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잔위원회 2021년 제4차 선교적 대화, 25일 온라인 줌 진행
데이브 부클리스 박사 강의… 최근 ‘나의 지구를 부탁해’ 번역·출판
기독교 환경보호단체인 아로샤(A Rocha) 국제본부의 신학위원장이자 로잔운동 창조세계 돌봄 글로벌촉진자인 데이브 부클리스(Dave Bookless) 박사는 “총체적인 선교는 영혼구원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지만, 인간세계의 번성과 창조세계의 번성도 포함되어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며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의 청지기로서 그리스도인들의 ‘창조세계 돌봄’(Creation Care)에 대해 강조했다.
25일 온라인 줌으로 열린 한국로잔위원회 2021년 제4차 선교적 대화에서 ‘위기의 시대에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성경적 비전’을 주제로 강연한 부클리스 박사는 영국 성공회 목사이면서 로잔·WEA창조세계 보전네트워크(LWCCN) 공동리더 등으로 활동하며 세계 기독 단체와 신학원, 선교운동이 창조세계 돌봄 사역에 동참하도록 독려해 왔다.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성경신학과 생물다양성 보존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표 저서인 ‘나의 지구를 부탁해’는 중국어,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로 번역됐으며, 최근 한국어로도 번역돼 출판됐다.
이날 온라인 모임은 한국로잔위원회 총무 최형근 교수(서울신학대)의 사회로 회계 정대서 장로(온누리교회)의 여는 기도, 의장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담임)의 환영 인사 및 소개, 부클리스 박사의 강의, 질의응답 등으로 진행됐다. 국내 교단선교부, 선교회, 교회, 신학대 소속 130여 명의 사역자가 한국, 러시아, 필리핀, 일본 등지에서 참여했다.
부클리스 박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불경기 뒤에 숨겨진 더 큰 위기로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붕괴’를 언급하면서, 이로 인한 자연재해와 생태적 위기를 경고했다. 특히 ‘살아있는 행성지수’(LPI)에서 몇천 세대에 걸쳐 이어져 온 야생생물이 한 세대 동안 약 70%가 사라진 점을 언급하며, 우리가 겪고 있는 다양한 생태적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성경적 관점에서 제시했다.
부클리스 박사는 또한 오늘날 우리가 팬데믹을 통해 배울 수 있었던 것을 소개했다. 먼저 “불확실성을 수용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약 4:13~15)”을 꼽았다. “팬데믹은 인간이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컨트롤 한다는 오해와 환상을 완전히 없애버렸다”라며 “전혀 예상치 못하는 미래나 생태적 위기, 앞으로 찾아올 팬데믹 가운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을 신뢰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클리스 박사는 두 번째 “우리는 같은 폭풍에 있지만, 다른 배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부유한 나라와 부유하지 않은 나라 사람들의 삶은 너무나 큰 차이가 있고, 기후 변화에도 서로 다르게 대응한다”며 “기후 변화에 가장 큰 타격을 주었던 부유한 나라들은 경제적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자기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고, 어떻게 보면 기후 변화에 가장 적은 타격을 주었던 가난한 나라들은 자기 민족들을 지킬 능력이 없다”고 했다.
네 번째, “자연을 더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고 했다. 부클리스 박사는 “경제적인 모델에서는 단순히 이익과 돈을 만들고 어떻게 경제적 성장을 이룰지에 목표가 있지, 자연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자연은 하나님의 피조물이고 창조의 하나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돌보고 마음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갑작스러운 글로벌 쇼크가 뉴노멀이 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처럼 기후 변화와 생태적 변화의 긴급성을 인식하면 인간의 행동을 빠르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클리스 박사는 골로새서 1장에 나오는 것처럼 “예수님은 만물의 근원이며, 예수님을 통해 만물이 창조됐고 창조의 지속자도 예수님으로, 만물이 그 안에 함께 한다”며 “반대로 생각하면, 예수님이 없어지면 모든 것이 다 무너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에 모든 것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여러 가지 생태적 위기를 겪는 것도 모든 영역에 예수님이 계셔야 하는데,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예수님을 배제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곧 예수님이 창조물을 지속하는 분이 아니라, 우리가 그렇게 한다고 착각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예수님이 다시 오시고 최후의 심판 후에는 하나님과 인간, 피조물이 화목 되고 치유된 온전한 관계를 이루게 된다”며, 만물이 새롭게 되는 새 창조와 관련한 성경 구절로 ‘만물을 회복하실 때까지는 하늘이 마땅히 그를 받아두리라’(행 3:21), ‘보좌에 앉으신 이가 이르시되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계 21:5), ‘그 바라는 것은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 노릇한 데서 해방되어’(롬 8:21)를 소개했다.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이 창조세계 돌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으로 그는 △무릎을 꿇고 창조물의 탄식을 듣고 △집에서도 예배하는 생활 방식을 갖고 △일터에서 지속가능성과 녹화산업 등을 고려하고 △교회에서 예배와 선교, 제자 훈련을 하며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이웃들과 함께하고 △온 땅이 주님의 것이므로, 전 세계적으로 복음 전파뿐 아니라 일상 가운데에서도 창조세계 돌봄을 돕는 일을 제안했다.
보수적 교회들이 창조세계 돌봄에 대해 잘 언급하지 않고 교육하지 않는 것에 관해 묻자, 부클리스 박사는 “원래는 이렇지 않았다. 윌리엄 캐리, 윌리엄 윌버포스 등의 리더들은 창조세계 돌봄과 관련해 많은 활동을 했는데, 어느 순간 바뀌었다”며 “초반에는 복음적인 교회에서도 창조세계 돌봄에 대해 많이 언급했으나 세속화되는 문화와 과학에 신경 쓰면서 창조세계 돌봄을 좁게 만들면서 보수적이 되었다. 다시 한번 예수님이 중심이 되어 (창조세계 돌봄과 관련해) 넓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재훈 목사는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한 복음적 신학은 하나님께서 노아에게 주신 언약에 기초한다”며 “아브라함에 주신 구속의 언약, 아브라함과 다윗의 후손으로 오신 예수님의 특별 언약의 관점에만 집중한 나머지 아브라함 이전 노아에게 주신, 모든 사람에게 공통으로 베푸시는 은혜에 대해서 도외시하고 소외시켜버린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목사는 “칼빈은 노아에게 하나님이 주신 언약을 모든 공통의 언약이라고 했고, 아브라함 카이퍼는 이 말을 받아서 일반은총(common grac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며 “일반은총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속받는 사람이나 구속받지 않는 사람이나 모두에게 하나님이 은혜로 대하시고, 그 은혜의 법칙이 예수님의 재림 때까지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특별 은총의 관점만이 아닌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고, 로잔운동이 이런 일반은총의 관점도 소중히 생각하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고 말했다.