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내 휴대폰 사용, 군인 월급 상승, 군인권 강조 및 무종교인 증가,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확산 등은 모두 군선교 환경 변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제51차 정기총회에서는 이 같은 군선교 현장의 변화에 발맞춰 꾸준히 사역해 온 군선교 현장 사역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비전2030 사역, 올해부터 데이터 기반으로 추진”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제51차 정기총회
▲비전2030총괄선교국장 정비호 목사가 ‘군선교 비전 2030 실천운동’ 추진 보고를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비전2030총괄선교국장 정비호 목사는 ‘군선교 비전 2030 실천운동’ 추진 보고에 앞서 “군선교 현장의 목소리들을 잘 들으면서 민간인 선교사들과 기독 군인들을 위해 기도하고 후원해주시는 분들, 16개 지회와 함께 힘 있게 군선교를 추진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군종목사단장 이일우 목사를 대신하여 발표한 정 목사는 올해 1, 2월 세례, 양육, 파송, 홍보 등 4개 분과별 사역 결과를 도표로 보여주며, 향후 통계를 기반으로 비전 2030 사역을 전략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정 목사는 “비전 2030을 작년에 선포했지만, 본격적으로 추진한 것은 올해부터였다. 코로나 상황 때문에 쉽지 않았다”라면서 “군선교 50주년이 되었기 때문에 선교 데이터들을 중요하게 다루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군종목사단과 각 지역의 군목단이 하나하나 정확하게 통계를 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지나쳤던 데이터들을 소중하게 다루면서 잘 시각화하여 한국교회를 향해 제시할 것”이라며 “지금 데이터는 아주 작은 숫자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10년 동안 데이터가 축적되고 모이면서 정확하게 선교현장을 진단하는데 쓰일 수 있도록 기도와 후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5년간 군선교사 약 40% 은퇴, 좋은 인재 모집돼야”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제51차 정기총회
▲군선교교역자회장 임훈진 목사가 사역 보고를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군선교교역자회장 임훈진 목사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군선교 열정이 식지 않고 최선을 다해 왔다”며 “비전2030을 위해 거점교회 못지않게, 함께 뛸 군선교사들의 열정, 실력 등이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693개 거점교회가 신청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왕이면 거점교회가 파송한 용사들만 받는 것이 아니라 부대교회를 맡고 있는 군선교사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목사는 “군선교연합회와 군선교 이사님들이 몸통이라면 우측 날개는 군종목사, 좌측 날개는 군선교사들로, 양날개로 힘차게 날갯짓하면서 비전2030을 이뤄갈 것”이라며 “김삼환 군선교연합회 이사장님께서 ‘군선교 사역을 하는데 물질이 없어서 고개 숙이지 않으면 좋겠다’고 하신 말씀처럼 저희 군선교사들의 바람도 그렇다. 군선교사들은 지금까지 없어도 당당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바울의 열정으로 군선교 현장에서 복음을 전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단에서 군종 사관후보생들을 모집할 때 여러 가지 혜택을 주면서 우수한 이들을 모집한다. 우리 군선교사들도 좋은 인재들이 현장에 있길 원한다”며 “향후 5년 동안 약 40%가 은퇴하여 현장을 떠나는데, 다음세대를 짊어질 군선교사들을 모집하는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알렸다.

임훈진 목사는 “인격을 갖추고, 믿음, 실력, 열정을 가진 군선교사들을 모집할 수 있도록 이사님들과 대의원님들, 여러 교단과 교회에 속한 장로님들이 애써주신다면 군선교 현장을 더욱 풍요롭게 이뤄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온라인 사역과 여성 인원 확대, 정훈교육 개선 중요”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제51차 정기총회
▲국방부 기독교담당 김광식 목사가 국방부 군종 현안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국방부 기독교담당 김광식 목사는 국방부 군종 현안 업무보고와 관련해 사역, 인력, 교육의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소개했다. 김 목사는 “사역 분야에서 국방부와 군종활동이 온라인 사역으로 전환할 준비를 많이 한다”며 “당장 현재 분위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국방부 정책과 함께 장병들의 입대 감소 문제 등을 연구하면서 2~3년이 아닌 50년까지 내다보고 군종 분야를 고민하며 작년부터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금 군선교연합회와 교구에서도 온라인 사역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앞으로 군종사역에서도 비대면 온라인 사역 플랫폼이나 이와 관련한 국방 정책을 연계하는 선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광식 목사는 “두 번째 인력 분야에서 각 교단과 교구에서 좋은 군종 인원을 양성하고 있는데, 이미 선발된 군종 사관후보생들 가운데서도 입대를 포기하는 인원들이 있다”며 “교단 차원에서도 이 귀한 인원들을 잘 양성하고 준비시켜주는 것이 한국교회 군선교에 큰 힘이 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7월 군종사관 후보생 선발 시험 계획을 밝혔다.

이어 “국방 정책 차원에서 향후 몇 년간 여성 인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가는 계획을 세웠다”며 “여군 군종목사들이 있는데, 각 군과 협의하여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검토하고 발전시킬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세 번째 교육 분야에서 다른 정훈교육과 부대 내 여러 분야의 교육이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는데, 이것을 통폐합하여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며 “군종같은 경우 그동안 많은 장병에 대한 교육, 상담, 선교 활동을 현 시대 상황에 맞게 회복탄력성 교육으로 집약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군종 분야뿐 아니라 정훈 분야에서도 공감하여 같이 연계해서 장병 정신전력 강화 부분을 회복탄력성으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군종 목사들이 현장에서 장병들을 선교하는 것과 연계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무대교회서만 작년 1만331명 세례받아”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제51차 정기총회
▲연무대교회 김영호 담임목사가 사역 보고를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연무대교회 김영호 담임목사는 참석자들과 함께 “한 영혼을 그리스도께로, 백만 장병을 한국교회로!”라는 비전 2030 실천운동의 목표를 힘차게 외친 후, 코로나 상황에도 쉼 없이 진행된 세례와 전도, 양육 사역을 보고했다.

김 목사는 “코로나 시기를 맞아 너무 어려운 기간을 겪었다”며 “훈련병들을 2주 정도 격리하다가 집담 감염으로 3주차까지 격리하면서 3~5주차에 10번 드리는 예배가 3번으로 줄었다. 그런데 집단 감염으로 예배가 다시 2번으로 줄어 전도의 기회가 멈춘 것 같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예배인원 제한이) 좌석 수의 20%에서 10%가 되고, 나중에 299명으로 줄어, 주일 3회 예배를 드리다가 토요일과 주일까지 합쳐 8회까지 예배를 드리는 시간을 보냈다”며 “8번을 예배드리면 찬양팀부터 사역자들까지 완전히 몸이 녹아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포기할 수 없는 건 우리에게 맡겨주신 영혼에 대한 사랑과 열정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어른들이 군 생활에서 제일 힘들었다는 것이 나무를 심었다가 뽑았다가 심었다가 뽑았다가 하는 것 아닌가. 저희도 코로나로 예배를 재개했다가 중단했다가, 또 훈련소 시스템이 원점이 됐다가 하는 일이 무한 반복됐다. 코로나 시국은 연무대군인교회뿐 아니라 (모든) 군인교회가 그 이를 무한 반복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영호 목사는 “청년들도 변했다. 종교에 관심 없는 인원이 1997년에 26%였는데, 현재 64%라고 한다. 종교에 관심 없는 친구들에게 관심을 주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병영문화가 바뀌었다. 급식 논란 이후 훈련병의 인권 보장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15사단에서는 스마트폰 활용이 신교대(신병교육대)에서 이미 완료됐다. 지금 2차로 육군훈련소에서도 적용이 예정되어 있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훈련병들이 먹을 것도 많아졌다. 초코파이는 상징성이 있어서 먹고, PX(군마트)를 3주 차부터 이용하는 것이 1주 차까지 당겨질 수 있고, 흡연 등 개인 인권, 기본권 보장을 고민하여 다양한 시범 운영을 하고 있어 선교적으로 볼 때 어려운 시기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군선교연합회 제51차 정기총회
▲제51차 정기총회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한편, 연무대교회가 그동안 2주의 전도 기간과 한 번의 세례식을 통해 세례기금을 마련해 왔다면, 코로나로 세례식이 진행되지 못하자 세례기금 마련 역시 쉽지 않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김 목사, 미안해’ 전화를 엄청 많이 받았다”며 “그동안 한 주에 600만 원이 들어가는 간식비를 지출하는데, 현장에서 세례식이 진행되지 못하니 ‘김 목사, 미안해. 다음에는 꼭 할게’라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역을 포기하지 않는 교단 지도자들과 교회들이 온라인으로라도 사역하자고 하여, 영상으로 기도하고 설교하고, 언제 막힐지 모르니 틈나는 대로 세례식을 했다”며 “그때마다 헌금을 모아주신 분들 덕분에 적자를 채우고, 이것을 위해 군선교연합회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해주셨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훈련병들의 격리 기간에는 생활관에서 서면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인도했다. 김 목사는 “훈련병들이 생활관에서 30명, 20명씩 모여 같이 예배드리고, 그 가운데 전도돼 세례식까지 나올 수 있게 됐다”며 “오히려 비대면이니 기독교 신청자가 어마어마해져 간식비가 더 늘어났다. 감사한 건 (사역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고, 포기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뿐 아니라 코로나 방역 관계자들이나 간부들 등을 찾아 세례식을 계속 알리면서 지금은 시스템이 정착됐다고 보고했다. “현역 군종목사, 대전지역 군목단, 중부지역 군목단, 민간 후원교회와 단체의 영상 지원과 간식 지원 등으로 2021년에 19회 세례식이 이루어져 1만 331명이 세례를 받았다. 많지 않은 숫자 같지만 저희에게는 어마어마한 숫자”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서면으로지만 훈련병 중 60%가 기독교 종교행사에 참석해 예배드렸다”며 “코로나가 장병들과만이 아니라 민간과도 연결해주어서, 어머니들이 영상으로 기도해도 훈련병들이 그대로 참여할 수 있었다. ‘마더스 프레이어’에서는 새 예배당에 눈물이 가득 찼다. 어머니들이 울컥울컥할 때마다 신앙이 없던 아이들의 마음이 녹았다”고 보고했다.

이 외에도 김 목사는 “18개 사역 과제를 추진하고, 세례신청서와 세례식 선물을 MZ세대 맞춤형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여 20% 정도 세례신청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 “관문선교 컨퍼런스를 통해 훈련소만 가지고 있던 노하우를 24개 신교대가 공유하여, 코로나로 (사역이) 멈춘 것 같지만 군인교회가 다시 살아날 준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훈련병들이 예배당에 오면 어머니들의 응원메시지를 입소대에서 받았는데, 입소식이 없어지니 응원메시지를 촬영할 수 없었다. 이에 대구경북지회가 5,130만 원을 들여 스튜디오 트럭과 훈련병 위문 트럭을 제작해주셨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훈련병들을 인솔하는 분대장들을 섬기는 공간인 ‘리더스 라운지’를 후원받아 만들었다”고 말했다.

비대면 예배사역을 위한 콘텐츠 개발 노력으로는 “훈련병 예배의 변화에 따라 예배사역 콘텐츠를 업그레이드 했고, 온누리교회를 비롯하여 많은 인플루언서가 같이 제작에 참여해주셨다”며 “또 ‘시선을 가져오다, 마음을 가져오다, 영혼을 가져오다’는 주제로 미비한 시설을 개선하여 윌로우크릭교회, 힐송교회에 버금가는 예배당으로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 일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해 주신 이사장님을 비롯해 함께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올해 들어 세례식이 4차례 열리지 못하면서 세례를 받지 못한 3,850명의 장병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4, 5주차에 세례식이 열리는데, 작년에는 신청자가 600명 정도를 유지하고, 올해는 1,000명까지 나왔다. 올해 4번의 세례식을 그냥 지나가야만 했는데, 세례식을 놓친 친구들이 모두 3,850명”이라며 “그 인원들을 대상으로 후반기 교육과 자대에 가서 꼭 세례를 받으라고 편지를 보냈다. 이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기도 하는데, 이들 영혼들을 기억해 달라”고 요청했다.

군선교연합회 이사장 김삼환 목사는 “군부대에 들어가 예배를 드려주는 600여 명의 민간인 목사님이 열악한 환경 속에 코로나로 고통당하면서도 자리를 지켜주시고 사명에 최선을 다해주셨다”며 “우리에게 있었던 광야의 아픔과 어려운 과정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큰 기쁨으로 이어질 줄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사역과 육해공군, 대한민국 위에 하나님의 은총이 있기 바라고, 최전방 휴전선을 하나님이 반드시 지켜주시고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번영하며, 기독교 복음의 은혜 안에서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이 살아나고 축복받는 민족의 미래가 될 줄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