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잔운동과 한국교회의 목회’ 주제로 대담
한국로잔위원회와 복음과도시(CTC코리아)가 공동 주최한 제2차 로잔 목회자 컨퍼런스 둘째 날인 19일에는 ‘로잔운동과 한국교회의 목회’를 주제로 ‘선교적 대화 2’가 진행됐다.
18일부터 20일까지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열리고,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한 이 컨퍼런스에는 현장에만 100여 명의 목회자가 참여했다.
◈로잔운동이 한국교회 목회 현장에서 확장되지 못한 이유는?
이날 ‘로잔운동이 한국에 소개된 지 30년도 더 넘었지만, 목회 현장의 운동으로 확장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이재훈 목사는 먼저 “2024년 50주년이 되는 로잔운동의 지난 50년은 세상 속의 소명, 세상과 교회의 관계, 세상 속 교회가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하는 신학적 정립의 기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한국교회의 교회관도 교회 안에 머물지 않았을까 한다”며 “교회 성장이 하나님 나라 성장의 일부일 수 있지만, 교회와 하나님 나라의 관계에 대한 신학이 결여된 상태로 ‘교회 중심의 신앙생활, 신앙생활이 곧 교회생활’이 되어 세상 속 교회의 소명을 잃어버린 신학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목사는 “또 한 가지는 로잔대회에 참여한 초기 선배님들이 그 당시 한국 사회가 ‘사회참여’라는 말 자체도 극단적 자유주의 신학으로 오해하여서 (이를) 배제하여 터부시한 것이 있었다”며 “당시에는 상황화, 토착화라는 말 자체도 자유주의 신학화로 여기고 배제했던 분위기로, 로잔의 세상 속의 교회론을 받아들이는 연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올바른 로잔신학에 근거한 교회론을 형성하고 시작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규현 목사는 “지나간 시간의 안타까움도 고민해야 되지만, 앞으로 우리부터는 잘할 수 있는가의 문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 로잔을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긍휼사역, 창조질서 보존을 위해 활동하는 교회들이 꽤 많다. 복음전도라는 중요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다른 사역은) 하나의 도구로만 쓰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규현 목사는 “개교회 중심으로 일하다 보니 옆 교회, 한국교회, 세계교회와 연합하는 것에 대해 우리가 너무 무감각하지 않았나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로잔신학의 정리가 계속 진행되면서 잘 다져져 그야말로 주님의 대위임령에서부터 출발한 로잔신학이라는 것이 목회자들의 공통된 생각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로잔운동이 진짜 실현되려면 현장에 있는 평신도가 이 운동에 동참하지 않으면 우리끼리의 탁상공론이 되기 쉽다”며 “먼저 우리 목회자들이 깨어나 평신도들과 함께, 현장에 있는 분들과 함께 이 일을 해나간다면 지난 시간의 아쉬움을 극복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목사는 “제가 로잔정신에 동의하여 로잔운동에 참여하고 보니, 로잔운동의 가장 위대한 유산은 성경이 말하는 총체적 복음에 대한 원리를 너무나 명확하게 로잔이라는 그릇에 담고 있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젊은 목회자들의 가장 큰 장점은 성경이 말하는 데까지 자신의 삶을 밀어 넣고 싶은 열정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젊은 목회자들은 본인의 신학적 스펙트럼이나 복음에 대한 이해가 좁으면 좁을수록 불안해하고, 내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디까지 사역해야 되는지, 이 사역 안에서 어떤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오장석 목사는 “제가 로잔을 만났을 때 가장 좋았던 것은, 대회(2016년 인도네시아 YLG 국제대회)에 참석해 다양한 참가자들과 이슈 네트워크를 하는 것도 좋았지만, ‘로잔이 담고 있는 복음이 정말 크고 위대하고, 우리 하나님이 정말 위대하시구나, 그 복음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구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30, 40대 목회자들이 복음 안에서 우정을 가진 교제를 하는 분들이 그리 많지 않아 대부분 외롭다”며 “복음 안에서의 연합, 이슈 네트워크 할 우정의 연합이 로잔정신 안에 있음을 경험한 저는 로잔운동이 다음세대와 동료 목회자들에게 반드시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잔정신에 의해 촉발된 목회 현장 사역 사례를 묻자 오장석 목사는 지난 2016년 인도네시아 YLG 국제대회에서 경험하고, 깨닫고 이해한 복음의 넓이와 깊이만큼 사역에 접목하기로 결심하고, 2017년 전남 나주혁신도시에서 교파를 초월한 작은교회 연합모임인 ‘위러브빛가람’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 목사는 “위대한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하나 될 수 있다면 교단과 상관없이 연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교회를 위한 복음이 아니라 나주혁신도시를 어떻게 복음으로 섬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갖고 연합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회 이후) 사회참여에 대한 부분도 복음임을 확증하고 도시 안의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구제와 긍휼사역도 함께하게 되었다”면서 “굿네이버스와 함께 매년 도시문화축제를 열어 첫해 2천 명, 다음 해 5천 명, 그다음 해 1만2천 명이 모여 축제를 누리며 복음전도 전 단계의 과정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이규현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면서 어떻게 지역사회와 같이 호흡할지 많이 고민했다”며 “목사는 신학을 갖고 있지만, 현장은 성도들이 잘 알고 있다. 저는 신학적인 자극을 주는 사람이고 진짜 움직이는 분들은 성도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우리 교회의 중요한 구호가 ‘안 되는 것 빼고는 다 된다’이다. 교회는 주로 ‘되는 것 빼고는 다 안 된다’인데, 우리 교회는 말씀에 입각해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중요한 철학”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목사는 “로잔의 케이프타운 서약을 격주마다 모이는 교회 운영위원회에서 계속 읽으며 경건회를 하고 적용해 왔다”며 “대형교회는 이웃과 주차 문제로 갈등이 일어나는데, 대중교통만 이용하는 주일을 1년에 몇 차례 행사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1년에 네 차례 정도 했는데, 탄소 발생도 줄이는 차원에서 꾸준히 더 늘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재훈 목사는 “수백만 이주민을 어떻게 품느냐에 따라 영국이나 유럽이 경험한 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로잔문서들을 읽으며 나름대로 결심한 것은 이주민이 우리나라 인구의 20%가 되면 우리 교회 성도의 20%는 이주민이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을 긍휼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회 성도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동일하게 교적을 발행하고, 동일하게 불편 없이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한 공동체 일원으로 맞이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재훈 목사는 “로잔문서들을 꾸준히 읽으면서 발견하게 된 것은 아브라함 카이퍼의 일반은총론이었다”며 “아브라함과의 특별언약 중심의 복음을 전하고 구원의 역사를 전하는 것이 특별은혜에 기반을 둔 복음전도라면, 그 이전에 노아와 맺으신 일반언약, 곧 은혜로 예수님을 믿지 않는 모든 사람을 포함한 창조질서 전체에 대한 하나님의 보존 약속 역시 지금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도록 선을 행하는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반은혜라는 측면에서 사회에 선을 행하고, 창조질서 보존을 위해 행하는 것도 일반은총의 한 영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2차 로잔 목회자 컨퍼런스는 20일 화종부 목사(남서울교회 담임)의 성경강해와 변진석 목사(한국선교훈련원 원장)의 ‘레슬리 뉴비긴의 선교적 교회론’에 관한 주제강연2 이후 폐회예배로 2박 3일간 일정을 마쳤다. 이재훈 목사는 마무리 인사에서 “강의와 나눔, 기도가 한국교회를 살리는 귀한 밑거름이 되리라고 믿는다”며 “2024년 대회가 목표가 아니라, 이후 목회자 모임을 통해 복음에 합당한 교회로 변화되고, 후대의 여러 역사가의 평가에서 절망, 포기, 좌절하고 사라지는 교회가 아니라 성령의 바람과 함께 움직이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