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잔운동 50주년인 2024년 9월 한국에서 열리는 ‘서울 2024 제4차 로잔대회’를 1년여 앞두고 제4차 로잔대회 한국준비위원회가 “기도운동과 말씀네트워크로 로잔대회를 준비하면서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새로워지길 원한다”고 말했다.
제4차 로잔대회 한국준비위원회는 14일 오전 로잔대회 장소인 송도컨벤시아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회의 의미와 특성, 준비과정 등을 소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국 400개 이상 교회에서 7천여 명의 성도가 모여 로잔대회를 영적으로 품고 중보기도하는 ‘714 기도대성회’에 앞서 진행됐다.
한국준비위원회는 ‘기도운동’으로, 먼저 714 기도대성회를 기점으로 약 2개월간 기도운동 참여교회 및 자원자를 모집하여 로잔대회 참가자 등록이 완결되는 10월에 참가자 1인당 2명의 한국 성도를 연결하여 중보하는 ‘아론과 훌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로잔 참가국 222개를 품은 222개 교회를 연결하여 중보하는 ‘한 나라 품기’(AAC, Adopt A Country), 로잔대회까지 매일 교회와 세상, 로잔대회를 위한 기도제목을 전송하는 ‘매일 기도운동’ 등을 진행한다.
‘말씀네트워크’로는 로잔대회 기간 매일 사도행전 본문에 대한 성경강해가 이뤄지는 만큼, 2024년 한 해 동안 원하는 한국교회들이 강단에서 사도행전을 본문으로 선포할 수 있도록 권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주 본문해설, 묵상노트, 현장이야기 등 온라인 설교자료를 발송하고, 매주 말씀 소그룹으로 모이며, 증인공동체 네트워크(Acts Now·‘N’etwork ‘o’f ‘W’itnesses)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한국준비위원회 총무 문대원 목사(대구동신교회)가 제4차 로잔대회의 개요 등을 소개한 후, 제4차 로잔대회 공동대회장 이재훈 목사(한국로잔위원회 의장, 온누리교회 담임), 한국준비위원회 준비위원장 유기성 목사(위드지저스 미니스트리), 제4차 로잔대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최형근 교수(한국로잔위원회 총무, 서울신대), 한국준비위원회 중보기도 지도 이인호 목사(더사랑의교회), 문대원 목사가 취재진과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로잔대회는 세계 복음주의 선교운동”
제4차 로잔대회는 2024년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교회여, 다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Let the Church Declare and Display Christ Together, 행 13:36~37)라는 주제로 아시아 및 한국로잔위원회가 공동주최한다. 200여 개국 5천 명이 현장에 참가하고, 5천여 명이 온라인으로, 5만여 명이 위성 생중계로, 10만 명이 유튜브 등으로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목회자, 선교사, 기업가, 전문인, NGO 활동가, 예술가, 법률가, 교육자, 환경운동가 등이며, 40대 이하는 25%, 여성은 40%, 전문인은 40%로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문자는 4천여 명, 현장 자원봉사자 및 운영요원은 1천 명이 될 예정이다.
문대원 목사는 이날 “로잔운동은 한마디로 세계 복음주의 선교운동이다. 전 세계 모든 나라, 민족에서 십자가 중심, 회심 중심, 행동주의 중심의 복음주의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라며 “또 선교를 위해 말로 전하는 복음전파와 더불어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사회적 운동을 포함하는 총체적인 선교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로잔운동은 역동성과 자발성을 가진 비조직적 운동이고, WCC와 같은 기구, 조직, 제도, 규칙으로 운영되는 것과 상반되게 특별한 기구나 리더십 중심이 아니라 자발적 참여를 제공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제4차 로잔대회 주제와 관련해서는 “입술을 열어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기존의 전통적, 보편적 선포와 예수와 하나님 나라, 윤리를 우리의 삶과 행동을 통해 나타내는 사회 참여를 모두 강조한 총체적 선교라는 로잔의 기본 정신이 잘 담겨있는 문구”라며 “특히 ‘다 함께’를 넣어 세계선교와 사회적 도전을 향한 연합과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잔대회의 아젠다 설정에 대해서는 “WCC는 325개 세계 교단 대표들이 아젠다를 설정하고 개 교회로 내려보내는 톱다운(top down, 하향식) 형식이라면, 로잔운동은 실제 선교 현장의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바텀업(bottom up, 상향식) 형식으로 아젠다를 설정한다”며 “2년간 리스닝콜 연구를 바탕으로 지역별, 이슈별 모임이 진행되고 제4차 로잔대회에서 취합되며, 2년 뒤인 2026년에는 젊은 지도자 대회인 YLG(Younger Leaders Gathering)를 통해 다시 한번 다음세대 리더들에게 로잔 정신과 전략이 전수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로잔 대회 이후 협력적 행동 계획을 강조해, 협의한 전략들이 실제 선교 현장에 실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올 한해 4차 로잔대회를 준비하는 대륙별 컨퍼런스가 세계 11개 권역에서 열릴 예정이며, 참석자들이 각 대륙의 중요한 이슈들을 취합하고 확인, 정리하여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대원 목사는 “로잔은 문서운동”이라며 “40개 선교 주제에 대해 130명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리포트가 배포되면 5천 명의 참가자는 사전에 연구하고 공부한 이후 모이게 된다. 또 이 리포트를 토대로 4차 대회 이후 서울 선언(Seoul Statement)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차 로잔대회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사도행전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오전 성경강해, 900개 테이블 그룹에서 소그룹 토론과 교제, 주제강의, 참가자들이 스스로 구성하는 12개 지역별 모임 및 국가별 모임, 25개 이슈 그룹 토의 등이 진행된다”고 소개했다. 9월 25일 수요일 저녁에는 로잔운동 50주년 기념행사로 열린다. 이 외에도 로잔언약 등 로잔의 유산과 로잔운동의 비전, 목표 등을 소개했다.
◇“사도행전적 교회 정체성을 찾는 시도 이뤄질 것”
최형근 교수는 1~3차 로잔대회와 4차 로잔대회의 차별성에 대해 “오늘날 급속하게 발전하는 디지털, 인공지능, 컴퓨터공학, LGBTQ 이슈가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는데, 4차 로잔대회는 이러한 것에 복음으로 응답하기 위해 온 교회가 함께 사도행전적 교회 정체성을 찾으려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터 그리스도인들을 복음전도의 현장으로 보내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크리스천, 부상하는 젊은 세대 등을 위해 플랫폼을 놓고 복음 콘텐츠를 제공하는 중요한 대회”라며 “한국과 아시아 교회가 함께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다중심주의(polycentrism)이며, 대회 이후 2050년까지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선교운동을 활발히 진척시키는 것이 차별화된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훈 목사는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아시아 복음주의 지도자들과 국제 본부 지도자들이 함께 준비하는 대회라는 점에서 특징이 있다”며 “그동안 대회는 호스트 국가에서 장소만 열리고 본부가 모든 시스템을 주도했다면, 이번 대회는 아시아와 한국준비위원회가 현장 준비를 하고 한국과 아시아 지도자들의 아이디어가 이끌어가는 면에서 지금까지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또 “이번에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기도운동, 말씀네트워크가 세계교회에 영향을 주는 소프트웨어적 참여라고 볼 수 있다”며 “오늘 기도집회도 실시간으로 국제로잔 지도자들에게 다 전파된다”고 말했다.
서울 선언문과 관련해 최형근 교수는 “30여 명의 전 세계 신학자가 작성하고 있으며, 10월 말 정도까지 4개 섹션 60페이지 분량으로 임시 문서를 올리고, 대회가 끝난 다음 210페이지 정도로 낼 것”이라며 “모든 그리스도인과 일터 사역자들을 위해 4차 로잔대회를 가장 명확하고 분명하게 진술하는 문서도 약 10페이지 정도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그 내용은) 복음주의적 성경해석학, 신학적 인간학, 디지털 시대 신학, 선교와 영성의 연관 등”이라며 “하나 더 논의할 것은 로잔운동이 문서운동인 것과 동시에 전 세계 교회, 선교단체, 일터 그리스도인들이 협력하는 운동으로, 협업과 동반자 협력도 어느 부분에서 언급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대회 주제 선정과 관련해 문대원 목사는 “기존 주제(교회로 하여금 그분의 통치를 선포하게 하라!, Let the church declare His reign!)에서 십자군 점령의 뉘앙스가 있어, 2차 마닐라 대회의 주제(온 교회가 온 세상에 온전한 복음을 전하라는 부름)인 로잔의 기본 정신을 21세기 표현으로 재진술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 함께’라는 말 안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모범적 크리스천들이 함께 동참하는 포용성을 나타낸다”면서 “714 기도회와 기도운동, 사도행전 말씀네트워크 모델은 12개 권역에 적용하여 그 정신과 헌신이 전 세계에 확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GBTQ 이슈에 대해 이재훈 목사는 “2010년 케이프타운 선언에 이미 로잔의 입장이 나온다. 여기서 양성의 기반에 의한 결혼을 언급한다”라며 “그러나 LGBTQ 영역의 사람도 선교의 대상이므로 복음을 전하고 변화시킬 책임은 있다는 그리스도의 마음과 선교 시각에 대한 로잔 입장의 바운더리를 넘어서지 않을 문서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기성 목사는 이번 4차 로잔대회에 대해 “로잔대회는 복음주의권의 세계선교운동으로, 선교 주체가 제3세계권으로 이미 넘어온 선교 환경의 뚜렷한 변화 가운데 아시아 교회가 공동 호스트로 준비하고 이끌어가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유 목사는 한국에서 대회를 준비하는 역할을 맡은 만큼, 한국교회의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목사는 “중요한 세계 선교운동의 50주년이 되는 기념대회를 한국에서 여는 과정에 하나님의 한국교회를 향한 섭리가 없었겠느냐”라며 “분명히 로잔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여 좋은 결과가 맺어지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한국교회는 그것을 능히 할 만한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그렇지만 동시에 한국교회가 지금 모습 그대로 로잔대회를 준비하는 일은 하나님의 계획이 아니다”라며 “집안이 굉장히 어려워져 가고 있는데 잔치 준비가 무슨 기쁨이 되겠나. 집안이 다시 회복되고 일어나고 있다면, 잔치를 준비할 때 얼마나 기쁨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변화되는 일을 위하여도 우리가 정말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야 한다”며 714 기도대성회와 1년간 중보기도팀 활동, 사도행전 강해설교 프로젝트를 강조했다. 유 목사는 “단순히 로잔대회까지만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로잔대회를 계기로 한국교회를 말씀과 기도로 다시 일으켜 로잔대회 이후에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새로워지고 말씀에 기반하고 기도가 불같이 일어나는 교회가 되도록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이인호 목사는 이날 “많은 목회자가 3년 전부터 로잔목회자 네트워크를 통해 준비해 왔다”며 “로잔언약의 보배 같은 내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50주년 로잔대회를 통해 선교와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문서적인 소중한 것들이 발표된다 해도 한국교회가 모른다면 땅속에 묻힌 진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잔대회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금세기 혼란스러운 한국교회의 세계선교 방향을 분명하게 찾아가는 자체로 매우 중요한 대회라고 생각한다”며 “이 기회를 통해 혼란스럽고 분열된 한국교회, 복음주의 교회가 하나 되고 한마음이 되어 건강한 한국교회로 갱신되는 것이 많은 목회자들의 소망으로, 그래서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또한 “오늘 모이는 714 기도대성회는 기도회를 위한 출범식으로, 10만 명의 중보기도에 참여할 분들의 서약을 받고, 사도행전에서 한마음이 되어 연합해 기도하는 것처럼 모든 교단, 교회를 초월해 한마음으로 기도해 보자는 것”이라며 “많은 기도 성회와 운동이 있었지만 수백, 수천 개 교회가 모여 오랜 시간 연합해 기도해 본 적이 없었다. 또 목사님들이 사도행전 말씀네트워크를 통해 1년 동안 계속 나눔으로 이 정신이 한국교회에 깊숙이 들어가게 해보자”고 덧붙였다.
▲제4차 로잔대회 한국준비위원회 프레스 본부장 박주용 목사(맨 왼쪽)의 사회로 기자회견이 14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됐다. ⓒ이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