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도어는 “2022 WWL 발표에서 북한이 기존 순위(20년 동안 1위)에서 한 단계 하락한 2위를 기록한 것은 기독교 박해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만 연구 과정에서 북한 내 박해 사건들에 대한 정보 수집 및 확인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타 지역에서 급변한 정세로 인해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이로 인한 변동이 있었을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오픈도어는 2022 WWL 순위와 별개로 “북한의 철저하고 시스템적인 기독교 박해는 세계 어느 지역과도 비교할 수 없는 참혹한 수준이며 많은 성도가 지금도 지하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도어는 현재 북한 내 카톨릭 포함 기독교 인구를 약 40만 명으로 추정한다.
한국오픈도어는 “북한의 잔혹한 기독교 박해 상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박해 중단을 위한 압력, 북한 성도들을 위한 한국교회를 비롯한 전 세계 형제자매들의 기도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당국, 탄압의 명분으로 코로나 방역 활용 우려
한국오픈도어는 “지난 한 해 북한의 박해 트렌드를 살펴보면 북한 당국의 강화된 사회 통제가 기독교 박해와 밀접하게 연관됨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북한은 전염병의 확산을 막는 방역 목적의 통제를 강도 높게 시행하면서, 외부 사조를 걸러내고 사상적 순수성과 정권 안정을 위한 통제를 함께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정권이 시행하는 방역을 위한 통제 정책으로는 ‘국경 통제와 이동 제한’, ‘격리조치’가 대표적이다. 이는 국가 경제 침체와 장마당 활동 위축을 가져왔다. 한국오픈도어는 “이동 통제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정 등과 맞물려 사회 전반에 걸쳐 정보의 흐름을 차단하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선교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북한 내에서는 서너 명이 모이는 모임도 단속의 대상이 될 정도로 통제가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뿐 아니라 북한 당국은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자들을 가혹하게 처벌하고, 코로나 의심 환자들을 무분별하게 격리하는 방식으로 코로나 전파를 통제하고 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정권에 대한 불만이 퍼지거나 외부 정보가 흘러가는 것, 그 외 비밀 종교 모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탄압의 명분으로 코로나 방역을 활용할 수 있거나 활용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코로나 방역 수칙 위반을 죄목으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는 인원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오픈도어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나 격리, 통제 정책은 국가가 전염병 전파를 차단하고 국민을 보호하는 방안일 수 있다”며 “하지만 북한은 관련 정책을 분명 과도한 수준으로 시행하고 처벌 또한 그러하여, 주민의 권리 침해를 넘어 공포심을 자아내는 수준이 보건과 경제 이슈에 머물지 않고, 사상적 통제와 억압의 도구와 명분으로 활용되고 있어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국오픈도어는 2020년 12월 제14기 제12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전원회의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채택하고 시행한 것은 북한 당국의 단순 코로나 방역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봤다. 이 법은 외부에서 유입된 영상이나 책자 등의 유입, 소지 및 배포는 물론, 남한풍의 행동이나 어투까지도 단속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법을 어겨 처벌을 받을 시에는 기존 북한 형법에 언급된 형량에 비해 1, 2단계 높은 수준의 처벌을 받게 되며, 정치범수용소 수감은 물론이고 사형까지 구형하도록 명시했다. 한국오픈도어는 “해당 법에 기독교에 대한 내용이 직접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성경책을 포함한 기독교 물품과 신앙 활동이 법에서 언급하는 주요 단속 물품과 행위에 포함되어 있어, 기독교 역시 해당 법령의 주요 표적인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의 제정은 단속 활동 강화로 이어졌고, 해당 법의 위반이 적발된 경우 유래 없는 중형이 구형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외적으로 한류 문화 접촉자들에 대한 처벌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청진시에서는 최근 화제가 된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시청한 북한 고등학생 7명이 검열에 적발돼 최소 5년에서 무기형의 중형을 구형받고, 판매한 이는 총살형에 처했다. 킨타나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은 북한 측에 이 법의 과도한 처벌 수위에 우려를 표하는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한국오픈도어는 “기독교 관련 물품이나 활동도 중요한 단속대상”이라며 “통제로 인한 정보 흐름의 제약으로 북한 내 단속사례나 구체적인 사건 확인은 제한됨에도 불구하고, 보안상 공개할 수 없는 북한 내 기독교 박해 의심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에 대한 북한 당국의 적개심과 단속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움직임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북한 당국이 해외 주재원에 대한 불시 검열을 하면서 성경책 소지 여부를 주요한 단속 항목으로 삼기도 했고, 해외 파견 노동자들에 대한 사상 교육에서 특별히 기독교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등 반기독교 교육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성탄절에 대해서도 대표적인 ‘반사회주의 문화’로 지목하여 해외 주재원들에게 성탄절 문화를 따라 하거나 축하하는 모습이 적발될 시 반동으로 처벌하도록 했다. 기독교 문화의 유입을 매우 경계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들이다.
한국오픈도어는 “북한의 외부 문화와 사상에 대한 통제와 검열은 방역 목적의 통제 기조와 맞물려 그 강도가 전례 없이 강화되었으며, 그만큼 주민의 삶을 옥죄고 있다”며 “일부 언론에서는 정치범 수용소 수가 증가했으며, 수감자 수가 최근 1~2년 사이에 2만 명 이상 증가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북한 내에서 비정상적인 수준의 통제와 처벌을 동반하는 공포와 위협을 이용한 통치가 이루어지고 있음은 분명하다”며 “여기에는 경제난으로 인한 불만을 입막음하고, 정권에 반하는 어떤 사소한 행위라도 엄벌하겠다는 당국의 강한 의지가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통제 정책을 단순히 방역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만 볼 수 없는 이유이며, 그 과정에서 기독교에 대한 핍박도 한층 더 심해졌음은 물론이다.
◇북한 박해 정보 수집 및 연구에 제약
북한의 강력한 봉쇄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국가 간 교류 단절로 인해 한국오픈도어는 북한 내 기독교 박해 관련 정보 수집과 연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경을 넘어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이 매우 험난해졌고, 북한 내에서도 정보 전달에 많은 제약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간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한 연구와 활동에 큰 역할을 했던 탈북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통일부의 연도별 국내 입국 탈북자 통계는 2019년 1,047명에서 2020년 229명, 2021년 9월까지 48명으로 줄었다.
한국오픈도어는 “앞으로도 북한의 기독교 박해 정책 폐기 및 신앙의 자유 보장, 박해 피해 성도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벌 중단, 숨어있는 지하교회 성도들의 안전 및 신변보장 등 북한의 변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또한 “극심한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고 있는 성도들의 영육간의 생존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