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와 한국선교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항상 지목돼 온 ‘세속화’가 실제 사역 현장에서 어떤 영향을 얼마나 미치고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극복할 방안을 찾기 위한 포럼이 열렸다. 선교 전문 계간지 한국선교KMQ(편집인 성남용 목사)는 18일 신반포교회(홍문수 목사)에서 ‘세속화와 선교’를 주제로 2022한국선교KMQ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전문가 5명의 발제와 질의 응답 및 토론, 종합토의 등의 순서로 7시간 넘게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물질주의, 과학주의, 쾌락문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세속화의 은밀하고도 거대한 도전 앞에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기독교 세계관으로 무장하고, 사역의 본질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본지는 이번 포럼에서 다뤄진 주요 내용을 연재로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김마가 선교사(GO선교회 해외본부장)는 이날 ‘물질주의 시대의 선교’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물질주의가 선교의 각 영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중점적으로 소개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물질주의는 무엇인가?
김 선교사는 “물질주의를 번영신학의 근거로만 이해하거나, 오늘날 만연한 육체적 쾌락과 만족을 추구하는 삶의 근거로 이해하는 것은 너무 편협하다”며 “물질주의는 기원전 6세기 그리스와 인도에서 발전되어 온 뿌리 깊은 인간의 사고 체계였다”고 말했다. 이어 “중세 때는 오히려 이슬람을 통해 물질주의가 발전됐고, 서구에서는 르네상스에 이르기까지 발전되지 않았지만, 계몽주의와 함께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가장 강력한 토대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김 선교사는 “물질주의는 물리주의, 유물론, 인본주의, 소비주의 등 여러 다른 개념으로 환원될 수 있고, 발생하거나 존재하는 모든 것이 물질 혹은 변형된 물질에 그 기원과 원인이 있다는 철학적 관점”이라고 말했다. 또 “물질이 모든 만물의 기초라는 것에 대해 모든 유물론자 사이에서 논쟁의 여지가 없다”며 “엄격히 말해 유물론적 관점은 철학적으로 일원론이고, 정신과 물질 사이의 모든 종류의 존재론적 이원론, 또는 정신과 물질의 독립적 존재를 배제한다”고 캐슬린 페이의 말을 인용하여 전했다.
김 선교사는 “이러한 물질주의 토대 위에서는 자신의 정체성, 소속감, 삶의 질과 같은 문제를 다루기보다 육체의 안락함, 안전을 다룬다”며 “물질주의에 영향을 받는 소비자의 특징은 소유를 통해 확고한 사회적 지위를 얻고, 자신의 정체성을 얻는 것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물질주의를 따르는 사람들은 영혼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하나님의 개입을 부정하며, 인간의 능력으로 세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며 “신의 개입은 전혀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과학의 발전과 함께 이런 의식은 더욱 깊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질주의자들은 영혼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영혼의 문제를 고민하거나 영혼이 죄로 인해 영원한 형벌을 받는다는 생각은 매우 어리석은 관점이라고 본다”며 “이와 같은 세계관은 기독교인들에게 광범위하고 깊이 있게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하나님께 묻지 않는 태도’는 물질주의의 폐해
김마가 선교사는 이날 물질주의의 가장 심각한 폐해는 “하나님께 물으려 하지 않는 태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영적 흐름은 계몽주의 시대를 훨씬 뛰어넘어,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처음 율법을 주신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라며 “사람들은 만물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 묻고, 지시하신 것을 따라가는 것보다 자기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우상을 만들고 경배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과학적 증거와 합리적인 사고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오늘날의 선교는 하나님의 개입을 그다지 허용하지 않는다”라며 “어떤 신학자는 오늘날 선교에서 결국 남는 것은 통계 수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객관적 조사 자료를 수치화해서 발표하면 듣는 사람은 쉽게 납득하고, 수치에 근거해 새로운 계획을 수립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선교사는 “주님은 모든 일을 아버지의 지시를 따라서 행하셨다”며 “보내시는 주님이 주체가 되어 최종 결정을 내리실 수 있도록 지역교회나 선교단체나 헌신자가 자리를 내어 드렸는가.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 채 주님의 주권을 밀어냈고, 그 결과 통계와 선교학적 우선순위가 하나님의 주권의 자리를 대신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주님은 제자들을 보내면서 그들이 머무는 곳에서 ‘평화의 아들’을 만나도록 했다”며 “평화의 아들을 만나는 일은 초자연적인 역사이고 주인이 준비해 주셔야 하는 일로, 아쉽게도 오늘날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외형을 갖추기는 했지만, 주님이 개입하여 주시기를 바라는 노력은 매우 희미하다”고 지적했다.
◇영혼 없이도 인간일 수 있다?
김마가 선교사는 “영혼이 없이도 인간(소울리스 호모 사피엔스)일 수 있다는 확신 때문에 오늘날 세상에서 실제 인간 영혼에 관련된 것들은 의도적으로 배제된다”며 “오히려 영혼을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상품화될 때 사람들은 열광한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첫째, 선교 영역을 확장하면서 복음전파와 사회적 책임을 동반자로 간주하며 선교방법론에서도 전환을 촉구해, 선교사들에게 우선순위의 혼돈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질주의 영향으로 20세기 선교의 우선순위는 영혼을 구원하는 말씀 증거보다 사역지의 빈곤, 교육, 질병, 전쟁, 사회적 억압, 부패, 파괴된 환경을 해결하고, 가시적이며 사람들에게 직접 도움을 줄 영역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한국선교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고 봐야 한다”며 “선교사들이 궁극적으로 교회 개척을 목적이라고 했지만, 실제 선교(Mission) 자체보다 선교 활동(Missions)이 대부분 재정과 시간, 관심, 에너지를 흡수했다. 영혼구원 활동과 교회 개척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복음을 거부하는 사회적 환경과 전도의 어려움 때문에 ‘죄 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촉구하는 일보다 선한 일을 하는 것에 사역과 활동의 중심이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또 “둘째, 영성을 배제한 사역 방식”을 지적하고 “성령으로 말미암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는 영혼의 상태와 영혼의 구원을 다루어야 하는데도 타종교를 접근할 때조차 그들의 영적인 면을 다루기보다 타종교의 교의적, 문화적, 정치·사회적인 면을 주로 다루었다”며 “예를 들어 이슬람 사역 논의의 대부분은 이슬람 경전인 꾸란의 문제점, 이슬람 역사 속 기독교와의 갈등, 이슬람 여성의 억압, 이슬람 세계의 테러, 선교적 접근 방식을 다루었지, 정작 무슬림들이 그들의 종교를 통해 얻고 있던 영적 필요, 즉 신에게 접근하기 위한 그들의 간절한 영적 행위들을 일관적으로 무시해 왔다”고 주장했다.
김 선교사는 “그리스도인들이 무슬림에게 접근하려면 자신이 하나님을 사랑한 증거가 아니고, 살아계신 하나님이 사람들을 사랑하신 증거를 보여주어야 한다”며 “사람의 헌신이나 충성, 의로운 행위 이전에 조건 없이 우리를 사랑하심으로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값없이 주신 하나님을 증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선교사는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무슬림들에게 선한 일을 행하는 것으로 그들의 영혼을 만질 수 없다”며 “그들의 호감을 사고 잠시 관심을 얻을 수 있지만, 그들이 추구하던 영적 활동을 멈추고 예수 그리스도에게 돌아오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들은 간절한 기도를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과 계속 만나는 경험이 필요하다. 매일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삶 없이 세속화된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현재 선교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요인으로 거론되는 이주자와 난민 문제를 언급하면서 “난민을 섬기는 일은 우리 마음과 시간, 육체적 섬김을 온전히 요구하고, 더구나 많은 재정을 요구한다”며 “틀림없이 재정이 풍족하면 더 많은 사역을 할 수 있으나, 이런 이유로 어떤 것보다 물질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그는 이슬람파트너십의 2014년 컨설테이션에서 루펜다스 교수가 ‘난민문제의 근본적인 출발은 죄의 문제이고, 그들을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로 삶의 근원된 땅, 곧 원래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 점을 들며 “난민 사역은 궁극적으로 죄 사함 받은 사람의 시민권이 하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믿게 하는 일이 큰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난민의 가장 절실한 필요는 당장 눈에 보이는 빵이지만, 죄와 사망의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급하다”며 “이주한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통합을 돕는 것이 당장 보이는 필요이지만, 결국 그들이 그곳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면, 이 땅에서 나그네로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새로운 삶의 정체성이 그들에게도 똑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나아가서 난민들은 훌륭한 추수 자원이 될 수 있다”며 “성경에서도 난민이 된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여호와가 하나님이신 것을 이방에 증거됐다. 초대교회의 흩어진 사람들이 복음을 전하면서 에티오피아 교회가 시작되고, 처음 그리스도인이라 불린 안디옥교회도 난민을 통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도 흩어진 아프리카 난민들을 통해 중동의 무슬림들에게 복음이 전해지고 있다”며 “이들은 극심한 고난 속에서 무슬림 가정과 왕실의 심장부에서 복음을 전한다. 그들을 도울 구체적 방법은 많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도움은 그들이 모여서 예배할 수 있도록 해주고, 기도하고,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잠시 피할 수 있는 보호소를 마련해주는 일들”이라고 말했다.
◇더 많이 더 크게 더 빠르게?
김마가 선교사는 이날 “기술과 자본주의를 통한 물질주의의 발전에 선교가 영향을 받았다”라며 “대표적인 모습은 선교사의 숫자가 많은 것으로 선교를 평가하는 것인데, 특히 짧은 시간에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을 성공적인 선교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활동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관심을 받고, 국제적으로도 많은 단체와 국가, 민족집단이 참여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심지어 중보기도의 성공 여부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했는가로 평가한다”고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매년 선교 동향이나 선교활동 자체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선교사의 숫자’가 되고, ‘몇 개의 교회를 세우고 몇 세대를 이어 교회가 확장되었으며, 몇 명의 제자를 삼았는가’가 선교사를 재는 흔한 질문이 되었다”며 “(물질주의는) 우리 안에 너무 광범위하고 깊이 고착되어 사실상 수정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프로젝트 역시 “모든 나라, 모든 민족이 참여하도록 유도하여 그 세를 과시하는 측면이 있고, 심지어 국제적인 중보기도 프로젝트가 더 많은 사람이 기도하면 그 기도는 더 힘이 있고 하나님의 응답이 빠르다는데, 이 근거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선교 사역 평가를 선교사 숫자와 선교 비용을 중심으로 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교회 동원이나 지역교회 협력도 이 관점으로 전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교회와 선교단체는 상호보완적이고 의존적이어야 하므로, 그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고, 주님을 믿는 믿음과 서로에 대한 존중함 속에서 발전되어 나가는 것이 건전하다”며 “그런데 여기에 작동하는 소비주의로 인해 서로 양적 팽창 의도를 갖고 협력하면서 종국에는 지역교회나 선교단체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고 말했다.
◇물질주의와 선교 훈련
김마가 선교사는 베드로 사도가 말한 ‘목자장-장로-젊은 자들’(벧전 5:1~11)의 구조를 ‘목자장-목자-양무리’로 표현할 수 있다면서 “여기서 목자의 임무를 ‘포이마이노’라는 의미로 썼는데, 이 단어의 세 가지 의미인 ‘인도하고 먹이고 가르치는 일’들은 내재적으로 긴장과 갈등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계몽주의의 영향 속에서 형성된 문화를 바탕으로 탈현대화 시대에 사는 세대들에게 절대적 윤리를 강요하거나 절대적 가치에 따르도록 통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그래서 이들은 목자장-목자-양무리의 구조 안으로 들어오기를 거절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교는 그리스도가 목자장이 되시는 교회 구조 속으로 이방인을 양무리로 모으는 일”이라며 “선교 훈련은 교실에서, 혹은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고, 구체적으로 목자의 돌봄과 사랑을 받는 일에서 시작해서 다른 양을 돌보는 과정을 경험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마가 선교사는 오늘날 변화된 무슬림 선교 현황을 소개했다. “오늘날 무슬림들은 지난 20년 동안 세상에 나타난 이슬람의 모습으로 인해 정체성에 혼돈을 겪고 있고, 특히 젊은이들이 그렇다”며 “교리적으로 가장 순수하다고 여겨지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실패를 바라보는 많은 무슬림은 이슬람 내부에서도 다른 것을 찾거나, 이슬람이 아닌 다른 종교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즉 그들은 기독교가 무엇이고 기독교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싶어 한다”며 “뿐만 아니라 여러 루트를 통해서 예수님을 믿게 된 무슬림 개종자들은 교회 공동체 안에 들어오기를 기대한다. 그들에게는 선한 목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같이 무슬림들이 교회에 찾아오고 있지만, 현장의 교회들과 선교사들은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며 “개종자들이 가난하고 억압을 받으며 신앙으로 인해 핍박받을 때, 선교사들은 그들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잘 몰라서 당황하고, 다만 신속하게 그들의 고통이나 핍박에서 건져내거나 가난에서 벗어나게 할 것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극심한 고난과 핍박 가운데 있는 성도들에게 베드로 사도의 권면은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고(벧전 2:11), 까다로운 주인에게도 순종하며(벧전 2:18), 말씀을 순종하지 않는 남편에게 순종하고(벧전 3:1), 의를 위하여 고난을 받고 선한 양심을 가지라(벧전 3:14, 16)고 했다”며 “이 모든 이유는 그리스도가 이미 육체의 고난을 받으셨기 때문(벧전 4:1)”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선교 훈련의 중심은 종교성을 갖고 진리를 찾는 사람들의 영혼을 다루는 것, 고난과 환난 속에서 살아야 하는 개종자들과 함께 고난을 받는 것, 목자와 양의 관계로 순종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물질주의와 국제적 협력
김마가 선교사는 “선교의 중심축이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옮겨가고, 남반구 교회의 약진과 선교사들의 활동이 주목받자, 국제적 협력의 프레임은 북반구가 그동안 쌓아온 정보와 지식, 재정을 제공하고 남반구는 인력을 제공하여 함께 남은 과업을 완수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글로벌 프로젝트를 북반구에서 제창하고, 프로젝트의 이론적 토대와 전략을 제공한 뒤, 이 내용을 남반구에 제시하여 동역하도록 초청했다”며 “그런데 실제 흐름은 재정의 이동이었다. 북반구의 재정으로 남반구 인력이 동원되고 활용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편으로 바람직한 협력이고 소위 윈윈할 수 있는 내용이었으나, 한편으로 오랫동안 제기된 지배와 의존의 문제가 계속되었다”며 “재정을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그들이 계획한 대로 사람과 사업이 움직여지기를 바라고, 재정을 받는 입장에서는 계속 공급받는 것으로 인해서 스스로 자립할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재정이 오가면서도 서로 존중하며 독립적으로 성령님의 인도를 따라 교회가 운영되어, 결국에 주는 자나 받는 자가 모두 하나님의 축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고후 8:13~14)”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첫째, 재정 사용에 있어 중심은 ‘형제 사랑’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받는 자가 부끄러워하도록 하거나 빚진 자가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라며 “주는 자는 기꺼이 주고, 받는 자는 감사함으로 받을 수 있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일단 재정이 건네지면 주는 자의 소유가 아니고 받은 자가 재정에 대한 권한을 가져야 한다. 헌금은 빚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둘째, 재정을 운영하는 방식은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재정이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투명하게 사용되도록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재정을 주는 자가 재정을 운영하는 과정과 사업을 통제해선 안 된다”며 “자주 받는 자들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을 때마다, 주는 자들은 받는 자들이 스스로 주님 앞에 가서 묻고 성령님의 인도를 받을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셋째, 재정은 매개일 뿐이지 국제 협력의 전부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서로 사랑하라고 하는 주님의 계명을 서로 지켜가는 관계”라며 “수혜자의 필요를 채워주지만 궁극적으로 함께 교회를 세워가는 사람들로, 재정의 흐름이 상당 시간 지속될 때 서로 신뢰의 관계를 쌓게 되고, 서로의 형편과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재물은 일만 악의 뿌리지만 친구를 사귀는 도구가 될 수 있다(눅 16:9)”며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하고 더 많은 사역을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넷째, 재정은 하나님 앞에서 정직함을 시험하는 도구가 된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보통 주는 자와 받는 자가 함께 모이는 국제모임을 마치면 많은 이메일을 받게 되는데, 주로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라며 “주님께 묻고, 서로 상당한 시간 대화하고 서로를 알아가면서 재정도 보내진다. 또 재정을 사용하는 방식과 결과도 관찰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파트너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그 공동체가 하나님 나라를 구하고 있는지 분별할 수 있다”며 “재정은 지속적인 국제적 협력 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금석”이라고 말했다.
김마가 선교사는 마지막으로 “물질주의는 우리 주변을 빙빙 돌면서 삼킬 것을 찾고 있는 우는 사자와 같다(벧전 5:8)”며 “쉬지 않고 우리를 공격하고 있고, 근신하고 깨어 있지 않으면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도 필요 없고, 성령의 도우심도 필요 없는 수많은 선교 활동(Missions)에 우리를 함몰시킬 수 있다”며 주의를 요청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세션 1에서 김마가 GO선교회 본부장이 ‘물질주의 시대의 선교’, 류현모 서울대 교수가 ‘과학주의와 선교’, 세션 2에서 이승구 합신대 교수가 ‘쾌락문화와 선교’, 오석환 캄보디아 선교사가 ‘우리의 동역자 관계는 성경적인가?’, 장은경 도미니카공화국 선교사가 ‘타문화권 선교에서 세속화에 대한 선교적 의미’에 대해 각각 발제했으며, 질의 응답 및 토론, 종합토의, 총평 등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