피스메이커 대표 여삼열 목사 등도 참여했다.
미션 루마니아 팀 참가자들은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수준 높은 삶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깊은 헌신, 통일을 위한 협력의 가능성을 보았다. 통일을 염원하는 한국인들의 깊은 열망을 느끼면서 루마니아교회가 모든 방향에서 기도하고 함께할 방안을 찾겠다”, “보고 느낀 모든 것을 루마니아교회와 사회에 적용하고, 젊은 청년들이 한국에 오도록 하겠다”, “루마니아도 공산주의 때 다뉴브 강을 건너 유고슬라비아로 탈출하고 미국으로 망명 갔는데, 탈북자들이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유사한 경험을 한 민족 간 격려와 기도가 필요하며, 이산가족의 아픔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 “복음이 생명을 살리고 비전과 소망을 줄 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보았다”라고 방한 소감을 전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국인 목회자도 “서로 얼굴을 본 적도, 만난 적도 없지만 북녘땅을 위해 같이 기도하는 형제자매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동”이라며 “철옹성 같은 북녘땅이 형제자매들의 기도를 통해 언젠가 열리고, 따뜻한 그리스도의 계절이 다시 오길 소망하고 기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