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용으로나 쓰였던 인터넷이 PC의 보급으로 우리의 생활 속 깊이 들어올 때의 화두는 이제 활자로 된 많은 것이 사라질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매일 매일 찍어내는 신문과 잡지, 서적들이 자취를 감출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났습니다. 활자로 찍어내던 신문의 판매 부수는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포털사이트와 인터넷 신문이 대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문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 시대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생각-행동-감정의 반복이 지속되고, 이러한 양식의 반복이 거듭되는 시간이 흐르면 인간은 자신을 초월하는 영역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를 두고 인류는 초인류 시대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발상은 하나님을 떠난 인간이 스스로 신의 영역에 서서 도발하는 반역적이며 비신앙적인 시도들로 보입니다. 인공지능이 주는 놀라운 변화의 이면에는 진화론을 기초로 한 인간 발전 이론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간이 생물학적, 기술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발전한다면 어느 순간에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종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신개념의 문명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초인류 시대입니다. 인간의 진화와 기술의 궁극적 발전이 서로 결합하여 나타내는 시대를 말합니다. 인간은 더 높은 지능을 갖게 되고, 더 오래 살며, 더 효율적인 존재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초인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이며, 더불어 유전공학, 뇌과학, 나노기술이 혁신을 도모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인공지능, 어디까지
ChatGPT 4.0이 나왔다고 온 세상이 떠들썩합니다. 작년 11월에 ChatGPT 3.5가 나왔습니다.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ChatGPT 4.0이 나왔습니다. ChatGPT 3.5는 2021년까지 자료만 입력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버전의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은 갈수록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미국 변호사 시험, 의사 면허 시험, 각종 전문 시험에 탑 순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공지능은 빠르게 진일보하고 있습니다. 어떤 주제를 주어도 인간의 심금을 울리고 영혼의 깊은 것도 표현하는 시도 쓸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지은 것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면 어느 시인의 시로 치부하기에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이미 출판되어 서점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만드는 설계도는 생활의 편리함과 환경친화적 요소까지 고려한 섬세함이 돋보이며 때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기까지 합니다.
베토벤의 미완성 교향곡 10번 1악장을 완성해서 곧 실제로 공연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카라얀 재단의 마티아스 뢰더 박사와 인공지능 전문가들, 그리고 음악 학자들의 연합 작품입니다. 베토벤이 완성한 9번까지의 교향곡들의 특징과 강조점, 경향들을 인공지능이 딥 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게 한 다음 미완성 교향곡 10번의 1악장을 완성한 것입니다. 앞으로 10번 전체를 완성할 계획입니다. 여기에는 베토벤 연구로 매우 높은 명망을 얻고 있는 베토벤하우스의 연구소장인 크리스틴 시커트 박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환자 면담은 환자 진단으로부터 처방까지 오진율도 최소이며, 정확도는 95% 이상을 자랑합니다. 불과 6개월 또는 1년 안에 새 버전이 나오면,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능가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그림과 창작품들은 벌써 저작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성경의 어느 구절을 주어도 완벽에 가까운 설교문을 제공하기에 목회자들의 고민이 많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어느 논문 주제를 주어도 문자를 보내자마자 바로 답변이 오니, 대학 도서관 서가를 누비며 자료를 찾거나 색인 카드를 찾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ChatGPT 3.0.과 3.5, 4.0을 보면 그 차이점을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타임즈의 2023년 3월 15일 자 보도에 따르면 “ChatGPT 4.0 버전은 이전 버전이 3,000단어였던 것에 비해 최대 25,000단어의 더 긴 텍스트 입력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다중 모드 모델’에 의존하며 더 안전하고 사실에 입각하도록 훈련되었다”는 OpenAI의 발표를 인용했습니다.(참조 https://time.com/6263475/gpt4-ai-projects)
ChatGPT 3.5 버전은 1,750억 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갖고 학습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합니다. 하지만 GPT 4.0 버전은 파라미터 숫자가 무려 100조입니다. 이러한 엄청난 정보의 양을 통해 인류의 실생활에 더 깊게 많은 영역 가운데 ChatGPT 4.0을 비롯한 인공지능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장보기 목록 만들기, 병원 실비용 비교해 주기, 질병 진단하기, 법률 상담 등 이전 버전보다 5배나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5년에 걸쳐 입력해야 할 정보의 양이 5개월 만에 입력되었고, 성능은 다섯 배나 발전한 것입니다. 이는 앞으로 인류가 어떠한 방향으로 가게 될지 가늠케 해줍니다.
ChatGPT 4.0은 훨씬 더 인간적으로 바뀌었고, 정보의 업데이트는 물론 분석 능력도 인간의 이성과 사고 기반을 많이 반영했습니다. 인공지능으로 만드는 웹사이트가 가능하다고 해서 컴맹인 제가 한번 시도해 보았습니다. 불과 10분 만에 그럴싸한 웹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무료였습니다. 단지 제목만 주었을 뿐인데 가공인물의 의견을 제목 아래 넣어서 보는 사람이 실제인 것처럼 느낄 정도로 잘 편집되어 있었습니다. <계속>
김종필 목사
미국 파토스 재단 대표
필리핀 한 알의 밀알교회 개척 및 위임 목사
미국 보스턴 소재 임마누엘 가스펠 센터 바이탈리티 소장 역임
미국 시티 임팩트 라운드테이블(City Impact Roundtable) 집행위원 역임
필리핀 그레인 오브 휘트(Grain of Wheat) 대학·대학원 설립자 및 초대 총장
영국 버밍엄 대학 철학박사(Ph.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