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형 교수는 성탄축하 음악예배에서 성탄과 감사를 주제로 한 찬양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조인형 교수는 성탄축하 음악예배에서 성탄과 감사를 주제로 한 찬양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조인형 교수
서울씨티교회(조희서 담임목사)가 오는 25일 오전 11시 본당에서 유명 오르가니스트 조인형 교수를 초청해 ‘성탄축하 음악예배’를 드린다.

한국 오르간 음악과 교회음악 발전에 평생을 헌신한 조인형 교수는 한국인 최초로 바흐의 오르간 작품 전곡연주회 시리즈와 브람스 오르간 작품 전곡연주회를 마쳤으며, 성악과 다양한 악기와의 협연 시리즈인 ‘오르간 플러스’를 진행했다.

또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오르간 독주회를 열고, 서울시립교향악단, 마산 시립교향악단, 코리안 심포니, 서울시 유스오케스트라, 코리안 윈드 앙상블 등과 협연했다.

1974년 대학교 1학년 때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오르가니스트에 임명돼, 오르가니스트와 함께 성가대 지휘자로서 서울대성당과 대한성공회 교회음악 발전에 기여했다. 대한성공회 공식 찬송가 ‘성가’ 편집위원으로 1990년, 2015년 ‘성가’ 발간에도 역할을 했다.

연세대학교와 영국 왕립음악학교, 왕립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재학 중 패럿상(Parratt Prize)를 수상했다. 영국 엔필드 영 심포니 오케스트라(Enfiled Young Symphony Orchestra)와 헨델의 오르간 협주곡을 협연하고 왕립오르가니스트대학이 수여하는 ARCO 디플롬(Diplom)을 취득했다.

이후 1990년 대전 한성신학교 종교음악과 교수를 거쳐 1993년부터 2021년 2월 정년으로 퇴임할 때까지 성공회대학교 신학대학원 교회음악전공 주임교수, 음악원 원장, 대학합창단 단장 등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에서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11대 이사장을 역임하고 현재 상임이사로 재임 중이다.

조인형 교수는 “힘(hymn) 페스티벌, 찬송축제와 같은 형태로 개신교의 성탄 찬송을 베이스로 구성하고, 감사 주제와 연관된 곡도 함께 구성했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부르는 찬송을 들으면서 교인분들이 가사의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인형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

서울씨티교회
ㅡ성탄축하 음악예배에서 연주하게 되신 동기는 무엇인가요?

“먼저 교회음악인으로서 성탄 축하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전공이 교회악기인 오르간인데, 요즘 교회가 워낙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예배에 익숙해져서 제가 섬기는 대한성공회도 음악예배를 잘 못 드리고 있어요. 이런 가운데 서울씨티교회가 그동안 성도들의 문화적 혜택을 위해 가끔 이름난 음악인들을 모셔다가 예배를 드린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초청해주셨으니 당연히 와야죠.”

ㅡ곡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조희서 목사님께서 성탄을 위한 음악예배 구성을 제게 맡기셨는데, 사실 제가 공부한 영국은 성공회 베이스로 교회음악 전통이 강합니다. 미국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나라 개신교와는 조금 다르죠. 이번 음악예배는 우리나라 개신교의 성탄찬송이 중심이 됩니다. 입당 찬송부터 마지막 찬송까지 있고, 중간 봉헌 헌금 때 특송도 찬송가 ‘오 거룩한 밤’으로 합니다. 또 너무 캐럴 위주로 가기에는 지루할 수도 있어, 감사를 주제로 세 곡의 찬송가, 그것도 교인들이 잘 아시는 곡으로 구성했습니다. 성탄도 ‘감사’와 연관이 돼 있으니까요.”

ㅡ음악예배에 참석하는 분들이 어떤 것을 얻길 기대하시나요.

“우리는 매년 교회력으로 성탄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또 많은 사람은 성탄이라고 하면 매우 상업화된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어요. 이번에 교회에 와서 음악예배를 드리는 가운데 성탄의 기쁨을 함께 누리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또 교인들은 찬송을 부를 때 1절부터 4절까지 한목소리로 부르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남이 부르는 것을 듣는 데는 별로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찬송을 듣는 기회로 마련했습니다. 독창으로, 어린이들만, 여성만, 남성만 노래하는 시간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부르는 찬송을 들으면서 가사의 의미를 생각하면 참 좋겠다는 것이 제 바람이에요.”

30년 넘게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한 조인형 교수는 “후학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오르간은 역시 교회에서 살아있는 악기여야 하고, 교회에서 살아가야 될 악기이고, 오르가니스트도 콘서트장이 아니라 교회를 통해 그 역할을 하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한 조인형 교수는 “후학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오르간은 역시 교회에서 살아있는 악기여야 하고, 교회에서 살아가야 될 악기이고, 오르가니스트도 콘서트장이 아니라 교회를 통해 그 역할을 하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조인형 교수
ㅡ성공회대 신학대학원 교회음악전공 교수로 28년간 역임하셨는데, 소회가 궁금합니다.

“정년퇴임을 하고 나니 성공회가 아닌 장로교회의 공연 관련 부름에 답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네요.

그리고 후학을 양성하다 보면 학교에서는 다 가르치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교회악기, 교회 오르가니스트를 키우는 데 부족한 부분이 있어요. 졸업 후 유학을 갔다 온 오르가니스트들도 교회라는 예배 현장 경험이 좀 부족할 수 있고, 기회가 없어 학교에서 가르치지 못해 놓치는 부분도 발견됩니다.

후학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오르간은 역시 교회에서 살아있는 악기여야 하고, 교회에서 살아가야 될 악기이고, 오르가니스트도 콘서트장이 아니라 교회를 통해 그 역할을 하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에요.”

ㅡ지금 하시는 일과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지금도 성공회대학교 내 음악원에서 가르치고 있고, 제가 사는 지역에서 장로교회지만 선사교회가 운영하는 선사콘서바토리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못했던 과업이라고 한다면 ‘성가핸드북’을 만드는 일입니다. 성공회는 개신교와 달리 찬송가를 쓰지 않고 성가라는 좀 다른 형태의 성공회 발행 ‘성가’가 있어요. 개신교나 카톨릭은 교회음악 연구자들이 많은 데 반해 성공회는 교재가 약해서인지 교회음악 연구자들이 좀 부족합니다. 그래서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성가핸드북을 준비하고 있어요. 1장부터 600여 장까지 각 곡에 대한 해설과 함께 어떻게 부르면 좋겠다는 의견까지 쓰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