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전기한 ‘특이한 분단’, ‘다시 짚어보는 한국 전쟁’, 그리고 ‘휴전 이후 70년’을 다룬 이유는 현재에 존재하는 김정은 정권의 성격과 실상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때론 서독과 동독의 통일을 말하면서 같은 선상에서 통일 비교론을 말할 때가 많습니다. 저도 독일 통일의 예를 통한 많은 비교의 글을 올렸습니다. 분명히 독일의 상황은 우리와 많이 다릅니다. 프랑스에서 목회하신 한 목사님께서 주신 글은 제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좋은 의견이며, 이는 제가 또한 전하고자 하는 의도이기도 하여, 아래에 다음과 같이 인용하고자 합니다. 그분의 실명은 인터넷 유크 신문에 나와 있기에 참조가 되셨으면 합니다.(참조 글)
“독일과 한국은 역사와 정치, 문화와 정서 면에서, 더 나아가 서구적 세계관과 한민족 세계관 차원에서도 다르다. 통일정책이란 공통된 목적과 유사한 언어를 사용해도 이해와 적용이라는 실천 면에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훌륭한 참고 사례는 되어도 모델 자체는 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 글의 저자가 강조한 인류애와 동포애는 한국 정치가 이루지 못하는 지평을 열 수 있는 근본적이고 보편적 가치의 상위 개념으로 목표지향적이고, 가치 공유적 방향으로 함께하고, 남북한이 포용적인 접근을 할 수 있다는데 전적으로 공감을 한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한다면, 남북통일을 저해하는 일제와 동북공정에 의해 왜곡된 한민족 역사관을 회복하고, 친일 친미 병리적 의존에서 벗어나, 오천 년 동안 지켜온 자주민족주의, 범세계 평화공존 가치관이 한민족의 역사 DNA였음을 자각하는 역사문화 개혁운동도 동반할 때, 새롭게 거듭난 민족공동체를 탄생시키는 저력이 되리라 생각해 본다.”
상기의 글은 많은 면에서 우리가 왜 통일 지상론 또는 통일 지상주의에 빠지지 않고 엄연한 현실에 기반한 통일을 기구해야 하며, 나아가서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하는지를 말해 주고 있기도 합니다. 저는 이 점에서 네 가지 입장, 하나는 남한의 입장, 두 번째는 북한의 입장, 세 번째는 중국과 한국, 그리고 세계에 흩어져 있는 탈북민 및 북한 디아스포라의 입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민족과 디아스포라의 입장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오늘 제가 다루고자 하는 것은 먼저 북한의 실상 파악에 대한 첫 번째 부분입니다. 북한의 유일한 지도자인 김일성 수령을 중심으로 영도체제(북한식 령도체제) 수립은 실제로는 독일과 같은 통일 방식이 쉽지 않음을 말해 줍니다. 소련의 마르크스 레닌의 소비에트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명백히 실패한 것임을 알았을 때 찾은 수정주의는 마르크스주의를 벗어나 변화를 꾀합니다.
19세기 말 독일의 에두아르드 베른스타인(Eduard Bernstein)은 자신이 속한 사회민주당(Social Democratic Party)에서 정통적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수정주의(Revisionism)의 의견을 개진합니다. 이는 유럽의 자본주의가 19세 제국주의로 변모한 것과 같이 마르크스주의도 제국주의를 만나 궤도 수정을 해야 하는데, 결국 노동 운동도 점진적인 진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베른스타인은 주장한 것입니다. 이러한 그의 사상은 그 이후 1960년대 동유럽을 비롯한 많은 구공산권 국가들에서 수정주의 사상으로 분출된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동유럽과 소련이 공산주의를 폐기하기에 이를 때에도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나 수정주의가 아닌 김일성 수령 영도주의, 즉 주체사상이 있었기에 그 체재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우리는 종전 후 70년 동안 공고하게 진행된 북한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계속>
김종필 목사
미국 파토스 재단 대표
필리핀 한 알의 밀알교회 개척 및 위임 목사
미국 보스턴 소재 임마누엘 가스펠 센터 바이탈리티 소장 역임
미국 시티 임팩트 라운드테이블(City Impact Roundtable) 집행위원 역임
필리핀 그레인 오브 휘트(Grain of Wheat) 대학·대학원 설립자 및 초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