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개척은 힘들다’, ‘이제 교회 개척의 시대는 지나갔다’라며 교회 개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 내에 자리 잡아 왔다. 이는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말이다. 팬데믹을 거치며 전반적인 교회 개척 및 목회 현장이 체감상 더 어려워졌지만, 이와는 상관없이 사람들이 계속 몰리는 목회 현장들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조희서 서울씨티교회 담임목사는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담임목사)에서 진행된 교회개척세미나에서 ‘계시가 없으면 도시로 들어가라’(행 9:6)는 제목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회 개척 전략에 대해 열띤 강의를 펼쳐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조희서 서울씨티교회 담임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개척세미나에서 강의하고 있다.
▲조희서 서울씨티교회 담임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개척세미나에서 강의하고 있다. ⓒ서울씨티교회 제공

조 목사는 먼저 ‘능력이 아니라 태도가 고도를 결정한다’라는 동기부여 강연가 지그 지글러의 말을 인용하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긍정의 태도가 목회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조 목사는 “이영훈 목사님도 자신에 대한 긍정, 타인에 대한 긍정, 일과 사명에 대한 긍정, 환경에 대한 긍정, 미래에 대한 긍정을 이야기했다”라며 “최소 이 5개의 긍정적 사고를 갖고 개척을 나가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진 교회 개척 노하우를 소개했다. 조 목사는 우선 “스콧 갤러웨이는 저서 ‘거대한 가속’의 결론으로 어떠한 추세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말처럼 팬데믹은 모든 분야에서 변화를 가속화했고,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라며 “지금 여러분의 교회가 지역교회, 개척교회라고 낙심하지 말기 바란다. 하나의 예로, 유튜브와 같은 SNS 활용만 잘해도 대단한 동원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또 “리빙스턴 스미스가 저서 ‘인간 이하’에서 인간은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인간 이하가 된다고 했다. 오늘날은 문화가 언어로서, 이 문화가 통하지 않으면 언어가 안 통하는 것과 같다”며 다양한 문화로 사회와 소통하는 교회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 개척지는 어떻게 정해야 할까. 조 목사는 “성령님의 말씀, 계시가 있을 경우 그곳에 가서 교회를 개척하면 된다. 제가 30여 년 전 서울 수서지구 율현동, 왕십리에 이어 중랑구에 개척한 서울씨티교회도 성령님의 인도를 따라 개척했다”라며 “그러나 특별한 말씀과 계시를 못 받을 경우에는 인적, 물적 자원이 풍부한 도시로 들어갈 것을 추천한다. 사도바울의 선교 전략도 그 시대 최고의 인적, 물적 중심지인 도시에서 선교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서울 강남구 테헤란, 경기도 이천, 경기도 평택을 이은 삼각지역 내는 인구 감소가 없어 유리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교회 개척 시 특별히 염두에 둘 점이 있다. 우선 주차 문제다. 조 목사는 “이젠 주차가 해결되지 않으면 교회 성장이 안 된다. 돈이 없다는 핑계만 대지 말고, 처음 성전을 얻을 때부터 민영주차장, 공영주차장, 큰 빌딩의 주차장 등을 이용해서라도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서울씨티교회가 팬데믹 기간 드라이브 워십을 선도하며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일찌감치 주일날 송곡고등학교 운동장을 교회 주차장으로 활용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역자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역자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서울씨티교회 제공

또 지금은 퍼스널 브랜드(personal brand) 시대로, 소속된 교단보다 교회의 고유한 가치관, 비전, 장점 등을 브랜드화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조희서 목사는 “원래 경영 마케팅에서 후발주자는 선발 업체를 절대로 못 따라간다고 했지만, 현대 마케팅에서는 각자 성공 전략들로 역전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라며 “브랜드 시대에서 노브랜드 시대를 거쳐 디토(Ditto)소비 시대로 변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토소비’란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 커머스를 따라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를 말한다.

조 목사는 “개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부흥하는 교회들을 보면 문화적으로 독특하고 명확한 타깃을 가지고 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한계 안에서 (줄 수 있는) 그것만 주는 것”이라며 “우리 교회도 비닐하우스 교회 시절, 동네에 큰 교회가 있었지만 우리만의 (특색 있는) 브랜드를 갖고자 노력했고, 지금은 초교파적으로도 지명도를 좀 갖게 됐다. 누구를 따라가려고 하기보단 자기 브랜드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공적인 교회 개척 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조 목사는 “김포영광교회 박영민 목사는 ‘서기 100년 때 가장 핍박이 심했던 시기의 야수적 영성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한 가지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선포하고 하루 7시간 기도를 했다. 그리고 그것을 유튜브 ‘코뿔소TV’로 생방송 했다”며 “이것이 교회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된 이유”라고 전했다. 조 목사는 “이처럼 박영민 목사는 기도로, 브라질 세계선교초대교회 설립자인 원준상 선교사는 7시간 방언기도를 통한 치유로, 원유경 포드(POD, Parade of David)처치는 다윗의 장막을 비전으로, 브래드TV는 이스라엘 선교전문방송으로 사역하는데 각각의 브랜드가 있고, 또 브랜드를 단순화시켜 팬데믹 기간에도 오히려 성장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전 부서 소속 교역자들의 목회 역량을 강화하고, 특히 개척을 준비하고 있는 교역자들을 실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사례와 전략,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지난 5일, 7일, 8일, 총 3일간 교회개척세미나를 진행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외부 강사를 초청해 교회개척세미나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에는 황동한 함께하는교회 목사가 ‘개척현장의 이해 1 –가난한 개척자의 지혜’, 최규명 원주 충정교회 목사가 ‘개척현장의 이해 2 –교회와 다음 세대의 부흥 현장’, 7일에는 조희서 서울씨티교회 목사가 ‘개척현장의 이해 3 –계시가 없으면 도시로 들어가라’, 장동학 하늘꿈연동교회 목사가 ‘목회 상담&공동체 돌봄’, 8일에는 김명환 한국부동산분석사협회 대표가 ‘개척행정의 실무 –목회사역과 생활법’, 안호성 울산온양순복음교회 목사가 ‘개척 사례 이야기’를 전하고, 교회개척국 담당목사가 개척 규정을 설명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은 “교회 개척과 부흥은 오로지 성령님이 일하신 결과로, 주님의 지상명령에 순종하여 절대 긍정과 절대 감사로 나아가기만 한다면 나머지는 성령님께서 인도해주실 것”이라며 “교역자 여러분의 마음속의 꿈과 비전을 더욱 구체화하고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